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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농사를 짓고 반찬 꾸러미 사업도 해요"
중등칠보산자유학교의 농사수업
2018-06-20 14:24:48최종 업데이트 : 2018-06-21 10:37: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우리는 여기서 세상과 우리의 관계를 발견하고 내면의 본질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여기서 서로에게 서로를 발견하고 공동체를 발견하며 세상을 느낍니다. 우리는 여기서 자유를 심고 생명을 키우며 평화를 거둡니다. 여기는 우리의 텃밭 정원입니다.'
중등칠보산자유학교아이들이 농사짓는 텃밭

중등칠보산자유학교아이들이 농사짓는 텃밭

중등칠보산자유학교 텃밭정원선언문이다. 수원 칠보산 자락에 위치한 중등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은 텃밭을 일군다. 직접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으며, 매일 물과 퇴비를 준다. 일반 중학교를 입학하지 않고, 대안학교를 선택한 부모로서 자연스럽게 교육과정을 곁에서 살펴보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스스로 살림을 짓는 일이다. 농사는 중요한 수업의 일부다.
아이들이 만들고 있는 꾸러미 반찬 사업

매주 화요일마다 배송되는 반살림 소식지

어느 날 학교를 갔다온 아이는 "엄마, 우리는 오줌을 모아서 텃밭에 뿌려" 라고 한다. 그래서 오줌도 정말 소중하다고 한다. 수세식 변기에 물과 함께 흘려버렸던 배설물이 또 다른 식물의 영양소가 되어간다. 때로는 손에 묻고, 냄새도 나고, 더러워보일 수도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가는 작물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염소도 텃밭에서 자란다

염소도 텃밭에서 자란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본질적인 행위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일도 그렇다. 텃밭에서 자란 상추, 고추, 토마토, 치커리, 쑥갓, 감자 등은 아이들의 먹거리가 된다. 그리고 직접 아이들이 꾸러미 사업을 벌여 반찬을 만들어 판매도 한다. 중등칠보산자유학교 5학년 (고등학교 2학년 나이)인 아이들은 협업을 통해 꾸러미 사업을 벌였다. 직접 반찬 레시피를 만들고, 재료를 갈무리하여 20가정에 보낼 음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직접 인근 동네는 자전거를 타고 배송을 하러 가기도 한다. 졸업 여행을 호주의 크리스탈 워터스 공동체로 간다고 한다. 이처럼 살아있는 교육 과정을 직접 설계해 나가는 학교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것은 큰 유익이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것은 큰 유익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대학입시보다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순간 나로 살아가기' 또한 '행복한 오늘을 선택하는 일' 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책을 읽고 여행했다. 그 과정에서 선택한 학교가 중등칠보산자유학교다. 어떤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적응을 못하여서 대안학교를 보낸 건가요?" 라고 묻기도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학교의 부적응아 혹은 ADHD(주의력결핍 행동장애)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가는 곳이 대안학교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그럴 때마다 대안 교육을 선택한 신념 및 삶의 이유를 설명한다. 고개를 끄덕거리긴 하지만 공감이 되지는 않는가 보다.
텃밭정원을 통해서 꾸러미 사업도 학생들 스스로

텃밭정원을 통해서 꾸러미 사업도 학생들 스스로

그렇다고 대안교육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여전히 이곳에서도 싸우고 갈등이 일어난다. 서로 이간질하고, 욕하고, 반항하고, 분노한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 하지만 아이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 보면 이곳에서는 해결방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전교생이 함께 대화를 하는 것, 수업의 방식을 조율하고 토론하는 일, 하나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과정 등이 다르다.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속도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자신의 여행을 설계하고 살림 짓는 이를 배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직접 요리하고 전교생의 급식을 만들고, 설거지나 청소 목공 등은 필수다. 살아가면서 돈이 아닌 다른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워나간다.
반살림으로 만든 반찬과 소식지

반살림으로 만든 반찬과 소식지

모내기를 하고, 잡초를 뽑으며 매일 작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아이들. 성장과 배움은 바로 자연 속에서 이루어진다. 감자를 캐고, 상추를 뜯고, 토마토를 따면서 수확한다. 자연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작은 감동을 매일 느끼게 된다. 매주 화요일마다 농사지은 채소로 만든 반찬이 꾸러미 통에 담겨 집으로 온다. 심지어 아이들이 꾸러미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글로 써서 소식지까지 발간한다. 때론 느린 것이 진정한 가치다. 몸으로 배운 것만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중등칠보산자유학교, 김소라시민기자, 농사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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