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개막공연 무대에 오르다
개막공연 연극 '정월 나혜석' 단역 출연기
2018-07-09 00:16:32최종 업데이트 : 2018-07-09 17:11:56 작성자 : 시민기자   조지영

지난 6일 금요일, 수원시 행궁동 소재 나혜석 생가터에서 제10회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개막식이 열렸다. 오후 5시로 예정된 개막식을 앞두고 조금 일찍 현장에 도착해보니 준비가 한창이였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는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운영위원회 주최로 '인간 나혜석 세상 밖으로 나오다'라는 부제하에 진행됐다. 특히 '붉은 꽃 피고지고 다시피다'라는 테마로 내빈들에게 작약 브로치를 착용하게 하고 방문객들에게는 작약 만들기 체험 등 나혜석의 삶을 붉은 작약꽃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나혜석의 작품 중 '화령전 작약'이 유명해 나혜석과 작약은 참 잘 어울려 보였다.

생가터 비석앞 작약 장식

생가터 비석 앞 작약 장식

내빈용 작약 브로치

내빈용 작약 브로치

행궁동 소재 찻집에서 무료로 차를 나눠주고 있다.

행궁동 소재 찻집에서 무료로 차를 나눠주고 있다.

행사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위원회' 조이화 위원장을 잠시 만나볼 수 있었다.
조 위원장에 따르면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위원회는 행궁동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개막식 무대를 좀 더 넓은 장소에 설치할 수도 있었지만 더 많은 주민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생가터에 설치했다고 한다.

무대 앞 생가터 비석 주변은 탐스러운 작약으로 장식되어 화려하고 아름다웠는데 그 많은 작약을 모두 주민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니 주민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하며 무척 즐거워 했다고 한다.

위원장은 임기가 1년으로 매년 새 위원장이 선출되는데 올해 선출된 조이화 위원장은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8일에 예정된 프로그램 중 부채만들기를 통해 나혜석의 페미니스트 산문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행사장을 살피느라 동분서주하는 조위원장에게 폐가되는 듯해 더 질문할 수가 없었다.

 

거리를 둘러보다 예쁜 공방 앞에 발이 멈췄는데 청소 중인 공방 작가와 눈이 마주쳤다.

"행사 때 방문객이 많은가요? "

"아직은 주민들과 지인들 위주로 오시는데, 차차 알려지지 않을까요?"

"바로 앞에서 행사가 열리는데 불편하신 점은 없나요?"

"불편한 점은 전혀 없어요."

친절한 공방 작가와 인사하고 돌아서니 골목 입구에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위한 바리케이드가 보이고 그 앞에는 차량이 늘어서 주차 중이다.

 

중년 남성들이 모여 있기에 인사를 나눴다.

"이렇게 차량 통제하면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으세요?" 하고 물으니 "여기 조금 막는 건데 불편하긴요~ 행궁동 행사 있을 때면 자주 있는 일이에요"라며 푸근한 미소와 함께 넉넉한 대답이 돌아온다.
주민들 모두가 이해와 배려로 준비하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개막식은 염태영 시장 이하 많은 내빈들이 참여한 가운데 무용, 노래, 연극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며져 무척 흥겨웠다.
연기지도중

공연 전 연습하며 연기지도 중인 단원들

뜨거운 열기를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뜨거운 열기를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필자는 이번 행사 개막공연 중 첫 순서인 '정월 나혜석' 연극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개막식 연극 '정월 나혜석 –세상 밖으로 나오다'는 극단 우체통-수원재현배우학교 (010-5053-3223) 단원들의 공연으로 공인식 감독이 총괄을 맡았으며 김태윤, 황주섭, 유성필, 김은주, 양제인 등이 출연했다. 또 '수원 효 예술단' 단원들이 변사와 단역으로 출연했다.

