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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
2012-11-14 19:57:07최종 업데이트 : 2012-11-14 19:57:0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어제 오늘사이는 월동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이 바람도 제법 차갑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겨울 같은 날씨였다. 
아파트 단지 주변 작은 공원 나뭇가지에서 또는 대로변 가로수 잎의 화려한 자연이 빚어낸 색감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건만 계절이 바뀌어 문턱에 겨울이 이미 와있다. 이렇게 기온이 뚝 떨어지면 각 가정에서는 겨울대비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것이 당연 1순위 주요 과제이다.

해마다 시골에 계시는 시어머님께서 직접 준비하신재료로 손수 담아주시거나 시댁 형님이 김장하면서 조금 양을 더하셔서 주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 팔순을 넘기신 시어머님께서는 연로하시고 한 가정의 주부인 나 스스로 김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있어 아주 조금 5포기정도만 담그는 미니 김장하는 날을 이번 주말로 정하고 가족의 도움을 청했더니 남편이 그냥 조금씩 주문해서 먹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아이들도 아빠의 의견에 찬성표를 찍어면서 금년 김장김치계획은 힘없이 무산되고 말았다. 

보잘것없는 요리 솜씨가 가장 큰 원인이고 지지난해 빙판길에 넘어져 골절을 당했던 오른팔이 추운 겨울이면 아프다고 종종했던 말이 가족모두에게 머리에 각인되었는지 힘든 노동을 사전에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휴일 젓갈은 이미 구매했고 주재료준비를 위한 계획을 미리 짜 두었는데 조금 허탈한 감도 했으나 맛있게 되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하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해방감도 있었다. 

김장통도 말끔하게 씻어서 햇빛에 말리고 냉장고 청소하며 분주한 시간, 택배가 왔다.
두툼한 비닐봉투에 넣은 포기김치가 포대에 담겨서 에어백을 두르고 박스로 포장되어 온 김장김치는 멀리 부산에서 언니가 보낸 언니표 김장김치였다.

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_1
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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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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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_3
언니표 김장김치를 택배로 받다_3

바다낚시로 잡은 검고 작은 물고기(부산에서는 뽈록이라함)를 넣어서 담은 김장김치와 정갈하게 담겨서 온 파김치는 바로 지금 곁에서 버무린 듯 양념냄새가 생생하니 퍼졌다.
쭉 찢어 한입 넣은 김장김치는 맛깔스러운 것이 친정엄마의 손맛이 그대로 전해졌다.

맛있게 두 공기씩이나 밥을 먹었다며 전화통화를 하는 동안에도 언니는 다 먹으면 연락하라 더 보내 줄테니 거듭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항상 언니는 이렇게 베푼다. 그리고 동생인 나는 늘 그냥 받아먹기만 하고 있다. 그저 맛있었다는 말만 하면 흡족해하면서.

금년 김장하는 날로 정했던 내주 주말에는 남편의 의견대로 시골에 계시는 시어머님을 뵈러 갈 예정이다.
그리고 김장김치만큼의 묵직한 사랑비중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언니에게 어울릴 예쁘고 따뜻한 목도리를 사서 택배로 보내야겠다. 

2012년도 한 달 반 정도 남았다. 
내 주변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언제나 도움을 주고 걱정해주는 고마운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언제고 나도 베풀 수 있는 마음과 기회가 되면 시어머님이나 언니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의 힘이 나오련지? 훈련과 수양과 그리고 용기가 필요할 듯하다.

내 가정 내 가족 내 아이들만 챙기고 옆을 돌아보지 못했던 삶이 부끄럽다.
이번 겨울 내내 여기 수원에서 바다낚시로 잡은 '뽈록'의 살이 씹히는 부산김치를 먹게 되어 내입은 행복해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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