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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성이 커지는 요즘 아이들
요즘 아이들이 점점 의존적으로 변하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2012-11-14 12:51:28최종 업데이트 : 2012-11-14 12:51:2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나는 부모님이 맞벌이셨다. 그래서 방학 숙제의 처음과 끝을 어린 내가 다 계획하고 만들고 꾸며서 방학이 지나고 개학이 다가 오면 멋지게 '최우수상'을 곧 잘 받아오는 어린이었다. 
그때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일찍 일을 나가셨다가 밤에 돌아오셔서 저녁밥을 차리시고, 청소를 분주하게 하시는 부모님께 도와 달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글씨 조차 쓰지 못하셨던 할머니께 도와 달라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주변에 언니 오빠도 없었다. 집안에서 내가 가장 맏손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손재주가 좋아서 방학 숙제를 완벽하게 끝내서 상까지 받아 오는 나를 항상 기특하게 생각하신 부모님이셨다. 그렇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실력대로 숙제를 해 가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 없는 것은 바로 초등학생에게 주어지는 온갖 그림 그리기 숙제부터 양이 많은 방학 숙제들이다. 예전에도 많았지만 지금도 양이 방대해서 부모님들이 도와 주지 않으면 제때 하기가 힘든 편이긴 하지만 너무 남에게 의존적으로 숙제를 맡기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꾀가 더 많아져서일까. 내가 알고 있는 초등학생짜리 여자 아이는 올해로 4학년인데, 반장을 도맡고 있다. 뭐든지 반에서 열정적인 아이는 학교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내주는 포스터 등의 그림 그리기 숙제를 과제물로 가지고 온다. 대충 계산 해보면 일주일에 한가지 씩은 꼭 해 가지고 가야 하는 것 같다. 

의존성이 커지는 요즘 아이들_1
의존성이 커지는 요즘 아이들_1

그럴 때 마다 나에게 와서 아이디어를 함께 낼 것을 요구하며, 심지어는 밑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자기 혼자 하는 것이라고 타일러도 막무가내인지라 몇 번 그림을 함께 그려 준 적이 있었다. 거의 그림의 90%는 내가 했고, 나머지 10%를 도 맡아 했던 완성작품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상을 받았다. 

거의 내가 받은 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상의 맛을 안 초등학생 아이가 계속 해서 도와 달라고 하는 바람에 꾸짖기로 결심했다. 혼자 아이디어를 내고 그림도 자신이 그려보는 연습을 해야지 실력을 늘 텐데, 계속 남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안 좋은 습관이라며 꾸짖을 때만 잠시 주춤했다가 일주일 후에는 또 나를 찾아 온다. 

왜 이렇게 숙제에 목을 매는지 이해가 힘들었지만 요즘에는 숙제 등을 대신 해주는 곳이 많이 생겨나다 보니, 초등학생의 실력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좋은 성과물들을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대행하는 곳에 맡기거나 부모들이 맡아서 대신 다 해주는 것 같았다. 

삐뚤거리는 그림과 글씨 솜씨로 창의성 있는 그림들을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그 나이에 맞는 표현력을 담은 그림은 먼 훗날 어른이 돼서도 고이 남을 추억거리일 텐데 그저 결과물로만 평가를 해서인지 예쁘고 멋진 그림숙제만 탄생하길 바라는 아이들이 많다. 

가끔 시간이 지난 그림 숙제나 일기장을 보면서 옛날에는 내가 이렇게 웃기게 그림을 그리며 글씨를 썼구나 하는 생각들이 나면서 추억 회상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신이 버리는 셈인데, 숙제를 많이 내주는 학교를 탓해야 할지 꾀가 많아진 요즘 초등학생들을 탓해야 할지, 아니면 숙제를 대행 해주는 곳을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의존성이 많아진 아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숙제나 공부 등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지도가 많이 필요해야 할 것 같다. 
다음 주에 또 포스터 그리기 숙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내주길 바라는 초등학생이 찾아 온다면 그때는 아주 혼줄을 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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