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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100년 가게 】 영동시장 금화한복을 찾아서
"한복 판매하며 승승장구 했으면"…대물림해 70년 전통
2019-03-21 01:59:46최종 업데이트 : 2019-04-09 09:42: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글로벌 명품시장 수원남문시장에는 한복을 특화한 영동시장이 있다. 이곳에 2018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무엇인가 오래도록 무슨 일이든 한다는 것 그것도 가업을 이어받아서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참 보기 드문 일이다. 

전통을 계승하며 우리 한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영동시장 금화한복은 전국 백년가게 80 여 곳 중 하나로 수원에서 단 두 곳(금화한복, 대원옥)이 2018년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백년가게 영동시장 금화한복 매장전경

백년가게 영동시장 금화한복 매장전경

백년가게란 '사람 인(人)이 대대손손 이어질 백년가게'를 뜻하는 심벌마크가 말해주듯이 30년 이상 지속 경영을 하고 있는 우수 음식점, 도소매점포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소상공인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으로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 중인 곳 중 100년 이상 존속, 성장 할 수 있는 곳을 뽑는다. 백년가게에 선정되면 점포 별 부족한 분야를 분석해서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동시장에 위치한 금화한복. 처음 인터뷰를 하겠다고 찾아갔지만 사장님이 없다며 한사코 다음에 다시 오라고 했다. 팔달문 근처를 지나다 다시 찾아간 금화한복에서 유재순 여사장을 만났다. 

처음엔 사장님이 아니라고 하더니 알고보니 여사장 유재순이라고 활짝 웃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부모님이 40년 이상 운영한 가게를 물려받아 이정관 유재순 대표 부부가 4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갑게 맞아준 유재순사장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유재순 사장

화려한 한복에 정신이 팔려 직원이겠거니 생각하고 자세히 보지 않았던 유 사장이 그때야 눈에 들어오고 그녀의 곱디고운 얼굴이 정말 한복이 딱 잘 어울리고 한눈에 봐도 정말 고운 얼굴이었다. 

"오래도록 장사를 하면 뭐가 좋아요?"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돈을 많이 벌어서 좋지요." 심플하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그녀는 얼굴 가득 재치가 넘친다. "어려운 점은 없어요?" 하고 물었더니 "장사가 안 되서 어려워요. 요즘은 한복집이 많이 생겼고 대여점들이 많이 생겨서 옷을 사지 않고 대여해서 입다보니 판매가 적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회갑, 칠순, 결혼 등 행사가 많았지만 지금은 한복의 수요가 적어요"라고 대답한다. 

예전에는 한복도 두루마기까지 모두 갖추어 입었으나 점점 반두루마기로 바뀌고 지금은 그냥 멋스럽게 한복 배자를 간편하게 한복 위에 걸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으며 색상과 디자인도 거추장스럽지 않고 실용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눈에 봐도 젊고 미모가 뛰어난 그녀 언제부터 시장에 나온 것일까 궁금해서 장사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금화한복은 처음 시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금화상회로 원단을 판매했다고 한다. 강원도 금화(현재 철원군 김화읍)가 고향인 부모님이 피난을 와서 정착한 곳이 바로 이곳 수원남문 영동시장이었고 금화라는 가게이름도 부모님의 고향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 장사를 시작한 때는 1987년. 양가 부모님끼리 너무도 잘 알고 계셔서 중매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빨리 결혼했고 결혼식 바로 전에 시어머니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새색시 때부터 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연탄불을 떼고 춥고 피곤했던 신혼,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부터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했던 그녀에게 시아버님은 항상 미안해 하며 "새색시를 시장에 내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세대교체로 니가 베테랑이 될 것이다"라고 응원해 주셨다고 한다.

한복 한 벌에 3만원 4만원 하던 시절. 물건 값을 이야기 하면 손님이 "왜 그렇게 비싸요?"라는 한마디에도 얼굴이 빨개지고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손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뒤로 돌아서서 있었다고 한다. 장사를 처음 해본 그녀는 손님이 그렇게도 무서웠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손님이 오면 무서워서 말을 못했는데 요즘은 손님이 안와서 못 판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시아버지 말씀대로 베테랑이라고 자부한다. 맨날 보는 것이 한복이고 만지는 것이 옷감이라며 한 번에 손님의 속마음을 읽어서 그 손님에게 딱 맞는 한복을 내놓으면 두세 벌 사이에서 결정이 난다고 한다. 
50센티는 자 90센티 마 - 옷감의 칫수를 재는 오래된 자도 꺼내서 시어머니 때부터 쓰던 물건이라고 보여준다.

50센티는 자 90센티는 마. 옷감의 치수를 재는 오래된 자를 꺼내서 시어머니 때부터 쓰던 물건이라며 보여준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주문물량을 맞추느라 삯바느질하는 집에서 밤새 옷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완성되면 받아다 포장해서 보내기도 했었다고 호황을 누렸던 시기를 회상한다. 지금도 한 쪽에는 시어머니 때부터 쓰던 대나무 자로 옷감을 재고 있다며 꺼내서 보여주기도 했다. 직사각이었던 자가 둥글게 마모되었다. 갈라진 자는 두 가지 종류인데 '50센티는 한 자', '90센티는 한 마'라고 한다. 모시 종류는 '자'로 한복 옷감은 '마'로 잰다고 했다. 

한복을 잘 고르는 노하우 
'한복을 잘 고르는 노하우' 전문가인 그녀에게 물어봤다. 한복을 고를 때는 피부 톤이 검고 칙칙할수록 어두운 색깔보다 화사한 한복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한다. 피부 톤이 하얀 사람은 진한 색깔이든 화사한 색이든 괜찮다. 다만 어깨가 넓은 사람은 어깨선이 좁아보이도록 절개선을 넣는 것이 잘 어울리고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어깨가 좁고 앞으로 살짝 나온 모양이 한복의 맵시가 잘 살아나는 형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슴이 크고 체형이 뒤로 약간 처진 형은 한복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 예복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손님과 천을 살펴보고 있다.

결혼 예복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손님과 천을 살펴보고 있다.

한복을 고를 때에는 옷 입은 모습을 봐줄 사람과 함께 오는 것 보다 입을 사람 당사자만 와서 고르는 것이 더 낫다고 한다. 한복을 자주 보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 여럿이 한마디씩 하다보면 당사자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여러 한복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우리 전통이 담긴 한복을 판매하며 백년가게가 된 금화한복이 앞으로도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 

백년가게, 한복특화시장, 영동시장, 수원남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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