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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성곽길에서 아수라백작 버드나무를 만나다
수원화성 성곽길에서 만난 명품 느티나무와 버드나무
2018-11-06 15:36:10최종 업데이트 : 2018-11-06 16:27:4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답사객들이 수원화성에 몰려들고 있다. 성곽길에도 관광객들이 넘쳐나지만 서북각루 밖 억새 숲에서도 많은 청춘남녀들이 떠나기 아쉬운 가을의 추억을 담기위해 카메라 물결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어느 날 눈이라도 내리면 가을풍경은 내년을 기약해야한다. 
1953년 8월 24일 미군이 찍은 수원화성과 팔달산 사진, 서1치 부근부터 화성장대가 있는 곳까지 나무 한그루 없이 잡초만 무성하다.

1953년 8월 24일 미군이 찍은 수원화성과 팔달산 사진, 서1치 부근부터 화성장대가 있는 곳까지 나무 한그루 없이 잡초만 무성하다.

100여 년 전 수원화성 옛 사진을 보면 성곽 주변에 소나무가 참으로 많았다. 그러던 것이 한국전쟁 후의 사진을 보면 팔달산에는 나무 한그루 없이 잡초만 무성해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는 듯 쓸쓸해 보인다. 오늘날 수원화성 성곽길 주변에는 나무가 많다. 팔달산에는 소나무가 빽빽하고 화서문에서 장안문 사이 장안공원에도 아름드리 느티나무, 플라타너스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영화 '수업료'에 나온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해야

수원화성을 답사하면서 만나는 느티나무가 있다. 화서문에서 장안문으로 가다보면 북포루를 지나 북서포루 가기 전에 아주 잘생긴 느티나무가 있다. 이 느티나무는 수원화성 안쪽 내탁한 경사면에 있기 때문에 수원화성 축성 후 심었을 것으로 보인다. 느티나무의 수령은 알 수 없지만 나무의 굵기로 봤을 때 족히 200년은 넘어 보인다. 
수원화성 북포루 밖 장안공원

수원화성 북포루 밖 장안공원

이 느티나무는 1939년에 만들어진 '수업료'라는 영화에도 살짝 나오는데 그 당시에도 고목으로 보인다. 이 느티나무는 수령과 관계없이 역사성이 있고 수원화성 답사객들에게는 친숙한 나무며 성곽길을 밝혀주는 잘생긴 느티나무라는 상징성이 있다.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면 좋을 것 같다.

원줄기는 하나지만 약 1m 위에서 나뭇가지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얼핏 보면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을 것 같은데 자세히 관찰해보면 경사면에 있어서인지 나무가 약간 기울어져있다. 당연히 무게중심이 경사면 아래쪽에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그쪽 나뭇가지는 중력의 영향으로 더 많은 하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지대를 해주지 않으면 언제든 부러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수원화성 북서포루 옆에 있는 느티나무

수원화성 북서포루 옆에 있는 느티나무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영통 느티나무가 지난 6월 26일 오후에 한바탕 비바람에 산산이 분해되는 참사가 있었다. 속이 텅 빈 상태의 원줄기가 비바람에 흔들리는 거대한 나뭇가지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소를 잃었으면 뒤늦게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보호수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있는 고목들을 미리 대처해서 관리해야 한다.

연리지 나무는 아닐진대 '아수라백작 버드나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 서쪽 대문인 화서문에서 팔달산 방향으로 오르다보면 첫 번째 만나는 성곽 시설물이 서북각루다. 서북각루 가기 전 성 안쪽에는 수원화성 축성 재현 토피어리가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야생화 산책로가 이어져있다. 그 사이에 '아수라백작 버드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화서문에서 서북각루 가는 길가에 있는 버드나무

화서문에서 서북각루 가는 길가에 있는 버드나무

잎이 무성할 때 보면 나무 반쪽은 버드나무고 반쪽은 수양버들(혹은 능수버들)이다. 마치 아수라백작처럼.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수양버들은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져 있고 버드나무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만석공원에 가면 버드나무가 많은데 버드나무에 이름표를 붙여놓았다. 그런데 같은 나무인데도 이름표가 제각각인 경우가 있는데 전문가도 헷갈리는 모양이다. 나무 전문가가 아닌 일반시민이 보면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이다. 다만 가지가 축축 늘어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만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만석공원에 있는 버드나무, 앞쪽의 나뭇가지와 뒷쪽의 나뭇가지 모양이 다르다

만석공원에 있는 버드나무, 앞쪽의 나뭇가지와 뒷쪽의 나뭇가지 모양이 다르다

버드나무(학명 Salix koreensis), 수양버들(학명 Salix babylonica), 능수버들(학명 Salix pseudo-lasiogyne)은 각각 학명은 다르지만 쌍떡잎식물 버드나무과에 속한다. 생태적인 특징은 대부분 비슷하고 가지가 늘어진 것 외에 잎의 모양도 약간 다르지만 쉽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연리지(連理枝)라는 나무가 있다.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해 자라는 것이다. 수원화성 버드나무가 연리지는 아닐 것 같은데 두 나무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붙어서 자라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한 나무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보면 볼수록 특이한 나무다. 저물어가는 가을에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가 잠시 쉬면서 나무와 대화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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