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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큼 보여요"…호수공원 앞 미술관 나들이 가요
아트스페이스 광교 개관전, 최정화 작가 ‘잡화’전 열어
2019-04-02 21:15:46최종 업데이트 : 2019-04-03 15:57:52 작성자 : 시민기자   유미희

아트스페이스 광교가 개관전을 열었다. 설치 미술가 최정화 씨의 작품전이다. 지난 3월 29일 개관한 수원컨벤션센터 안에 위치해서 활짝 핀 봄날 호수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컨벤션센터 정문으로 오면 지하 1층에 있지만, 호수에서 걸어 들어오면 1층이라는 느낌이 든다. 마당 앞에는 호수로 연결되는 습지 공원이 있다.

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작품 '오뚜기 알케미'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이용했다.

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작품 '오뚜기 알케미'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이용했다.

컨벤션센터 준공식 날 '잡화'전에 들렀다. 관람 마감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아서  마음놓고 감상할 수 없었다. 다시 전시회를 찾은 날은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좋았다.
 

잡화(雜貨)전은 버려진, 오래된, 온갖 물건들을 모아놓은 듯하다. 아주 오래되고 낡은 것들, 어디서 저런 것들을 찾아냈을까 싶을 만큼 추억의 물건들이 전부다. 그렇지만 찌그러진 냄비와 밥그릇들이 오늘의 번쩍이는 새것들에 비해 조금도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누런 막걸리 주전자와 밥솥들, 온갖 모양의 낡은 생활용품들이 작품이 되어 있다.

시멘트벽에 철사로 만든 소쿠리가 걸려있다. 순식간에 예전의 부엌 풍경이 그려지고 어머니와 식구들이 생각났다. 밥때마다 한 줌씩 보리쌀을 섞어 먹던 때, 밥이 쉬지 말라고 보리쌀 그릇을 바람이 통하는 저 소쿠리에 넣어놓았었다. 줄에 소쿠리를 매달아 놓으면 고양이도 넘보지 못하는 요새가 되었다. 하나의 물건에는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 수 만큼의 스토리가 있는 셈이다. 이 작품전은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오고 젊은 층에는 이런 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 것 같다.

중장년층에게는 따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물건들이 반갑다.

중장년층에게는 따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물건들이 반갑다.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철사 소쿠리. 모든 물건들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추억의 철사 소쿠리. 모든 사물에는 이야기가 있다.

입구에서 처음 만난 것들은 유리관 속에 따로 전시되어 있었다. 작품은 아닌데 소중한 거라 유리속에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얼까 궁금해서 관람중인 어르신께 혹시 아는지 물어보니 나무대문의 빗장이라고 했다. 이런 것 안 보고 자란 요즘 사람들은 모르는게 당연하다고 하며 나이만큼 보인다고 했다. '나이만큼 보인다'는 말이 이 작품전에서는 제대로 맞는 말이다. 물건에 대한 설명을 이름이라도 붙여 놓으면 좋겠다. 젊은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싶은게 더 많다.

어르신 관람객이 나무대문의 빗장이라고 설명해 준 물건이 유리관에 보호되어 전시돼 있다.

어르신 관람객이 나무대문의 빗장이라고 설명해 준 물건이 유리관에 보호되어 전시되어 있다.

벽면 TV에서는 최정화 작가가 이 작품전을 구상하고 물건들을 찾아다닌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름만 듣고는 작가가 나이든 여성인줄 알았다. 화면에 보이는 작가는 민머리 스타일의 건장한 남자였다. 사소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빛의 묵시록'이라는 작품은 여러 종류의 스탠드를 이용했는데 시민들이 집에서 안쓰는 스탠드를 기증해서 만든 시민참여 작품이다. '나의 빛이 너의 빛을 만나 우리의 빛이 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작품 '빛의 묵시록'

작품 '빛의 묵시록'

온갖 냄비와 그릇과 주전자 같은 물건들을 아름답게 연결하고 배치해 만든 '타타타'라는 작품도 많은 사람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플라스틱 뚜껑을 잇고 조합하여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코스모스+만다라'는 가족들이 모여서 놀이로 즐기기도 했다.

냄비와 솥과 주전자들이 재미있게 얽혀있다.  작품 '타타타'

냄비와 솥과 주전자들이 재미있게 얽혀있다. 작품 '타타타'


플라스틱 뚜껑을 연결하는 놀이에 엄마와도 아이도가 빠져든다. 작품 '코스모스+만다라'

플라스틱 뚜껑을 연결하는 놀이에 엄마와 아이도 빠져든다. 작품 '코스모스+만다라'

전시회는 내부 전시실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다. 전시장 밖에도 대형 작품들이 많다. 전시장을 나오면 호수공원 쪽에 생태습지가 있다. '달팽이와 청개구리'라는 작품이 있는데 느림과 도약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숲의 작은 생명을 모티브로 했다. 다시 왼쪽으로 걸어가면 '새집'이라는 작품이 있고 높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수십 개의 새집을 이어서 설치해 놓았다. 1층 야외 전시장에는 붉은색의 '숨 쉬는 꽃'이 계속 펼쳐졌다 접히면서 지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컨벤션센터 정문에는 온갖 맛있는 과일들이 함께 열려있는 '과일나무'라는 작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삶의 건강함과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수원컨벤션센터 정문에 서 있는 작품 '과일나무'가 방문객들 즐겁게 맞이한다.

수원컨벤션센터 정문에 서 있는 작품 '과일나무'가 방문객을 즐겁게 맞이한다.

최 씨 작품은 아트스페이스 광교 외에도 컨벤션센터 건너편의 광교 엘포트 아이파크 지하 1층에 '바오밥나무'가 있고 써밋플레이스 광교 아브뉴프랑 2층에도 '꽃나무'라는 작품이 설치돼 있다. 작품을 실내 전시장으로 한정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무대로 연결한 것은 매우 신선하다.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개관전인 '잡화'전에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전시관에 있는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여 드로잉해 보는 프로그램으로 '미술 실기대회' 프로젝트를  4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있어서 평일 오후 3시, 주말 오후 2시에 각 1회씩 예정되어 있다. 해설시간은 변동될수 있으니 확인하고 참여하는게 좋겠다.
 

4월 9일 오후 3시에는 전시실 앞마당에서 아트스페이스 광교의 공식 개관을 알리는 행사가 있다. 관계자들과 작가가 참석하고 원하는 시민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 밴드연주 등 작은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트스페이스 광교의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ima.suwon.g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광교, 최정화, 잡화, 수원컨벤션센터, 광교호수공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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