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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119 구조요청을 해봤어요
2012-11-14 08:55:04최종 업데이트 : 2012-11-14 08:55: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수지

난생 처음으로 119 구조요청을 해봤어요_1
난생 처음으로 119 구조요청을 해봤어요_1

10월의 어느 토요일. 친구와의 만남으로 신나게 길을 가고 있었는데, 저 멀리 한 아주머니와 어린 꼬마가 땅 위의 무엇인가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들여다보는 것 같기도 했다. 무언가 신기한 것이 있나보다 하고 그 곳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아주머니와 꼬마의 사이로 쓰러져 계신 한 분의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그 아주머니와 아주머니의 손녀인 꼬마는 쓰러져 계신 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쓰러져계신 할아버지를 본 나는 너무나 놀랐다. 연세가 90은 되어 보이셨던 노쇠하고 가냘픈 할아버지는 이마와 손등에 피를 흘리시면서 일어서지 못하고 힘겨워하셨다.
지팡이를 짚고 길을 가시다가 지팡이를 헛디뎌 넘어지셨던 것이다. 아주머니와 꼬마가 그 광경을 목격했고, 바로 달려와 할아버지를 도우려했던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내가 나타난 것이다. 말도 제대로 못 하시고, 너무 놀라신 것 같은 모습의 할아버지를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아주머니와 꼬마는 난감해하고 있었다. 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순간 난감했지만, 119라는 번호가 떠올랐다. 아주머니께 신고를 하셨냐고 여쭤봤고, 신고를 하지 않으셨다고 하셔서 나는 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 

한 번도 119에 신고를 해보지 않아서 낯설 법도 했지만, 그 상황에 할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구조를 해드려야겠다는 생각 외에 다른 것은 생각도 안 났다. 119에 전화를 하니 곧바로 전화통화가 되었고, 이름과 상황, 장소를 말씀드렸다. 

신고를 하고나니 한 숨 돌릴 수 있었고, 할아버지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이에 지나가던 아저씨께서 다가오셔서 할아버지를 챙겨드리고, 옆에 있던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피를 닦아 드렸다. 수선해지자 주변 가게 분들도 나오셔서 보고 계셨고, 다행히 할아버지를 아는 분이 계셔서 할아버지의 댁이 이 근처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119를 기다리는 동안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대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은 있으나 어떻게 할 줄은 모르는 사람, 곧 바로 신고하는 사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 멀리서 지켜보고 몇 마디 하는 사람, 그냥 지나쳐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마 할아버지 곁에 사람이 없었다면, 지나쳐갔던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도우려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119를 기다렸고, 신고한 후에 약 10분 정도가 지나서 119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10분은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119 구조대를 보고 신기했던 것은 노인전문구조차가 왔다는 것이었다. 노인의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119 구조대가 따로 있는 것이다. 구조대원분들은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시고, 몇 가지 질문을 하셨다. 나는 더 이상 친구와의 약속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구조대원분들에게 할아버지를 맡기고 이 자리를 떠났다. 

이 날 내내 나는 쓰러져 계셨던 할아버지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할아버지의 멍들어있던 손등과 이마, 그리고 굉장히 얇아서 상처가 나기 매우 쉬워보였던 할아버지의 피부를 잊을 수가 없었다.
젊은 사람들에게 넘어지는 일은 그리 큰 일이 아니다. 또 넘어진다고 해도 약간의 타박상밖에 입지 않을뿐더러 약을 바르면 금방 치료가 된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넘어지는 것도 굉장히 큰 타박상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피부가 얇아서 상처도 크게 난다. 

우리 부모님이 생각나서 마음이 짠해졌다. 내가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도 언젠간 가냘픈 노인이 될 것이고,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젊다는 게 한 밑천'이라는 어느 노랫말의 가사처럼 젊음은 굉장히 큰 힘이라는 것을 느꼈고 건강하게 늙어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를 도왔던 사람들처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전에 주위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목격했을 때, 전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구조대를 신속하게 요청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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