 

필자는 평소 노인들을 위한 무용공연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수원 효 예술단'의 일원으로 인연이 되어 공연에 단역으로 출연하게 됐다.
연극을 준비한 '수원재현배우학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극단으로 이번 공연 출연자 중 전문 배우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모두가 시민배우다. 연기 이외에도 앞으로 역사물을 다룬 연극공연의 이해와 몰입도를 위해 역사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배우들의 열정이 얼마나 깊은지 대번 알수 있다. 수원재현배우학교는 시에서 장려하는 관광사업 중 하나로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연기에 관심있는 시민들은 누구나 환영한다니 관심있는 시민은 참여하면 좋을 듯 하다.

당일 사전 연습을 위해 연습 장소에 도착하니 문을 열기 전부터 대사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원 효 예술단 단원들이 반긴다. 리허설까지 마치고 나니 본공연까지 1시간 가량 대기시간이 생겼다. 무대 뒤에서 대기 중 유성필 시민배우와 나란히 앉게 됐다.

시민배우로 활동한 지 5년 되었다는 유성필 배우는 당일 새벽에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갔다가 시간 맞춰 바삐 내려와 참여 중이라고 했다.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달려오게 만드는 연극의 매력이 무얼까요?"하니 "예전에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만 알았는데 연극을 하면서 작품내의 한 부속품으로 힘을 합쳐 완성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죠. 또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여러사람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실생활에서도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입장도 돌아보게 되어 사회생활도 즐거워지고 가정도 더욱 화목해지는 점이 좋습니다"라는 멋진 대답이 돌아왔다.
단순히 피곤해 보여서 던진 질문에 이리 깊이있는 대답을 받을 줄이야. 이런 게 바로 우문현답인가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가정을 사랑하는 마음에 동화되어 대화가 끊이지 않던 중 나혜석 역할의 김태윤 배우가 앞에 와 자리를 잡는다.

궁금했던 질문을 할 기회다.

"나혜석 역할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혹시 역을 맡기 전보다 나혜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점이 있는 지 궁금해요."

"나혜석 역할을 맡고 그 분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어요. 아직 그 분을 평가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예술가로서의 그 분의 삶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 분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안타까운 점도 있었구요. 남자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왜 그렇게 굳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모두 열어보이려 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제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조선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킨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기자의 생각과 많이 비슷하다. 나혜석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로 시간 가는 줄 모르다보니 어느새 본공연 시간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 편안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무대에 오르자마자 몰입하는 모습에 배우는 배우구나 싶었다.
열연중인 두 주연배우

열연중인 두 주연배우

모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고

모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고

공연이 끝나고 모든 출연자들이 모여 사진도 찍고 인사도 나눴다. 김태윤 배우가 다가와 "기자님 덕분에 더 깊이있게 생각하고 몰입하게 됐어요.좋은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한다. 마음에 감동이 몰려왔다. 유성필 배우가 말한 작품의 부속품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기분이 이런 것이였을까? 뭐라고 형용해야 할지 모를 만족감이 들었다.

감독에게 이번 연극 대본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마지막 대사라는 대답을 받았다.
마지막 장면은 변사가 바위 위에 흰 국화를 놓으며 "지금쯤 하늘 어딘가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훨훨 날고 계시겠지요..."라는 대사다. 그 옆에선 죽은 나혜석이 흰 나비가 나는 모습을 표현한다.

 

"감독님께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요?"
"저의 이번 작품 의도는 관객 각자가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곧 저의 의도예요. 각자가 생각하는 그것이 저의 메시지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그것이라... 필자는 마지막 장면을 보며 그녀가 진정한 자유 속에 안식하길 바라는 마음을 느꼈다. 정월 (晶月) 나혜석 –  정월이라는 호에 쓰인 한자가 태양이 아닌 달인 것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결코 태양이 될 수 없는 여성으로서 최선을 다해 세상을 밝히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였을까? '인간 나혜석 세상 밖으로 나오다' 이 작품을 통해 정월 나혜석이 필자에게 한걸음 다가온 것 같다.

나혜석,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행궁동,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