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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은 달라도 시를 느끼는 감성은 같아요”
최동호 시인, 시집 ‘병 속의 바다’ 러시아판 출간
2019-01-04 00:31:03최종 업데이트 : 2019-01-13 11:36:27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러시아어 번역판을 낸 최동호 시인이 대담을 하고 있다

러시아어 번역판을 낸 최동호 시인이 대담을 하고 있다

시집 '병 속의 바다'는 최동호 시인이 낸 시집의 제목이다. 표지는 러시아 작가가 그렸는데 물결이 일고 있는 위에 작은 잎 하나가 떠 있고, 그 위편에는 부처님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시집 병 속의 바다 54쪽에 실려있는 '백담사 나뭇골 법당'이라는 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시를 쓴지 57년이 지났다. 어린나이에 시를 쓰기 시작해 1976년에 첫 시집을 발간했다. 그리고 지난 해 7집으로 '수원남문 언덕'이라는 일곱 번째 시집을 냈다. 올 6월에 여덟 번째 시집 발간을 앞두고 있다는 그는 현재 수원문학 고문이면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와 경남대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3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최동호 시인을 만나 '병속의 바다' 러시아 번역판 출판 배경과 수원에 얽힌 사연을 들었다.  

시를 쓰게 된 것은 어릴 적 수원 팔달산 인근에서 생활을 할 때, 현 남창초등학교 후문으로 나가 팔달산을 오르면서 부터라고 한다. 당시는 팔달문과 화서문, 장안문 밖을 나가기가 버거웠다고 한다. 그는 "광교산을 오르기 위해 걸어가면 발밑에서 낙엽 밟히는 소리가 골을 울릴 정도였으며 화성 밖은 모두 논이나 밭이고 팔달문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걷다보면 초가집들이 늘어서 있었다"고 회상한다.

"어릴 적 수원은 정말 크지 않은 곳이었어요. 수원천에 나가서 물고기도 잡고 기껏해야 화성 안에서만 돌아다녔죠. 당시는 광교산을 걸어 다녀야했기 때문에 상당히 먼 거리였어요. 팔달산을 오르내리며 만난 자연이 그래도 지금 나에게 시를 쓸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꾸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낸다고 하는데 그런 순수함이 시를 쓰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러시아어로 번역 출간한 최동호 시집 '병 속의 바다' 표지

러시아어로 번역 출간한 최동호 시집 '병 속의 바다' 표지

자연을 노래하는 시, 읽고 느끼기 편한 시가 좋은 시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라는 질문에 "시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고 편히 느끼고 읽을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한다. 요즘 어려운 시를 쓰는 사람도 많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는 누구나 읽고 편해야 좋은 시라고 하면서 그래서 시인의 마음은 순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가 음악을 입으면 더 없이 바람직한 것이죠. 시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좋은 시에 좋은 음악을 덧입히면 그보다 바람직할 수 없어요. 인쇄물로 제작한 시라는 것은 생명이 제한되어 있지만 음악을 덧입히면 수명이 훨씬 길어지죠. 저는 요즈음 좋은 시에 좋은 음악을 입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트랜드가 그런 시와 음악의 접목을 요구하고 있고요."

대담을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많이 가져오지 못해 안타깝지만 기자에게 선물할 수는 없다는 러시아어 번역판 시집 '병 속의 바다'에는 자연을 노래한 시가 유난히 많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시가 순수함을 지켜갈 수 있는 자연을 노래하고 있는가 보다.  
지난 해 러시아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러시아어 번역자들과 기념쵤영을 한 최동호 시인(사진 최동호 시인 제공)

지난 해 러시아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러시아어 번역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최동호 시인. 사진/최동호 시인 제공

시를 느끼는 감성은 민족은 달라도 누구나 같아
 

『새벽녘 푸른 산들바람이 쓸어놓은
물이랑 빗자루 길
잠 못 든 밤의 끄을린 기침 소리
부처님의 나루터 앞 나뭇잎에 띄우고
겨울 바다 멀리 연꽃 피우러 갈
붉은 가랑잎 법당 한 채』
 

러시아어 번역판 '병 속의 바다' 54쪽에 실려 있는 '백담사 나뭇잎 법당'이라는 시이다. 이 시가 러시아어 판 시집의 표지화 되었다. 2017년 모스크바에서 한국어 시낭송을 열었는데 많은 러시아인들이 최동호 시인의 시가 좋다고 하면서 결국 러시아어 판 시집을 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감성이 같다고 봐요. 일본에서도 그랬고 중국에서도 같았어요. 저는 우리말로 시낭송을 하고 그 나라 낭송가들이 낭송을 했는데, 우리 모국어로 낭송을 해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들 하더라고요. 결국 모국어로 시낭송을 하고 그 나라 언어로 낭송을 해도 그 느낌은 엇비슷하게 전달된다고 보아야죠."      

최 시인은 그동안 도스토예프스키나 푸쉬킨 같은 대문호를 배출한 러시아에서는 한국의 시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았는데, 러시아어 시집을 발간한 후 한국시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구나 모스크바 대학에도 한국어 학과가 생기는 등 우리말과 글, 문학에 대해 재조명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시간여 동안 대담을 하면서 시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선생님 덕분에 저도 새 힘을 얻었습니다. 6월에 시집발간 기념회 때는 꼭 연락해 주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수원문학인의 집을 나섰다. 계간 수원문학 발행인 겸 편집인인 박병두 회장이 한 아름 건네준 책을 품에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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