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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광교산 족도리풀 안부 묻고 왔어요”
족도리풀 생태 '이상 없음' 확인해
2019-05-06 18:12:00최종 업데이트 : 2019-05-08 17:00:5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광교산 족도리풀(2019.5.2 촬영)

광교산 족도리풀(2019.5.2 촬영)

우리 부부의 이상한 습벽 하나! 해마다 개화시기에 맞춰 피어나는 꽃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직성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하다. 만약 그 꽃을 보지 못했다면 왠지 허전하고 서운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마치 해야 할 숙제를 하지 못한 어린이처럼 마음이 불안하다

 

광교산의 족도리풀이 그렇다. 해마다 찾아가서 '잘 있나?' 확인을 하고 안부를 묻는다. 두 줄기 사이 아래 낙엽 속에 숨어 여전히 피었는지? 자줏빛 자태는 여전히 고운지? 개체 수는 불어나고 있는지? 누가 함부로 캐어가지나 않았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해마다 이 맘 때에 광교산을 찾는 것이다.

 

얼마 전 퇴근한 아내, 광교산 족도리풀을 보러 가잔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30분. 부부는 한마음이라던가? 마침 족도리풀을 보아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고 하여 광교산으로 출발! 광교산 버스 종점을 지나 수원천 발원지쪽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길 옆 웅덩이에 도룡뇽알을 보았다. 그런데 부화한 올챙이는 보이지 않는다.

광교산 족도리풀(2017.4.28 촬영)

광교산 족도리풀(2017.4.28 촬영)

길 양쪽 병꽃나무꽃도 '이상 없음'을 확인한다. 꽃 색깔은 작년보다 화려함이 덜하다. 노오란 애기똥풀꽃은 여전히 우릴 반겨준다. 이제 계곡을 따라 오른다. 산철쭉꽃을 보았다. 이 꽃은 언제 보아도 소박하고 순수하다. 저녁 시간이기에 하산을 고려해 발걸음이 빨라진다. 다리는 무겁고 숨이 차다. 그래도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도중에 야생화 현호색을 보았다. 커다란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매화발발도리 흰꽃도 보았다. 다만 우리 부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바위에 새긴 검은색 라커 글씨.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남길 것이 없어 바위 위에 흉터를 남기다니? 이건 양식 있는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깊은 산속에나 있는 으름덩굴도 보았다. 보랏빛 꽃이 피어나려 하고 있다. 우리가 진정 만나고자 하는 주인공 족도리풀은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첫 만남! 우린 족도리풀 잎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은 고구마 순으로 착각한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꽃을 보려면 앉아야 한다. 그리고 줄기 밑에 있는 낙엽을 젖혀야 한다. 그러면 족도리 모양의 꽃이 숨어 있다.

광교산 족도리풀(2007.4.30 촬영)

광교산 족도리풀(2007.4.30 촬영)

우리 부부는 광교산 산철쭉을 좋아한다. (2019.5.2)

우리의 관심사는 꽃의 자태다. 모양이 일그러져 있으면 아니 된다. 또 꽃의 색깔은 얼마나 곱고 선명한지다. 다행히 꽃이 상하지 않고 온전하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등산로 양쪽으로 족도리풀이 군락을 이루었다. 개체 수가 늘어 다행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족도리풀 발견하고 꽃의 여부를 확인하고 촬영대상인지를 판단한다. 온전한 모습이다 싶으면 카메라에 담는다. 모두 10여 장 이상을 촬영했다. 시기가 조금 지나서인지 색깔이 진한 자줏빛이다.

 

오늘 산행의 두 번째 목표. 흐드러지게 피어난 산철쭉이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개화 전인지, 낙화 후 인지 산철쭉이 별로 많지 않다. 개화 전이라면 꽃봉오리 상태로 있어야 한다. 낙화라면 바닥에 낙화 흔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떨어진 연분홍 철쭉 꽃잎으로 하트 모양을 만든 경험을 떠올렸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이다. 우리부부의 낙엽 밟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바닥을 보면 갈색 가을이고 고개를 들면 신록이다. 계곡에 낙엽이 쌓였나 보다. 낙엽 속에 몸이 허리춤까지 빠진다. 아내는 내 모습을 재빨리 스마트 폰에 담는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올해 과제 하나를 끝마쳤다. 광교산의 족도리풀은 무사히 잘 있다. 안심해도 된다. 족도리풀은 대신 맡은 바 직분을 다하라고 알려준다.

이영관, 광교산, 족도리풀,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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