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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맘들과 함께 한 라디오 방송
다둥이 맘들의 고군분투 육아 이야기
2016-07-24 07:25:32최종 업데이트 : 2016-07-24 07:25:32 작성자 : 시민기자   서지은
다둥이 맘들과 함께 한 라디오 방송_1
녹음실에서 다둥이맘들과 함께
 
수원 영상 미디어 센터에서 마을 미디어 교육을 받고 얼마 전부터 라디오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티비나 라디오에 나오는 연예인 이야기들이 아닌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라디오 팟캐스트를 만들어 보려고 매 회 수원에 사는 지역 주민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방송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둥이 맘 특집으로 아이 셋 이상을 둔 엄마 셋과 함께 청소년 문화센터 영상미디어 실에 모였다. 둘만 낳아도 다둥이라고 하는 요즘 셋 이상 낳은 이 엄마들의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지, 그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모인 다둥이 엄마 셋은 서로서로 처음 보는 사이로 시작할 때는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무르익어가자 엄마들이라 통하는 그 찌릿찌릿한 공감이 통하여 다른 엄마 이야기에 눈물도 훔치며 수다를 이어가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다둥이를 처음부터 계획을 한 건지, 어떻게 하다 아이들을 셋 이상 낳게 되었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목천동에서 온 김혜영 씨는 본래 아이를 좋아하고 아들, 딸을 낳은 뒤 동성으로 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낳다 보니 셋이 되었다고 하고, 당수동에서 온 박정아 님은 5명의 자녀를 둔 다둥이 맘이었는데 첫 째는 대학교 졸업반 때 낳았고 둘 째까지는 연년생으로 낳았다가 늦둥이로 나중에 아들이나 하나 낳을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셋 째, 넷 째에 이어 다섯까지 낳게 되었다고 한다. 

다둥이 맘들 모두 처음부터 아이를 많이 낳아야겠다 계획을 한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또 하나만 혹은 둘만 낳아야지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자신들에게 찾아온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다 보니 다둥이가 되었다. 이렇게 우연자연히 다둥이 맘이 된 세 명의 엄마들이 셋 이상의 아이를 갖게 되었을 때 주변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다. 

매탄동에서 온 임희석 씨는 "친정 엄마가 처음에 우리 신랑한테 막 뭐라고 했어요. 자식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우리딸이 고생한다고요. 또, 우리 셋째인 막내가 6살까지 모유를 먹었는데 그걸 보고 딸 기운 쪽쪽 빨아 먹는 것처럼 보였는지 보기만 하면 막내 등짝을 때리더라고요." 
임희석 씨의 셋도 그럴진대 다섯이나 낳은 박정아 님 집에서는 어떠했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딸 셋 다음에 넷 째가 아들이어서 그때까지는 주변 반응이 허용적이었어요. 넷이 좀 많긴 하지만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싶은 반응이었죠. 그런데, 다섯 째가 임신 됐을 때는 도저히 주변에 알릴 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우리 애들한테도 알리기가 어려워서 배가 불러오고 나서야 알렸어요." 

다둥이 맘들과 함께 한 라디오 방송_2
서울시 다둥이 행복카드 화면 캡쳐
 
저출산 시대에 다둥이를 낳는 것이 주변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 되어서 다둥이 맘들의 출산 에피소드가 무척 흥미로웠다.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도 많은 요즘 다둥이 맘들을 보니 다자녀가 로또만큼 행운이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자녀들을 키우는데 여러 가지 양육비가 부담이 될 텐게 아무리 감사와 사랑으로 다둥이를 낳아 열심히 키우고 있지만 먹는 것 하나에서부터 다둥이들을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점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특히, 정부에서 지워해 주는 정책들이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다둥이 맘들의 공통된 의견은 가스, 전기료 등이 할인되지만 가정 경제에 큰 도움이 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교육비 지출이 크다 보니 그러한 것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고, 대학 등록금에 있어서 다둥이들에 대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래저래 경제적 지출이 클 수밖에 없는 다둥이들을 위한 좀더 다양한 정부 지원이 실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떤 점들이 가장 힘들었는 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는데, 아이를 하나 키우나 여럿을 키우나 가장 힘든 때는 아이들이 아플 때인 것 같다. 

