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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100년 가게 】 '대원옥' 평양냉면 진수를 맛보다
전통방식대로 대를 이어… "천장에서 뭉텅이 돈 1억이 나왔어요"
2019-04-05 14:46:54최종 업데이트 : 2019-04-09 10:06: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수원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가 포목점으로서는 금화한복이, 음식점으로서는 대원옥이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대원옥은 전통적인 조리방법으로 60년 동안 2대에 걸쳐 대물림을 하고 있는 곳이다. 

수원의 백년가게에 대원옥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지도를 검색해 보니 시장과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팔달문 안쪽 꼼빠도르 빵집 앞에서 신호등을 건너면 수원통닭거리가 시작되는데 그 수원통닭거리로 가는 골목 비교적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순메밀가루와 고구마가루을 넣어서 만든 전통평양냉면 대원옥

순메밀가루와 고구마가루를 넣어서 만든 전통평양냉면 대원옥

주차장은 자동차가 겨우 한대정도 주차 할 수 있을 만큼 비좁고 2~3층 규모의 비교적 높은 건물들 사이에 나무로 된 낮은 건물이 대원옥이다. 전통평양냉면 가격이 1만원, 일반 냉면집 보다는 비싸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전통평양냉면에 대해 알고 나니 이것은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원옥은 순메밀가루와 고구마가루만을 배합하여 만들기 때문에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전통식 평양냉면을 아는 사람들은 이집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이 원재료에 있는 것이다. 

메밀로 면을 만든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메밀은 밀가루와는 다르게 글루텐 성분이 없어서 반죽을 하면 푸석푸석하고 면을 뽑을 때 끊어지는 특징이 있고 식감이 쫄깃하지 않는다고 한다. 메밀의 효능은 동의보감의 기록을 보면 성질은 차고 달며 독성이 없어 내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메밀을 다이어트에 이용하기도 하고 요즘은 메밀차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기고 있다. 
팔달문 안 수원통닭거리로 가는 길목에 있는 대원옥

팔달문 안 수원통닭거리로 가는 길목에 있는 대원옥

진짜배기 순메밀가루와 순고구마가루로 만든 전통평양냉면을 맛보기 위해 시민기자 몇몇이 모여 대원옥을 방문했다. 저녁시간 즈음 대원옥은 한산했다. 냉면은 여름이 주로 성수기인 만큼 조용한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대원옥 임지현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며 자리로 안내한다. 냉면은 전통평양냉면과 대원옥 비빔냉면을 반반씩 주문했고 수육을 함께 주문해서 먹었다. 냉면을 기다리면서는 메밀반죽을 하면서 생긴 채수가 주전자에 담겨 나왔는데 따뜻하고 구수해서 몸을 데워줬다. 냉면을 많이 먹긴 했지만 정작 제대로 된 냉면은 먹어보지 못한 느낌이어서 이번 기회에 냉면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 
백년가게 중소벤처기업부선정 대원옥

백년가게 중소벤처기업부선정 대원옥

전통평양냉면은 일반냉면보다 쫄깃하지 않고 곱씹어 먹으면 메밀의 고소한 맛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평양냉면을 먹는 방법은 일단 육수를 먼저 떠서 맛을 보고 면과 함께 평양냉면을 먹어본 다음 식초를 첨가해서 먹고 맨 나중에는 겨자를 넣어서 먹어보라고 권했다. 진한 소고기 양지로 우려낸 육수엔 동치미육수를 일정 비율로 넣어서 국물을 시원하면서도 진하게 우려냈다고 한다. 일반 시중에서 먹는 육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국물이 진하고 다른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아 맛이 깔끔했다. 

냉면은 보통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 냉면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는데 함흥냉면은 감자전분을 넣어서 탄성이 강하고 찰기가 많아 쫄깃한 반면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넣어서 뚝뚝 끊어지는 맛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고깃국물에 슴슴하고 밍밍한 것이 평양냉면의 특징이라면 양념 맛이 강한 것이 함흥냉면의 특징이라고 한다. 평양냉면은 진한 고기육수로 승부를 낸다면 함흥냉면은 고추양념이 들어간 회를 무쳐서 양념해서 올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대원옥 임지현대표

대원옥 임지현대표

일반인들은 주로 함흥냉면의 강하고 자극적인 양념 맛에 길들여져 있어서 평양냉면의 슴슴하고 밍밍한 맛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평양냉면 본래의 맛을 지키며 전통적인 조리방식으로 제대로 음식을 만드는 집은 수원시에서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 바로 대원옥이다. 

대원옥은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인 임지현 대표의 시아버지가 6.25때 피난을 와서 예전 중앙극장 인근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영업을 할 때는 반죽기가 따로 없어서 직접 손님이 오면 손으로 반죽을 해서 면을 뽑았다고 한다. 시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평양냉면집은 자리를 두번이나 옮겼는데 지금의 자리로 옮긴지 15년쯤 된다고 했다. 

"평양냉면이 5000원 하던 시절, 시아버지는 배고픈 사람들은 면을 더 만들어서 주기도 하고 인심이 후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넘쳐나서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어요. 시집와서 처음 가게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장사가 그렇게 재미있더라구요. 힘든 줄 모르고 장사했어요"라며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옛날 허름한 가게에서는 쌀부대 자루에 돈을 담았는데 돈이 쌓이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고 그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시아버지는 은행을 못 믿어서 이렇게 번 돈을 가게 천장에 보관했는데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을 고치다 보니 그 옛날에 가게 천장에서 뭉텅이 돈이 1억이 나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는 가게에서 그 흔한 고무장갑도 하나 안사주시고 아끼고 또 아끼며 바지런히 장사했다고 했다. 

지금은 평양냉면의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주로 간간히 오는데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냉면을 드셨다는 이야기가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자 무려 2달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고 왔다고 그때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시집오기 전에는 냉면도 먹을 줄 몰랐는데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냉면을 먹을 만큼 좋아해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그녀도 고민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다른 집에서는 우리처럼 순 메밀가루를 써서 반죽하는 것도 아닌데 우리보다 비싸게 받는 집이 많아요. 육수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렇게 전통을 지키며 이어가기가 너무도 힘이 든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한다.

실제로 먹어본 대원옥 평양냉면의 맛은 정말 슴슴하지만 육수의 맛은 깊고 동치미 국물을 섞어서 그런지 시원하기까지 했다. 메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찰기가 없으면서도 오래 씹으면 구수했다. 냉면은 원래 겨울에 따뜻한 온돌방에서 차갑게 먹어야 제 맛이라는데 그 옛날처럼은 아니지만 이렇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백년가게가 끝까지 오래도록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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