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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공원텃밭에서 행복 만들어요”
도시농부는 텃밭 출근...올핸 마을공동정원도 가꿔
2019-05-16 12:16:03최종 업데이트 : 2019-05-16 16:48:4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일월호수 둑 아래 텃밭. 오늘은 텃밭에 대나무발을 깔았다.

일월호수 둑 아래 텃밭. 오늘은 텃밭에 대나무발을 깔았다.

도시농부란 주말농장이나 집 베란다, 옥상 따위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도시사람이다.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베란다 화분에 방울토마토를 심고 열매 따먹기를 즐긴 것까지 합치면 경력은 10년을 넘는다. 몇 년 사이 도시농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도시농부가 늘어나는 이유는 아마도 삶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니 7시 30분.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커다란 헝겊 바구니를 들고 텃밭으로 출근한다. 텃밭은 일월공원이라 5분 거리에 있다. 바구니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호미, 모종삽, 장갑, 휴대용 라디오, 핸드폰이 들어 있다. 오늘은 가위 하나를 더 챙겨 나간다. 작업 수행을 위한 도구다.

 

아침 텃밭에서 주로 하는 일은 물주기다. 봄이 갓 지났지만 기온은 여름 날씨다. 하루라도 물주기를 게을리 하면 옮겨 심은 모종은 시들고 만다. 오늘은 물주기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머리를 쓴다. 대나무발을 잘라 고랑사이에 펼쳐 놓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땅의 수분증발을 막고 잡초 자람을 억제할 수 있다.

텃밭 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텃밭 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5월 일월호수 신록이 짙어만 간다.

5월 일월호수 신록이 짙어만 간다.

텃밭 면적은 10㎡ 정도. 지난 달 27일 서울 사는 누님을 초대하여 모종을 심었다. 구입 모종 수량은 고추 30개, 가지 5개, 토마토 10개. 손바닥만한 면적에 모두 심을 수 없어 고추모종 8개는 베란다 화분에 심었다. 고추 품종은 완전무장, 빅스타, PR불강 각각 10개씩이다. 토마토는 티아라, 가지는 미끈이. 고추는 다양한 맛을 보기 위해서다. 투자한 금액은 1만5000원.

 

텃밭 농작물 잘 자라고 있을까? 부지런한 출근 덕분에 다행히 잘 자라고 있다. 모종가게에서 덤으로 준 오이 모종 하나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가뭄에 모종 시드는 것을 보니 오이, 가지, 고추 순이다. 토마토는 빨리 뿌리를 내려서인지 끄떡없다. 자세히 관찰하면 식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식물은 말은 못하지만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주인은 그것을 알아채야 한다.

 

어제는 토마토 노란 꽃과 고추의 흰색을 보았다. 노란 꽃은 작은 나팔 같다. 고추 꽃은 소박하고 수수하게 보인다. 토마토, 가지, 고추는 순치기를 하였다. 순치기는 본줄기 옆에서 새로 나오는 순을 쳐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농작물은 옆가지를 뻗는다. 꽃을 피우고 열매 맞는데 집중하라는 주인의 요구인 것이다.

일월공원 텃밭에는 유실수가 여러 그루 있다.

일월공원 텃밭에는 유실수가 여러 그루 있다.

무지개 정원에 핀 보랏빛 로벨리아

무지개 정원에 핀 보랏빛 로벨리아

물은 일월호수 물을 이용한다. 배수구에 내려가는 물을 임시로 만든 두레박으로 퍼올려 조루에 담는다. 조루 두 개로 두 번 왕복하면 충분하다. 오늘 대나무발을 친 이유는 물주기를 잘 해도 햇볕이 뜨거우면 땅이 갈라진다. 그러면 식물의 성장에 지장이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월공원 텃밭에는 농작물과 꽃 이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호수 산책객들은 이 텃밭에서 발길을 멈추고 자연의 신비를 본다. 포도나무는 벌써 연두색의 작은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뽕나무의 오디열매도 보았다. 감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도 열매를 매달았다. 유실수가 있으면 볼거리가 늘어난다.

 

작년 이 곳에서의 나만의 행복은 노지딸기 맛보는 것. 올해도 그 맛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딸기밭에 물을 흠뻑 준다. 크기는 작고 볼품도 없지만 딸기 맛은 상큼하다. 지금 딸기의 하얀 꽃은 셀 수 없이 피었다. 꽃이 지면 곧바로 열매가 자라기 시작한다. 촘촘히 딸기 씨앗이 박힌 열매를 신비하게 바라보며 기록 사진을 남긴다.

회원들이 채소정원을 만드는 모습(2019.4.29)

회원들이 채소정원을 만드는 모습(2019.4.29)

완성된 채소정원의 모습

완성된 채소정원의 모습

텃밭농부 혼자서는 재미가 없다. 이웃과 사귀어야 한다. 주로 인근 주민들인데 그들과의 만남이 반갑다. 내가 가꾼 농작물은 나누어 주고 받는 기쁨이 크다. 내가 받은 것은 고구마, 파, 상추, 오이, 가지, 고추 등이다. 내가 나누어 준 것은 고추, 토마토, 배추 등이다. 받은 것이 더 많다.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올핸 공원텃밭에 새로운 모임 하나가 생겼다. 바로 '해와 달, 행복을 짓는 사람들' 모임(대표 송순옥). 이 모임은 원두막 둘레 12곳에 마을 공동정원을 가꾼다. 달빛정원, 추억정원, 들꽃장원, 하늘정원, 무지개정원, 잎새정원, 채소정원, 향기정원, 아이리스정원, 바람정원이 그것이다.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자라는 꽃이 무려 90여종이나 된다. 이 정원은 일월텃밭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 같다.

이영관, 일월공원, 공원텃밭, 도시농부, 마을공동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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