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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수원연극축제, 초연작품 미리보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극축제, 뭘볼지 고민하지 마세요
2019-05-22 22:21:55최종 업데이트 : 2019-06-04 10:47:48 작성자 : 시민기자   서지은
연극축제 포스터

연극축제 포스터

  오는 24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에서는 제23회 수원연극축제 '숲 속의 파티'가 진행된다. 작년에 처음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진행된 연극 축제는 건물 안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이색 거리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져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올해도 경기상상캠퍼스 숲을 배경으로 다른 곳에서 볼수 없는 하늘, 땅, 나무, 사람을 이용한 다양한 퍼포먼스가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축제에는 독일, 캄보디아, 벨기에,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초청 작품이 공연되고 우리나라 11개 극단이 참여한다. 이 중 연극축제에서 초연하는 공연은 어떤 게 있는지를 중심으로 '숲 속의 파티'를 미리보기 해보자.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에 사용되는 갑옷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에 사용되는 갑옷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 생각나무 툴
시공간 이동장치인 카라반을 타고 각기 다른 시대 다른 곳에서 온 갑옷 입은 남자, 전사, 소녀가 출연하는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는 대사 없이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무용극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쇠로 된 20kg이 넘는 갑옷으로 무장한 남자는 투구가 없다.

투구를 찾아 헤매는 그는 투구를 찾으면 행복해질까? 전사는 싸울 상대를 찾고 소녀는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른채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다. 현재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아 나선 세 사람이 얽히고 설키면서 펼쳐지는 코믹함 속에 이겨도 허탈하고, 투구를 찾아도 허무하며, 자신이 뭘 찾는지 몰라 허망한 이야기가 이 연극의 주제다.
 
"사람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혹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 무장을 하잖아요. 하지만 그 무장을 통해 상처받고 외로운 건 결국 스스로인 것 같아요. 이런 아이러니, 인생의 허탈함과 쓸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박승걸 연출가)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는 인과관계가 있는 스토리 라인 없이 사건과 사건이 겹치고 그 가운데 새로운 이미지가 생기는 연극이다. 이 작품을 위해 실제 중세시대 갑옷을 구하고 빈티지한 느낌의 카라반과 캠핑 용품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에 사용되는 갑옷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에 사용되는 갑옷

"작년에 수원연극축제를 관람하면서 숲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작품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숲은 과거나 현재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같으니까 숲을 배경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인물들이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갑옷 속에 갇힌 기사> 로버트 피셔 소설이 이번 연극의 모티브가 됐습니다.

워커홀릭인 소설 속 주인공은 갑옷을 벗을 시간조차 없습니다. 나중에는 갑옷을 벗고 싶어도 벗지 못하게 됩니다. 갑옷을 벗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 가는 모험을 그린 소설 <갑옷 속에 갇힌 기사>를 읽으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팩 쌓기에 골몰하고 있는 우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 생각을 좀더 확장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게 이번 연극입니다."
제목부터 역설을 이야기하는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를 연출한 박승걸 씨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독특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그의 이번 연출작품은 어떠할지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확인해보자.
<돌, 구르다> 공연 장면

<돌, 구르다> 공연 장면

<돌, 구르다> 비주얼씨어터 꽃
<돌, 구르다>작품은 노숙자 사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 사내는 하루 종일 돌을 주우며 다닌다. 어린 딸아이에게 갖다 줄 예쁜 돌을 줍고 있는 것. 그러나 그는 집으로 돌아갈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긴 비탈길에서 발을 헛디뎌 돌처럼 굴러 떨어진다.

다시 힘겹게 비탈을 올라온 사내는 여성관객에게서 로맨스를 느껴 함께 춤을 추며 놀기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비탈을 강물로 생각하며 돌을 던지는 물수제비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찰이 그들을 거리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자들로 간주하고, 주동하는 그를 쓰레기 취급하며 최루탄으로 무력 진압한다. 사내는 긴 비탈을 다시 굴러 떨어진다.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면서도 끊임없이 기어오르는 시지푸스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인간의 서정과 자유가 사회와 공권력의 비인간적 폭력 앞에 쓰러지는 모습을 그린다.
<돌, 구르다> 공연 모습

<돌, 구르다> 공연 모습

"저희 작품을 서울에서 공연할 때는 종로 광장에 실제 노숙자 있는 곳에서 했는데, 경기상상캠퍼스는 숲 속이고 가족이 나들이 오는 공간입니다. 노숙자도 한가롭게 가족들처럼 쉬는 것 같지만 가족을 떠나올 수 밖에 없었던 가족과 분리된 노숙자의 모습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게 됩니다. 연극축제에서는 이러한 측면이 더 부각될 것 같습니다."(이철성 연출자)

