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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를 통해서 흔적을 찾다.
‘집宇 집宙-경계에서’전(展)
2019-06-17 16:45:56최종 업데이트 : 2019-07-04 16:04:19 작성자 : 시민기자   김낭자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

지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실험공간 UZ에서 홍채원 사진작가의 개인전 '집宇집宙-경계에서'전(展)이 6월 1일부터 1개월 동안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둘러보는 눈은 "어~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다르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나?"라는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이번작품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대표작으로 창호와 사진을 접목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창호와 사진을 접목한 작품

작가는 2015년 수원의 오래된 마을과 골목길을 소재로 한 '골목 전'에서 기록성을 중시한 중립적인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번 '집宇집宙-경계에서'는 관점을 달리하고 있다. 수원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팔달 권선 재개발 지역이 사진의 소재이다. '집宇집宙-경계에서'라는 전시 제목에서 작가의 심경이 드러나고 있는데 경계에서라는 것은 어느 한편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자유로울 수 있지만 그 자리는 끊임없는 내적 갈등으로 불안한 곳이기도 하다.

 무형과 유형, 향기와 냄새, 음률과 소리, 촉감과 촉, 생성과 소멸이 모두는 오묘한 간극 위에 있다. 긴 세월 사람 소리로 사람 내음으로 붐비던 거리 건물들의 흔적들이 사라져간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그곳에서 나오는 음습한 공간 속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 심연의 깊음 속에서 퇴적되어온 시간들의 흔적을 그림자를 찾아냈다. 보여지는 대로 충실하게 다가갔다.

재개발되는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떠나고 싶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밀려나간 이들... 사진으로 빈집에서 이미지의 흔적을 찾았다.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빈집의 시공간성을 어떤 오브제를 통해서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소재로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 잡는 곰팡이를 선택했다. 오브제를 연결한 것은 모두가 문짝이다.  상황들은 유에서 무로 바뀌었다. 갑자기 빈집이 된 그 속에서 다시 유를 얻어냈다. 문짝은 또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경계 선이기도하다. 문짝과 공간과 시간성을 끌어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미학적 관점을 풀어냈다.

대표 품앞에선 홍채원 작가

대표 작품앞에선 홍채원 작가

"그동안 해왔던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하고 실험공간이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다. 지금까지 보다 다른 무엇을 보여주자. 자신의 내면에서 빠져나오고 싶었고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내면에 있는 것 그리고 이주의 아픔을 겪고 나간 이들의 느낌과 흔적들을 찾았다. 그 고민 속에서 나온 작품이다. 사용한 오브제는 빈집에서 나온 물건이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흔적들을 가지고 와서 접목시켰다"고 홍채원 작가는 말했다.

사람이 떠난 음습한 곳에서 발견된 새 생명이 공간의 면을 잠식해 나가는 모습은 인간의 이기심과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세를 펼쳐가는 모습으로도 느껴진다. 사라짐에 대한 무의식의 욕망은 눈을 감는 순간 영혼의 실체를 만나듯 비우고 채운다. 찬란히 빛나던 한때, 그 속에 사라지는 사물 깊숙이 퇴적되어온 시간들의 긴 그림자는 곧 겹의 의미이다. 그 겹 속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에 장소성을 배제하여 일상성을 약화시켰다. 사물을 더 사물답게 즉, 보여 지는 대로 '본다'는 행위 자체에 더 충실하려 하였다. -작가 노트에서-
김성민교수의 특강 ('이제 사진프로제트다'의 저자)

김성민 교수의 특강 중에서 ('이제 사진 프로젝트다'의 저자)

지난 16일 오후  '이제 사진 프로젝트다' 저자 김성민 교수의 특강 및 프리 토크가 있다고 해서 실험공간 UZ를 찾았다. 실내에 가득한 관객들...
김성민 교수는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강의를 했다. 사회에서 잘 안 보여지고 드러나야 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되는 부분이 있어 집중적으로 강의했다"고 하면서 홍채원 작가의 작품에 대한 견해를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것이 자유로운 형태로 수집을 하고 곰팡이를 만들어지게 한다거나 거기에 사진을 같이 섞고 다양하게 자유롭게 하더라도 전통적인 사진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루진다면 메시지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현대적인 접근을 했다. 다양한 것을 모아서 자기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잘 드러냈다고 생각해서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하자리에 함께한 지인들

축하자리에 함께한 지인들

대영 MCNP의 한정구 대표는 "보내온 전시 사진을 보고 사진이 아니라 설치미술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 전시장을 보니 설치성이 있다. 사진과 복합적으로 동시 작업을 했다. 제목에 걸맞게 창틀을 이용한 설치 아이디어에 깜짝 놀랐다. 수준 높은 작품으로 개인전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감명 깊게 보았다"고 말했다. 

호텔외식산업과 차영기 교수는 "사진이 회화적인 분위기가 난다. 전시장 주변 환경을 잘 이용해서 구성했다. 작품 속 문 창호에 신문이 붙어있었다. 1959년 11월 5일 조선일보 신문이다. 그런 역사를 꺼내어서 지금 사진으로 찍어 연결시켰다. 오브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것이 그 신문이다. 세월을 연결시켰다. 우리는 언제나 경계선상에 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제목과 걸맞다. 그동안 수없이 찍은 사진에서 확실하게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나간 것 같다. 사진에 그림을 그리듯이 자기 생각을 넣었다. 회화적 사진이라고 하고 싶다. 너무 멋지다"고 했다.

아트 디렉터 박순기 작가는 "이전 작품과 차원이 다른 배짱이 있다. 굉장한 발전을 했다. 흔적과 자료들을 사진하고 접목하는 유일한 시도이다. 사진과 문짝이 아주 매치가 잘 되었다. 전시가 아주 돋보이는 것이 아닌가. 사진이 기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승화시켰다. 허물어져가는 건물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문짝이 딱 떨어져 나와 사진과 접목되니 새로운 창작품이 나왔다. 사진과 문짝의 색이 아주 잘 어울려서 아름답다. 흥미가 없는 소재인데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 설치예술로 아주 좋은 효과를 얻어냈다. 단순한 다큐가 아니라 이 자체가 어떻게 보면 쓰레기인데 굉장한 예술로 성공한 전시가 아닌가 생각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각도의 이미지

또 다른 각도에서 이미지

작가의 고뇌가 결실이 맺혔다. 실물과 사진을 잘 접목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고 포근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개인전을 하면서 UZ에서 온새미로와 더불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때로는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이 어렵다. 작가가 의도하는 것을 잘 읽어낼 때 작가와 동화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다. 흥분된 안정감을 준다. 사진의 새로운 발전으로 새로운 장르를 열어가는 홍채원 작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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