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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 이 날을 기억하는 수원시민들
공연, 토론회, 노란리본 제작...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2019-04-22 01:17:43최종 업데이트 : 2019-05-01 13:40:0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5년 전부터 이제 4월은 '슬픈 달'이 되었다. 5년 전 4월 16일은 설렘을 가득 안고 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학생 304명이 바다 속으로 거품이 된 날이다. 그리고 5년 뒤 지금 변한 건 여전히 그 사실 뿐이다. 아직도 명확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난 5년 세월은 점점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버릴까 하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날을 기억하고 행동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있다. 잔잔하지만 끈질기게 시민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남겼는지 돌아보았다. 

아이들도 나섰다, "다섯 번째 봄, 기억하고 약속할래요."

지난 16일 화요일 저녁 8시, 매탄동 영통구청 옆 중심상가에 있는 미관광장에는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매달 16일에 열리는 자리인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이지만 이날은 유난히 밝게 빛났다.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엄마, 아빠와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탄동촛불 가족합창단'은 마음을 모아 '잊지 않을게 0416'을 합창했다.
매월 16일, 매탄동 영통구청 옆 미관광장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매월 16일, 매탄동 영통구청 옆 미관광장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매탄동 촛불 가족 합창단을 준비한 이지연(41) 씨는 "사실 처음에 아이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잘 몰랐어요. 매일 조금씩 노래를 들려주었고 따라 불렀어요. 사전에 아이들과 모여서 두 번 연습했는데 아이들은 공연을 준비한다는 설렘에 마냥 즐거워했죠. 그런데 합창 중에 노래가사에 단원고 학생 이름을 한명씩 부르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이들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다가 학생 이름이 나오니 멈칫하더라고요. 그리고 물어봐요.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바다에 빠졌냐고, 왜 돌아오지 못했냐고요"라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모여 합창을 준비했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모여 합창을 준비했다.


그녀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차근차근 알려주니 아이들은 왜 공연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준비한 합창은 사회 참여의 작은 시작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미안함은 더욱 커졌다. 합창 끝에 한 아이가 "엄마, 진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올까요?"라고 묻는 가사에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약속한 듯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당연하지!"라고.

문화공연으로 다시 기억한다, "기억해야 변화하기 때문이죠."

매탄동 촛불 가족 합창단은 4월 12일 저녁 7시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수원시민 문화제 <다섯 번째 봄, 기억하고 책임지는 미래>에서 첫 무대를 섰다. 수원 416연대가 주최한 문화제는 매탄동촛불 가족합창단 외에도 노래패 '우리나라', 수원지역 노래모임 '너나드리'도 함께 나섰다.
세월호 5주기 수원시민 문화제에서 '잊지 않을게 0416'를 준비한 매탄동촛불 가족합창단

세월호 5주기 수원시민 문화제에서 '잊지 않을게 0416'를 준비한 매탄동촛불 가족합창단


진실규명을 외치는 강렬한 목소리를 평화로운 공연으로 풀어낸 문화제였다. 권선동에 사는 박지은(41) 씨는 문화제를 관람한 이후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노란 리본을 다시 가방에 달았다고 한다. 그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던 날, 텔레비전을 보며 하루 종일 슬퍼했었어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화도 났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잊혀져갔어요. 문화제를 보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많은 시민들이 기억하고 있었고 함께 하고 싶었어요. 기억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까요?"

이제는 그만하라고요?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 안전사회를 위한 움직임'

함께 기억한다는 건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지난 4월 6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416 생존학생 간담회 'Talk To You'에서 세월호 생존학생인 단원고 2학년 1반 장애진, 설수빈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5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있었다. 학창시절에 겪은 상처는 자연스럽게 사회와 나라가 보여주는 현주소를 바라볼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국가가 안전관리에 미숙해 일어난 일이라면 더 큰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구조를 바꾸어야 해요. 또 법을 만들고 잘 지켜지지 않은 점도 문제입니다. 제도를 잘 만들어도 법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장애진 씨)
416 생존학생 간담회 'Talk To You'에 출연한 세월호 생존학생인 장애진, 설수빈 씨

416 생존학생 간담회 'Talk To You'에 출연한 세월호 생존학생인 장애진, 설수빈 씨


간담회를 주최한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진실규명을 넘어 국가가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장애진 씨 아빠는 "우리가 바라는 건 진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더 나아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겁니다. 다음 세대에게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안되잖아요. 진실규명은 곧 안전사회를 만드는 길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일상에서 연대하며 '기억'을 실천하는 움직임도 있다.

세월로 참사 5주기를 맞아 유난히 추모행사가 많았던 4월이지만 사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활동은 일상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수원여성회에서 운영하는 노란리본 공작소는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 노란 리본을 만든다. 삼삼오오 만든 노란 리본을 중, 고등학교, 대학, 교회 등 지역사회에 나누어주고 있다. 적게는 4~5명이 많을 때는 10여명이 넘는 수원여성회원, 자원봉사자들, 시민들이 모여 하루 종일 리본을 만든다고 한다.
수원여성회에서는 매주 목요일 '노란 리본 공작소'를 열고 리본을 만들고 있다.

수원여성회에서는 매주 목요일 '노란 리본 공작소'를 열고 리본을 만들고 있다.


노란 리본을 만드는 일은 연대와 적극적인 활동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수원여성회 앞에서는 캠페인과 함께 서명전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300여명 가까이 '세월호 진실규명' 서명에 동참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원여성회원 이정수 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이들에게 세월호 참사가 잊힐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매년 노란 리본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 힘이 납니다. 특히 이번 5주기를 앞두고 매일 봉사자들과 리본을 만들었는데도 부족했어요. 리본을 지닌다는 건 세월호를 기억하는 가장 작은 행동이에요. 서로 기억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함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잊지 않을게."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잊지 않고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하고 전면재수사 요청(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77697?navigation=petitions)'에 대한 국민청원을 냈고 현재 23만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조금씩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시민들이 기억하고 지켜보고 있기에 말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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