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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4…수원
팔달산 서노대에서 바라본 35년 전 수원시 모습
2019-01-10 12:08:02최종 업데이트 : 2019-01-10 16:04:3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저는 1980년대 초반에 싱가포르의 레플시티 호텔 신축현장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신축중인 레플시티 호텔은 단일 건물로는 동양최대였는데 웅장한 건물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살려보려고 배를 타고 강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생동감 있는 이 사진이 히트를 쳐 중앙일보 아주판 톱기사의 배경사진으로 실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가지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김인중(남 73세, 수원시 권선구 거주)씨는 사진을 찍게 된 동기에 대해 풀어냈다.

김인중씨는 1984년 6월 팔달산에 있는 수원화성 서노대에 올라 수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화성장대 옆에 있는 서노대에 올라 팔달산 서쪽 수원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전체 8장을 수평을 맞춰 찍었는데 수평을 맞추기가 힘들어 몇 시간이 걸렸지요. 가장 왼쪽의 서포루부터 시작해 가장 오른쪽의 장안문까지 찍은 후 한 장으로 연결해보니 파노라마 사진이 완성된 것이지요."
수원시 홍보기획관실에 걸려있는 사진, 1984년 서노대에서 찍은 8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수원시 홍보기획관실에 걸려있는 사진, 1984년 서노대에서 찍은 8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1984년 서노대에서 찍은 8장의 사진과 8장을 합성한 사진.

1984년 서노대에서 찍은 8장의 사진과 8장을 합성한 사진.

최근에 김인중씨는 이 사진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수원시에서는 8장의 사진을 연결해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수원시청 홍보기획관실에 1장, 수원화성박물관에 1장을 전시하고 있다.

"제가 수원에 정착한지 50년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기념해 이 사진을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 35년 전 수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수원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가 수원에는 수원화성박물관 외에 수원박물관과 수원광교박물관 등 박물관 두 곳 더 있다고 하자 그곳에도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후에 자택으로 찾아가 김인중씨를 만났다. 집에 들어가니 거실 전면에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서각 작품이 걸려있고 옹기, 토기, 벽돌, 사발, 민속품 등 고미술품이 가득했다. 베란다는 마치 숲속처럼 꾸며놓았다. 공작단풍 등 각종 분재, 군자란 등 난초, 거미고사리 등 양치식물, 비비추 등 야생화, 고산식물, 다육식물 등 작은 수목원을 이루고 있다. 고미술품과 식물들이 얼핏 보기에도 수천종이 넘어 보인다.
팔달산 수원화성 화성장대 옆 서노대, 1984년 사진을 찍은 장소

팔달산 수원화성 화성장대 옆 서노대, 1984년 사진을 찍은 장소

"1999년에 고미술품 가게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때 수집한 골동품들이 남아있는 것이지요. 몸이 안 좋을 때 식물을 키우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전원생활이 꿈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이루지 못하고 베란다에 나의 자연을 만든 것입니다. 이 베란다 수목원을 '어우동 베란다'라고 부르며 '어우동 베란다'라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가꾸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식물을 가꾸는데 손이 많이 가지요."

김인중씨를 만나기 전에 기자는 팔달산에 있는 수원화성 화성장대에 올랐다. 서노대에 올라 그가 찍은 8장의 사진과 같은 장소 같은 구도로 현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비교해 보려고 했다. 막상 서노대(西弩臺)에서 바라보니 팔달산 소나무 숲이 우거져 서포루(西鋪樓)와 성 밖 팔달산 서쪽 시가지 모습이 전혀 안보였고 화서문에서 장안문 방향과 멀리 광교산만이 보였다.  
1984년 팔달산 수원화성 화성장대 옆 서노대에서 수원시를 사진에 담은 김인중씨, 자택 베란다 수목원

1984년 팔달산 수원화성 화성장대 옆 서노대에서 수원시를 사진에 담은 김인중씨, 자택 베란다 수목원

팔달산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의 모습을 수원박물관이 소장한 1967년 사진, 김인중씨의 1984년 사진, 2019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봤다. 1967년 사진을 보면 화성장대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이어진 성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서2치, 남포루, 서1치, 서북각루는 건물과 여장은 무너졌고 성벽과 터만 남아있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만 건재하고 성안에는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화서문 밖 장안공원부터 만석거까지 논으로 가득 차있다. 정조대왕 때인 1795년 만석거를 축조하고 황무지를 개간해 국영농장인 둔전을 경영했는데 이곳이 바로 대유평이다. 1967년 사진 속에서도 볼 수 있던 대유평이 오늘날은 주택가로 변해 상전벽해를 실감할 수 있고 당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화서문, 서북공심돈, 만석거 뿐이다.
수원박물관이 소장한 1967년 사진,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성벽과 대유평, 만석거 / 사진, 수원화성박물관 도록 사진 합성

수원박물관이 소장한 1967년 사진,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성벽과 대유평, 만석거. 사진/수원화성박물관 도록 사진 합성


김인중씨의 1984년 사진 중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북쪽

김인중씨의 1984년 사진 중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북쪽

1984년 사진을 보면 1979년 복원이 완료된 수원화성 모습이 산뜻하게 보이고 공원으로 개발되기 전 서호저수지 모습은 그대로인데 저수지 가운데 인공섬이 없고 현재 공원 옆에 있는 웨딩팰리스 건물만 우뚝 솟아있다. 숙지산 서쪽에는 주공아파트가 보이고 화서역 건너편은 개발되기 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숙지산 동쪽 영복여고 옆에도 주공아파트가 보이고 KT&G 주변은 정자지구가 생기기 전의 모습으로 모두 논이었다. 만석거는 공원으로 개발되기 전 모습이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도 없다. 한일타운이 들어서기 전의 한일합섬 공장과 넓은 공터와 공설운동장 옆에 신축한 실내체육관이 비행접시처럼 보인다.

기자는 1980년대 초반에 수성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 서쪽으로 화서역이 보였고 그 사이에는 KT&G와 동남보건대학교 건물만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논과 밭이었다. 화서역 건너편도 논과 밭만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논과 밭은 모두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1984년 사진을 보니 당시의 풍경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2019년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북쪽

2019년 화성장대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북쪽


2019년 수원화성 서북각루에서 바라본 북쪽, 1967년에는 논과 만석거가 보였지만 현재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2019년 수원화성 서북각루에서 바라본 북쪽, 1967년에는 논과 만석거가 보였지만 현재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1984년으로부터 강산이 세 번 바뀐 오늘날 화성장대에서 바라보는 수원시의 풍광은 엄청나게 많이 변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아파트 단지가 빽빽하게 들어차 스카이라인을 만들었고 화성행궁도 복원되었다. 사진을 통해 수원시의 도시화 과정을 읽을 수 있어 귀중하다. 도시가 팽창하기 이전의 사진으로서 가치가 있다.  

한 장의 사진이 살아있는 역사가 되기도 한다. 사진 속에 당시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1907년 독일인 헤르만 산더가 수원화성을 찍은 사진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사진은 동남각루에서 팔달산 방향으로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을 통해 헐벗은 팔달산과 화성성역의궤 도설에 있는 남공심돈, 남암문, 남동적대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한 장이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는 것이다. 

1984년 수원시 모습, 서노대에서 바라본 수원시, 김인중,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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