아이가 여럿이다 보니 한 명이 아프면 도미노처럼 다같이 아픈 다둥이들은 병치레 에피소드 또한 스펙터클 했다. 
"한 번은 아들 세 명은 다같이 특실에 링거 꽂고 입원을 했어요. 한 명이 아프고 나면 다음은 또 다른 애, 또 다른 애 돌아가면서 한 달 여를 병간호 하다 보니 엄마인 제가 죽겠더라고요. 그 와중에 너무 힘이 들어 병원에서 셋을 데리고 퇴원하는 날 남편에게 좀 와달라고 전화를 했는데 바빠서 못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많은 짐을 들고 아이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왔는데 남편이 다음날 아이들 좀 잘 돌보지 그랬냐고 하는 말에 울컥해서 그 길로 집을 나왔었요. 그냥 목적도 방향도 없이 나와서 수원역으로 갔지요. 영화 한 편 보고 나니 갈 데는 없지 14개월 된 막내 젖을 못 먹여서 젖은 땡땡 불어서 아프지 정말 눈물나더라고요. 남편도 속상해서 한 말이겠지만 그 말이 너무 서러워서 무작정 나왔던 일이 가장 기억나네요." 
임희석 씨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는 엄마들의 모두 눈가가 촉촉해 졌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들은 생살에 재를 뿌려 놓고 밟는 것처럼 아프다. 그 아픈 마음으로 아이를 간호하고 이제 퇴원 했는데 돌아온 한 마디가 엄마를 탓하는 말이라면 엄마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게 된다. 그 아픈 마음을 모두 알기에 함께 눈가의 눈물을 찍으며 이야기를 듣고 위로했다. 이렇게 아이들이 아파서 힘들기도 하고, 남편의 속마음과 다른 아픈 말 한 마디가 서운하기 했지만 다둥이를 키우니까 이런 건 좋더라 하는 걸 마지막 주제로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박정아 씨는 "일찍 결혼해서 큰 아이가 저랑 이야기 나눌 말 상대가 되어 주니 좋고, 또 다섯 째 막내가 이제 4살로 어리니까 내가 또 다시 그 아이에게 맞춰 젊어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아롱이 다롱이라고 아이 다섯 마다 다 다른 성격과 기질이 있다보니 그 아이들을 품으면서 내 그릇도 커지고 이해심도 많아지는 게 다둥이의 좋은 점같아요." 임희석 씨는 아이들이 방학 때가 되면 서로 함께 어울려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서로 의지하고 재미있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든든해서 좋다고, 김혜영 님은 어린 아이들이지만 자신이 아프거나 할 때 위로해 주는 걸 보면 나를 위로해 줄 지원군이 더 많아서 행복한 느낌이라고 각각 다둥이를 키우면서 뿌듯했던 점을 꼽았다. 

다두잉 맘 들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육아를 하면서 느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니 하나를 키우거나 여럿을 키우거나 힘들고 어려운 건 비슷하고 다둥이라 행복감과 충만감은 몇 배 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아이들이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다둥이 맘들을 보면서 막연히 아이 여럿을 키우니 힘들겠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둥이 맘들은 힘든 엄마가 아니라 행복한 엄마였다. 

우리 주변에 사는 이웃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라디오 팟캐스트를 만들어 보기 위해 마련한 시간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더 많이 위로 받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둘째를 낳아야 하나 엄마와 여자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던 고민도 깨끗하게 정리되는 시간이었다. 역시 내 옆에 있는 우리 이웃이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힘이다.

#다둥이#라디오#수원영상미디어센터#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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