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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온기 속에 마을장터 열렸다
광교 빛가람 장터, 아이들 실물경제에 눈떠
2018-10-27 21:39:29최종 업데이트 : 2018-10-29 14:47:50 작성자 : 시민기자   유미희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 빛가람 장터가 4회를 맞았다. 장터는 27일 오전 11시부터 광교2동 법원예정지 옆 도로에서 열렸다.
 
사물놀이팀의 길놀이 공연으로 개장을 알렸다.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불었지만 장터 참여자들은 모두 자리를 펴고 물건을 내놓았다. 쓰던 물품을 파는 벼룩시장, 각종 체험부스, 핸드메이드 장터에 손님이 몰렸다.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곳에 가보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꼬마들이 오늘은 상점 주인이다. 딱지, 카드, 장난감, 볼펜, 신발, 인형 등 모두 주인의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이다. 한 장 한 장 사 모았을 카드가 제법 많다. 벼룩시장에 나온 꼬마들을 보니 아들 어릴 때 생각도 났다. 고만한 나이 아이들에게 카드는 아까운 물건이다. 그래도 너무 많으니 엄마들은 저것 좀 어떻게 처리하라고 성화를 하기도 한다. 왜 이것들을 팔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집에 물건이 너무 많으면 쓰레기가 되니 팔아 보는 게 어떻겠냐는 엄마 말씀에 나오게 되었다며 팔아서 돈이 생기면 저축을 하겠단다. 아이의 손때가 묻었을 조그만 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두 대를 샀다. 1000원을 주니 600원을 거슬러 준다. 오랜만에 100원짜리 동전의 가치를 실감했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비워내고 누군가는 그것을 다시 쓰는 것. 장터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자원을 재활용하는 환경적 가치와 늘 소비자 역할만 하던 이들이 오늘은 판매자로 참여했다. 오늘 아이들은 단순하지만 실물경제를 배웠을 것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장의 모습도 보았을 테다.  
어린이들이 벼룩시장에 주인으로 소비자로 참여하며 즐거운 경제체험을 하고있다.

어린이들이 벼룩시장에 주인으로 소비자로 참여하며 즐거운 경제체험을 하고있다.


벼룩시장에 맘에드는 물건을 구입하고 무척 만족하며 돌아가는 주민들도 많았다.

벼룩시장에서 맘에드는 물건을 구입했다며 무척 만족하며 돌아가는 주민을 만났다.

빛가람 장터를 주관한 광교2동 마을만들기협의회 김진서 회장은 말한다.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마을이 생기면서 주민공동체의 필요성을 느껴 시작했습니다. 같은 마을 사람으로 이웃의 정을 나누고자 시작한 빛가람 장터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매회 조금씩 참여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진서 회장과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여고생들로 보이는 청년들이 책갈피를 가져가라고 낭랑하게 외치고 있다. 테이블 위에 여러 가지 책갈피를 늘어놓고 무료로 준다. 이의고등학교 독서, 미술 동아리 회원들이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좋은 구절을 기록하고 책갈피를 만들었다. 아름다운 캘리그라피가 돋보였다. 미술 동아리는 그림 작품을 전시했다. 작품전에 출품했던 것들을 선별해 내왔다. 고등학생의 작품이라 생각해선지 참신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오늘 장터에서 만난 고교생들이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물품을 알리는 모습이 좋았다. 어린이들은 "인형 사주세요", "장난감 사주세요"라고 외칠 줄도 알았다. 우리 아이들 초등때와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이의고교 독서.미술 동아리 회원들이 만든 책갈피에 주민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의고교 독서, 미술 동아리 회원들이 만든 책갈피에 주민들이 관심을 보였다.

묵향기 봉사단의 서예체험 부스도 있었다. 광교 노인복지관에서 활동하는 분들이다. 매주 복지관에 나와 글씨를 쓰며 친목을 다지고 실력을 키운다. 은퇴 후 어른들의 활동으로 멋진 일이다. 참여자가 현장에서 직접 붓글씨로 가훈을 써본다. 충분히 연습해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보드에 붙여준다. 엄마와 함께 체험을 하고 있는 4살 여자아이로 눈길이 갔다.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보려는 모습이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묵향기 봉사단의 서예 체험부스에 참여한 아이와 엄마.

묵향기 봉사단의 서예 체험부스에 참여한 아이와 엄마.

오후에 주민 재능기부 공연이 시작됐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가 플루트 연주로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도레미송, 붉은 노을을 연주했다. 청소년 7인조가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곡들을 무대 위에서 들려주었다. 다음 순서는 부부가 듀오로 하모니카와 오카리나를 연주했는데 민들레 홀씨 되어, 개똥벌레 등 익숙한 노래를 연주할 때에는 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바이올린 3중주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연주했고 민요가수의 열창도 있었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가 플룻을 연주하고 있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가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오늘 빛가람 장터는 날씨가 변수였다. 전날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고 오늘은 찬바람이 불었다. 한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다. 맑고 선선한 날씨였다면 더 많은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즐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오전 벼룩시장과 오후 재능기부 공연에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추운 날 공연하는 연주자를 응원하며 힘껏 박수를 보냈다.
 
행사를 준비한 광교 원더풀과 광교2동 마을만들기협의회, 후원하고 도움을 준 광교2동 단체장협의회,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는 변덕스런 날씨에도 행사를 잘 치러냈다. 참여 주민이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이웃의 온기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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