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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사로 기대감 갖는 나는 도시농부
당수동 텃밭, 도시생활에서 유년기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곳
2018-11-08 19:52:44최종 업데이트 : 2018-11-09 11:27: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당수동시민농장 가을 산책길에 나서보면 한적하면서도 운치 있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당수동시민농장 가을 산책길에 나서보면 한적하면서도 운치 있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주말 참으로 화창한 가을 날씨의 표본이다. 이런 날은 어디를 나서도 참 운치 있다. 가을이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으로 인해 가을만 되면 어디론가 자꾸 나가고 싶다.

조금 뜸하다 싶게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던 나만의 힐링 장소인 당수동시민농장이 생각났다. '아, 그곳이라면 잠시라도 여유롭게 즐기다 올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소풍을 나서는 아이만큼 즐겁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만의 텃밭이 있는 곳이기에 그곳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무엇보다 크다.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다. 가장 소중하고 기억하고픈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당수동텃밭은 내게 그런 비슷한 이유를 담고 있는 곳이다.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유년기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산골에서 자란 산골소녀에게 비슷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텃밭을 경작하는 도시농부 4년차이다. 이웃이 수확한 텃밭작물을 내게 나눠주면서 관심이 생겼고, 그녀를 따라 당수동시민농장 텃밭을 방문해서 흙을 밟고 기분 좋게 햇살을 느끼며 주변 풍경에 홀딱 반해서 도시농부의 길로 들어서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매년 텃밭에서 도시농부로 일을 할 때에는 수확물과 상관없이 즐겁고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이 좋았다.  등 뒤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는 것도 기분 좋았고, 주변 농작물을 바라보는 재미, 여유로운 마음까지 안겨주어 답답하던 마음이 확 풀리기도 해 텃밭 농사의 재미를 가질 수 있었다.

사계절마다 드넓은 공간에는 반갑게 손짓하며 즐기기에 충분한 여러 가지 볼거리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청 보리밭의 운치와 보리밭 사이 길을 거닐어 보는 낭만도 가져볼 수 있었고, 연꽃, 해바라기, 목화, 코스모스, 메밀과 유채꽃밭을 풍경삼아 추억 만들기가 가능한 곳이기도 했다. 
당수동시민농장내 텃밭에는 가을무가 믿음직스럽게 잘자라고 있어 도시농부에게 활기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당수동시민농장내 텃밭에는 가을무가 믿음직스럽게 잘자라고 있어 도시농부에게 활기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5구역에 속해있는 텃밭에 도착해서 보니 김장무가 제법 실하게 영글었다. 이제 흙 사이를 비집고 두툼하고 실한 무가 솟아 올라있다.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기특하고 대견하다. 마치 자식농사가 잘된 기쁨을 맛보는 것이라고 할까?

작년에도 텃밭에서의 무 농사는 만족이었다. 김장을 하는 이웃에게 나눠줄 정도였으니 말이다. 매번 시골에서 어머님이 농사짓는 무를 가져다 먹었는데 텃밭을 하면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무로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모종을 사다 심은 배추는 올해는 실패다.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열 포기 좀 넘는 배추가 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잎사귀마다 온통 벌레를 먹어 폭탄을 맞아 수확할 성한 배추는 하나도 없어 보인다. 농약 없이 친환경으로 일구다보니 배추는 번번이 실패다. 그래도 믿음직한 무가 있어 든든한 맘이다.

조금 더 놔두었다가 김장할 때쯤 무를 뽑아야할 것 같아 그중에 2개만 뽑았다. 마트에서 파는 커다란 무는 아니더라도 제법 크기도 있어 첫 수확한 무로 고등어조림과 무나물로 저녁반찬 메뉴로 정했다.

텃밭에서 나와 주변을 산책했다. 5구역텃밭근처에는 드론비행 안내를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텃밭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정된 구역에서만 안전하게 비행을 해주세요. 텃밭 및 경관단지 상공에는 비행을 삼가 주세요.'

요즘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동호회나 단체에서 한꺼번에 드론을 오랜 시간 연습하고 작동시킴으로써 매우 큰 소음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함께 이용하는 장소이니 만큼 대다수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이곳에는 화려한 꽃밭 대신 은은하고 운치 있는 낙엽 쌓인 사이길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정말 그만인 곳이다. 운치, 낭만, 자연, 풍경, 넉넉함 아마 이곳을 대변하는 말 같다. 운동화 끈 질끈 묶고 당수동시민농장을 한 바퀴 돌다보면 소박하면서도 운치 나는 산책길에 들어설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당수동시민농장에서의 산책이 몇 번쯤 남았을까? 손꼽아 보려다 그만두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올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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