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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차이코프스키 명곡…봄 언저리 수원하늘 감쌌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2018-05-18 10:58:56최종 업데이트 : 2018-05-19 16:16:3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음악을 즐겨듣는 필자가 귀에 익숙하지 않은 난해한 음악을 얘기할 때 "빈 오선지를 길게 펼쳐놓고 오선지에 콩나물을 휙 집어던진다. 콩나물이 오선지에 제멋대로 내던져지지만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배열된 게 현대음악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필자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음악을 처음 들을 때 그렇게 난해했다. 멜로디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한 시간씩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을 악보를 외워서 지휘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음악을 악보를 보지 않고 지휘하는 지휘자를 지금까지 딱 두 명 봤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Karajan, 1908-1989)과 클라우디오 아바도(Abbado, 1933-2014)가 바로 그 당사자다. 

원주율 π(파이)라는 게 있다. 원 둘레의 길이와 원 지름은 원의 크기와 관계없이 일정한 비를 이루는데 이 값이 바로 원주율이며 기호로는 π로 쓴다. π값은 3.1415926535... 으로 순환하지 않는 무리수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소수점 이하 약 1조자리 이상까지 계산했지만 순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수점 이하 숫자가 불규칙적으로 영원히 이어지는 것인데 학창시절에 π값을 100자리까지 외우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이 사람이 지휘를 공부했다면 말러 교향곡을 외워서 지휘했을 것 같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귀에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억지로 들을 필요는 없겠지만 음악적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면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기도 하다. 지루함을 참고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어느 시점에서 멜로디가 귀에 들어온다. 그 맛에 음악을 듣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모든 음악이 그렇지는 않다. 어떤 음악은 처음 듣는 순간에도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지난 17일 저녁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가 열렸다. 이날 연주회는 비교적 자주 들어 친숙한 음악인 모차르트(Mozart, 1756-1791)의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 베토벤(Beethoven, 1770-1827)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사장조 작품 58',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 1840-1893)의 '교향곡 제5번 마단조 작품 64'이 연주됐다. 

이날 수원시립교향악단을 객원지휘한 공주시 충남교향악단 지휘자 윤승업의 지휘는 화려한 바통 테크닉뿐만 아니라 따뜻한 감성과 열정으로 보는 음악의 즐거움까지 선사해 매 공연마다 음악을 통해 감동을 선사하고 쉽게 잊혀지지 않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이날 모차르트 오페라 서곡을 첫 번째로 연주한후 이어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피아니스트 원재연이 협연했다. 원재연은 지난해 부조니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뛰어난 연주자답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시(詩)적이고 장엄하고 자유로운 협주곡을 완벽하게 해석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명불허전, 윤승업의 지휘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할 때 빛을 발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슬라브적인 우울하고 불안함이 지속되다 강한 힘으로 어두운 운명을 찬란한 희망으로 걷어낸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피날레. 관객은 감동의 기립박수를 보냈다. 명지휘 명연주였다.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는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하고 나면 벅찬 감동이 이어져 앙코르곡을 연주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스승의 은혜'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대신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스승의 은혜를 불렀다. 학창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3',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은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총 4회에 걸쳐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라는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3월 29일에는 구모영 천안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첫 번째 연주를 했고, 4월 19일에는 박태영 전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자이자 현 수원대학교 교수가 두 번째 연주를 했다. 지난 17일은 윤승업 공주시 충남교향악단 지휘자가 세 번째 연주를 맡았고, 오는 6월 20일에는 여성 지휘자인 여자경이 네 번째 연주를 맡는다. 

이번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는 현재 공석중인 수원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채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네 명의 지휘자가 직접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해 지휘자로서 평가를 받는 것이다. 누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새로운 지휘자가 될지 기대된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58회 정기연주회 '스페셜 아티스트 콘서트 4'는 오는 6월 20일 밤에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지휘자 여자경이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모차르트의 '바순협주곡',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수원시립교향악단,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윤승업,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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