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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 일 있는 야행에 별 보러 오세요
낙남헌과 노래당에서 진행되는 별 볼 일 체험과 특강 알차요.
2019-08-09 22:41:45최종 업데이트 : 2019-08-10 12:50:56 작성자 : 시민기자   서지은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이 개막했다. 9일부터 11일까지 3일동안 화성 곳곳에서는 빛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그 중 올해 처음 진행되는 '별 볼 일 체험과 특강'에 참여했다. (행궁 낙남헌 앞과 노래당에서 열린 별 볼 일 행사는 사전 예약을 통해 야간 개장한 행궁에 입장해야만 체험을 할 수 있고, 특강은 따로 예약을 해야 한다.) 
노래당에서 진행되는 별 볼 일 있는 특강 안내 현수막

노래당에서 진행되는 별 볼 일 있는 특강 안내 현수막

  오후 8시에 시작한 별 볼 일 체험은 낙남헌 앞마당에 설치된 천체 망원경을 통해 달과 목성, 토성을 관측하는 현장 체험이다. 야간개장한 행궁에 입장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체험가능하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면 상하좌우가 반전되어 보인다. 오른쪽으로 반달보다 조금 불룩한 모양의 달이 망원경에서는 왼쪽으로 불룩한 달로 보인다. 

  "망원경으로 달을 처음보는 데 신기해요. 달이 이쁜 것 같아요."(최가연, 능실초등학교 1학년)
낙남헌 앞에 설치된 망원경

낙남헌 앞에 설치된 망원경달을 관측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달을 관측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별 볼 일 체험을 할 수 있는 낙남헌에 붙어 있는 노래당(老來堂)에서는 8시와 9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별 볼 일 특강'이 진행됐다. 이태형 박사에게서 듣는 달과 별에 관한 이야기는 야행이 진행되는 3일 동안 하루 2회 열린다.

  "야행이 열리는 지금이 8월이죠? 정조시대 화가인 신윤복이 그린 '월화정인'이란 그림이 8월에 그려진 그림이에요. 제가 그림 속 달을 보고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맞췄는데, 오늘 여러분에게 달을 보고 방향과 시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 거예요."(이태형)

  이태형 박사는 2011년에서 12년 경 월식을 본 후 '월하정인' 그림을 보면서 그림 속 달이 월식이라는 것에 착안해 조선왕조실록을 찾아서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추정했다. 당시에는 월식이나 일식이 해괴한 일로 왕이 제사를 지내 나라의 평안을 빌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었기에 기록으로 남겼다. 1793년 당시 월식이 있었던 날은 2번이었는데 그 중 하루는 비가 왔으니 '월하정인' 속 남녀가 데이트한 날은 비가 오지 않은 8월 20일 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고 있는 아빠와 아이들

망원경으로 달을 보고 있는 아빠와 아이들

  그림에서 단서를 얻어 역사기록과 천문학을 접목한 이태형 박사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천문학자다. 그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도시공학을 공부했다. 그 뒤에는 경희대에서 천문학 박사, 중앙대에서 다시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가 사는 공간의 반이 하늘이고 반은 땅이에요. 시간의 반이 밤이고요. 이것들을 천문학과 도시공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연구해 보니 결국 사람을 위한, 사람을 알기 위한 학문이더라고요. 천문학은 물리학이지만 저는 생활 천문학, 우주 인문학을 하는 거죠."

  우주 인문학을 하는 학자답게 이태형 박사는 초등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쉬운 예를 통해 강의했다. 달의 검은 부분에서 토끼를 찾아낸 동양과 하얀 부분을 보고 늑대를 찾아낸 서양 이야기를 통해 문화 차이도 설명하고, 토끼 귀 방향을 통해 시간을 유추할 수 있는 생활 속 유용한 팁은 관람객에게 흥미를 끌었다.

  야행 첫 날인 9일 이틀 전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이었다. 이태형 박사는 직녀성, 견우성을 가리키며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견우와 직녀 민담을 들려줬다.

  "견우와 직녀가 왜 헤어졌어요? 부부싸움을 해서 헤어졌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학교 다닐 때 교수님에게 들은 이야기에요. 그 분은 일제 시대를 겪은 서울대 초대 교수님인데, 그 분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저희에게 해 주신 거예요. 견우와 직녀가 첫 눈에 반해 결혼하다보니 서로 안 맞아서 자꾸 싸웠데요. 직녀가 화가 나서 견우에게 던진 배틀이 저기 견우성 아래쪽 희미한 별들이에요. 옥황상제가 남쪽 땅을 줄테니 견우보고 거기서 살고 1년에 한 번만 만나라고 해서 만나게 된게 칠월칠석이라고 합니다."(이태형)  
옛 그림 속 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태형 박사

옛 그림 속 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태형 박사

  "별자리하면 서양에서 넘어온 이야기들만 많고,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한 이야기들만 많잖아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쉽게 우리나라 민담도 전해주면서 이야기 해 주시니까 좋았어요. 과학이 어려운 게 아니라 재미있는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과학에 입문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이용미, 동탄)

  정조시대 화가 신윤복의 그림에서부터 견우와 직녀까지, 여름 밤 하늘을 바라보며 옛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저 별빛도 과거에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빛과 이야기를 들으며 교감하는 야행. 여름 밤에 어울리는 특별한 행사였다.

  별 볼 일 특강을 들은 뒤 낙남헌 앞에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달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달 속에 있는 토끼, 늑대, 다람쥐가 다 보인다. 앞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는 밤하늘이 될 것 같다. 새로운 밤하늘을 볼 수 있게 해준 야행, 낙남헌에서 펼쳐지는 '별 볼 일 있는 체험과 특강'이 선물해준 한여름 밤의 꿈이다.

추신: 별 볼 일 특강은 사전 예약자가 자리를 채우고 난 뒤 남는 자리에 한 해 매표소에서 매표하거나 강의 시작 후 입장해 입석으로 관람이 가능합니다.

수원야행, 이태형, 천문학, 별자리, 망원경, 낙남헌, 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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