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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공사장 가림막의 변신
길거리 캔버스 예술 공간으로 태어나…친숙한 사진 붙여 눈길 끌어
2019-01-21 13:57:08최종 업데이트 : 2019-01-21 15:22:5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도심 속 공사장의 가림막은 그 자체로 흉물스럽고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가림막은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데 먼지 풀풀 나고 찢어진 천으로 가리거나 앙상한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공사장 안의 소음이나 분진이 공사장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그 건물 이미지도 좋을 수가 없다.

언제부턴가 가림막이 도심 속 벽화처럼 변신하고 있다. 가림막이 대형 캔버스로 변해 공사장 가림막인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의 그림, 시(詩), 아름다운 풍경사진, 예술작품 등이 등장하고 있어 스토리가 있는 전시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숲길을 걷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림막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 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도시 미관에 직접 영향을 준다. 건물의 이미지 제고는 보너스다.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화서역 근처 KT&G가 있던 자리에 '수원 대유평지구 2-2블럭 주택건설사업 신축공사' 현장이 있다. 공사기간은 2018년 4월 24일부터 2021년 8월 23일까지 40개월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는 연면적 약 44만 ㎡에 지하 3층 지상 46층의 공동주택,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대형 건설현장이다.

건설현장은 도로와 인접해 있다. 정자동 중심상가 방향에서 숙지공원 삼거리로 오면서 오른쪽, 삼거리에서 화서역 방향으로 가면서 고양 삼거리 오른쪽이 공사현장이다. 어림잡아 몇 백 미터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공사장 옆 인도를 걷다보니 가림막에 붙어있는 친숙한 사진이 눈길을 끈다.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아름다운 수원풍경 봄'이란 문구와 매화꽃이 활짝 핀 사진, 장안공원에서 바라본 굽이진 성벽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여름 풍경이 보인다. 억새 숲 뒤로 보이는 서북각루의 가을 풍경, 수원화성 동쪽 일자문성 위에 있는 동2포루의 겨울 풍경이 보인다. 가림막에서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사계절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화성행궁 봉수당 지붕 위로 떠오르는 일출 풍경도 보이고 동북공심돈 주변의 해질녘 풍경이 아름답다. 장안문, 창룡문, 팔달문의 야경도 멋스럽다. 사계절 풍경, 일몰 일출 풍경, 수원화성 4대문 등 10장의 사진을 몇 구역으로 나눠 반복적으로 설치해 놓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아름다운 사진에 시선이 머문다.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옥에 티 발견. 수원화성 4대문 사진 중 화서문이란 문구 속 사진을 보니 화서문이 아니라 장안문이 들어가 있다. 장안문 밖 서쪽에서 장안문의 옹성과 장안문 2층 누각이 보이는 야경 사진이다. 사진을 인화하는 과정에서 화서문과 장안문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일 것이다.

화홍문 광장 옆 주택가 벽에 걸린 대형 사진도 필름을 반대로 인화해 화홍문 밖의 풍경이 안쪽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최소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의 사진이 엉터리로 전시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조속히 시정되기를 바란다.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화서문 사진이 들어갈 자리에 장안문 사진이 들어갔다.

도심 속 공사현장 가림막에 전시한 수원화성 사진, 화서문 사진이 들어갈 자리에 장안문 사진이 들어갔다.

건설현장은 정조대왕 당시에 만석거를 축조하고 국영농장인 대유둔을 경영하던 자리이기도 하다. 대유평은 축만제(서호 저수지) 아래 서둔과 함께 수원의 백성들을 먹여 살렸던 밥줄이었다. 봄이면 농사하는 노랫소리가, 가을이면 풍년가가 울려 퍼졌던 곳이다.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성한 이후 화성 춘8경과 추8경을 정했다. 그 중에서 춘8경으로 대유평(大有坪)에서 농사하는 노래인 대유농가(大有農歌), 추8경으로 대유평에 풍년이 들어 만석거에 누른 구름 모습을 석거황운(石渠黃雲)이라고 했다.

대유평은 1960년대 까지만 해도 그 명맥을 유지했다. 수원박물관이 소장한 1967년 수원화성 화성장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장안문에서 만석거 까지의 왼쪽, 장안문에서 장안공원, 화서문 밖 전체가 논이었다.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논 한마지기도 남아있지 않고 주택가로 변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난다.

공사장 가림막, 길거리 캔버스,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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