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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를 잡고 흔드니 노다지가 주렁주렁
시민농장 텃밭에서 감자와 양파 수확하는 도시농부의 즐거움
2018-07-02 12:40:55최종 업데이트 : 2018-07-04 11:01:2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줄기를 잡고 위로 치켜드니 노다지가 따로 없다. 뿌리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생각보다 씨알이 굵은 녀석이 떨어지지 않고 움켜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매년 만나는 광경이면서도 또 매번 감격스럽다.
'아, 이래서 수확 철이 되면 농부들은 땀의 보상처럼 느껴지는 기쁨과 희열을 맛보는가 보다' 라는 생각에 흥분까지 된다.

왜 이리 호들갑을 떠는가, 감자 캐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만의 감성에 젖어서인지 아니면 늘 살피고 어루만지고 발걸음을 해서 마치 정을 준 자식 같아서인지 저절로 생기는 마음임을 어쩌랴.

10평의 텃밭에서 감자가 차지한 면적은 3평 남짓 될까. 워낙 감자를 좋아하는 아들과 딸 때문에도 감자는 텃밭을 분양받을 때부터 심을 작물 1순위였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감자를 텃밭에 심어 수확하는 즐거움은 도시농부의 땀방울과 보람, 재미를 더해주는 값진 경험이다.

3평 남짓한 감자밭에서 캐는 즐거움과 더불어 도시농부의 보람을 갖게 된 수확날이었다.

둥글고 오목한 냄비에 소금과 단맛을 내는 당분을 넣고 감자를 넣어 삶아내면 김이 폴폴 올라올 때쯤이면 김에 감자 냄새가 올라오면서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만으로도 감자의 향기를 느끼며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 초조하게 여겨진다. 어느 정도 익었나 싶어 긴 젓가락을 꺼내 꾹 집어 보면 부드럽게 콕 박히며 들어간다. 그러면 속까지 감자가 다 익은 것이다.

물기가 약간 남아 있을 때 냄비 뚜껑을 열어젖힌다. 조금 시간이 더 지나고 물이 바닥을 드러내고 감자 밑바닥이 약간 노르스름해질 때 감자 표면은 까칠까칠 분이 나면서 먹음직스러운 자태로 변신 완료다. 이제 콕 집어서 뜨거운 기운에 호호 불며 한 입 베어 물면 뜨거운 기운과 함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째 한 번도 변하지도 않고 여전히 맛좋은 내 입맛을 저격한 감자 맛이라니...' 좋아서 행복한 것이 얼굴 표정에 다 드러나 보이는 아들은 감자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미식가처럼 보인다. 찐 감자뿐 아니라, 감자를 채 썰어 양파와 당근을 넣고 볶아낸 감자요리, 수제비에 크게 썬 감자를 넣고 먹기도 하고, 미역국에도 감자가 들어가면 맛있다고 잘도 먹는 가족들이다. 작은 크기의 감자알로 간장과 설탕, 물엿을 넣고 감자조림을 하면 달짝지근하면서도 짭쪼롬한 것이 자꾸 자꾸 손이 가는 반찬이다.

수확한 감자가 통에 가득 담긴 것을 보니 뿌듯하고 나 또한 행복한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얼마동안은 이 녀석들 덕분에 가족들 간식거리와 밑반찬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감자 수확이 끝난 후 이번에는 양파 수확에 돌입했다. 솔직히 양파는 수확이라는 단어가 좀 낯설기는 하다.
4월 양파모종을 심어 6월말에 수확한 양파는 심고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작물로 수확의 기쁨도 그만큼 크다.

올해 양파모종을 처음 재배하고 수확한 양파는 남다른 재미를 안겨준 작물이다.

텃밭에서 내손으로 키운 감자와 양파로 인해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먹거리까지 재배하고 수확하는 여러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도시농부에게 텃밭은 자연을 가까이하고,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며 친환경 먹거리를 재배하는 즐거움이 더불어 있는 곳이다.

3줄에 2000원하는 양파 모종을 사다 심어 놓았으니 개수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21개 정도의 모종으로 기억된다. 작년에 처음 양파 모종을 사서 농사를 지었다는 이웃은 양파에 대한 예찬론으로 저절로 나도 심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작년 양파 가격이 비쌌던 이유도 한 몫 했겠지만 사서 먹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알은 작지만 얼마나 단단한지 사서 먹는 것은 좀 있으면 무르고 썩는 것에 비해 오래 저장해도 썩지 않고 단단한 것이 맛도 좋아서 양파에 대한 칭찬이 끝이 없었다.

그런 이유로 올해 텃밭에 심을 작물로 양파도 순위 안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골고루 작물을 심어보고 싶기도 하고, 잘될지 어쩔지 몰라서 2000원 어치만 모종을 사다가 심었다. 세상에나 모종이 하나도 죽지 않고, 잘 살아주어서 크기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래도 잘 커주어 양파 수확에 기쁨을 준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작물마다 다 땅의 특성과 맞아야하나 보다. 내게 양파 작물을 추천하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했던 이웃은 황토 흙 텃밭인데 마음먹고 양파모종을 많이 사다 심었단다. 그런데 물 빠짐이 잘 안돼서인지 무슨 원인 때문인지 모종이 잘 자라지 못하고 대부분 사그라져서 그만 양파 농사는 헛것이 되었다며 많이 속상해 한다.

수확한 양파 몇 개라도 나누어 먹어야겠다. 크기는 작지만 그래도 양파를 보면 기특하기 짝이 없다. 자연의 순리대로 뿌리내리고 열매 맺었다고 해도 내 눈에는 텃밭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의 순리와 자연현상이 꼭 요술 같다.

마트에서 사먹는 양파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될 소중한 텃밭수확용 양파로 얼마나 애지중지하며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관계를 맺으면서 특별한 존재가 됨을 알려주는 어린왕자에서의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내게도 그런 관계를 맺은 작물이 감자와 양파라는 사실이 조금 웃기기는 해도 그렇게라도 연관 지어 보고 싶다.

내겐 특별함을 안겨주는 나만의 텃밭에서 나의 수고와 텃밭을 오고가는 주인의 발걸음과 풀 한 포기 뽑아주며 갈증을 해결해줄 요량으로 물 조리개를 통해 물을 뿌려주던 시간들이 다 포함되어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늘 갖고 속삭여주었던 그 느낌까지 함께 했으니 내겐 특별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수확물을 안고 텃밭을 나오는데 풍성해지는 기운과 함께 '나 정말 행복해 오늘은'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텃밭 작물들이 더욱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진다.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라서 이런 즐거움도 감성도 느껴볼 수 있어 도시농부의 대한 예찬이 늘 이어지는 이유다.

줄기, 시민농장, 텃밭, 감자, 양파,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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