<돌, 구르다> 작품은 노숙자가 나오지만 노숙자에 대한 캠페인을 담은 연극은 아니다.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노숙자가 나올 뿐 인간의 보편적인 희망, 바람, 욕망을 추구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그렸다. 안전지대 밖에 있는 소외 계층을 통해 인간 보편적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실제 돌을 비탈길을 따라 굴리고 다시 주워 언덕을 올라가는 시지프스 신화를 재연한다. 관람객도 출연자를 따라 비탈길 아래에서 위로 이동해 작품을 감상한다. 눈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닌 관객이 직접 시지프스 신화와 실존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연출가가 아닌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이철성 씨를 중심으로 모여 거리극을 공연하는 '비주얼씨어터 꽃'은 프랑스 샬롱 거리극축제, 스페인 피라타레가 축제, 영국, 러시아, 폴란드 등 유럽 최대의 거리극 축제들에 연이어 초청되면서 한국의 거리예술을 알려왔다. 이번 수원연극축제에서 공연되는 <돌, 구르다>는 관람객에게 어떤 호응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
<우리가 기념해야하는 것들> 공연 장면

<우리가 기념해야하는 것들> 공연 장면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 정가악회
2018년 '제주4·3 70주년', 2019년 '3·1운동 100주년' 등 우리는 매 해 굵직한 역사와 기념을 마주한다. 국가보훈처에는 2000여 개가 넘는 현충시설이 등록되어 있다.  역사적 사건은 시대 판단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거나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 들>은 '우리는 기념해야 하는 것들을 기념하고 있는가', '우리는 왜 기념하는 것인가' 라는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격렬했던 시대 기억과 숨겨진 사건 현장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통예술과 거리극이 합한 형태로 음악과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식이다. '전통예술+거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거리예술창작지원사업' 으로 선정되어 2018년 쇼케이스를 거쳐, 2019년 본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우리가 기념해야하는 것들> 공연 장면

<우리가 기념해야하는 것들> 공연 장면

정가악회는 역사적 사건과 지역의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국악그룹이다. 살기 위해 이 땅을 떠나야 했던 '재일조선인', '고려인'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강원도 평창, 은평구)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콘서트 <아리랑, 삶의 노래> 시리즈,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1919: 정의의 시작>을 제작했다.

이외 '제주4·3'을 주제로 한 공연을 지난 4월 6일 광화문광장에서 <4370+1 봄이왐수다>에 참여한 바 있다.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작품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가악회의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 역시 장르 경계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서울거리예술축제 2018 공연 당시  <달의 약속> 달 구조물

서울거리예술축제 2018 공연 당시 <달의 약속> 달 구조물

<달의 약속> 창작중심 단디

공중에 매달린 초승달 구조물에서 연기자들이 공중퍼포먼스를 펼치는 <달의 약속>은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표현한 거리극이다. 이 작품은 달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바라보고, 꿈과 이상향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초생달 모양의 달은 극 후반부에 조각배 역할을 하기도 하는 데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중략)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라는 동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때 관객들이 은하수를 만들어 참여하는 부분이 있다.

극 중 주인공이 희망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장면에서 관객이 손에 든 불을 밝혀 주는 장면이 있다. 이 때 불은 은하수를 상징한다. 공연은 저녁 시간에 진행되는 데 낮 시간에 체험부스에서 은하수를 상징하는 LED 불을 만드는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공중퍼포먼스를 주로 하는 창작중심 단디에서 공연하는 <달의 약속>은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행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지만 공중퍼포먼스와 스크린을 통한 영상이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초연 작품의 오디션 장인 수원연극축제

'00축제'라 이름붙인 행사가 1년이면 전국에서 수 백 개가 열린다. 공연을 관람하고 물건을 사는 행위만 있는 축제는 문화 소비만 있고 문화창작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이번 연극축제 기간에 초연되는 작품은 총 4작품이다. 연극축제를 통해 연출, 극작가는 새로운 작품을 공연할 기회를 얻고 관람객은 질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 연극 관계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연극계 발전에 보템이 되며 새로운 창작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는 연극 축제는 창작과 소비가 함께 공존하는 '숲 속의 파티'다. 이번 주말 연극축제에서 어떤 걸 볼 지 고민이라면 초연 작품 4 작품을 적극 추천한다.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 경기상상캠퍼스,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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