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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아름다운 것은 연잎이 있기 때문이다.
'6월 시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가 펼쳐진 북카페 채움터에서
2018-06-12 08:23:05최종 업데이트 : 2018-06-12 14:49:2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11일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이하 휴) 3층 북카페 채움터에서는 '6월 시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행사가 열렸다.

투명하고도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빛과 벽면을 이루고 있는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을 보는 순간 시집 한 권 뽑아 들고 소리 내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시낭송이 펼쳐진 장소라는 분위기 탓이었을까?

시나브로 회원들은 심춘자 시낭송가의 지도로 일주일에 한 번씩 시낭송에 대한 이론과 실제에 대한 수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낭송을 통해 주변사람들에게 삶의 위로와 따뜻함, 희망과 감사를 시를 통해 전하고 느껴보자는 취지로  한 달에 한 번은 오픈된 공간에서 시행하고 있다.

시나브로 낭송동아리는 2016년 3월 휴 등록 동아리가 되어 매주 월요일 오후 두런두런 동아리 실에서 시낭송 스터디를 운영해 오고 있다.

심춘자 시낭송가의 사회로 시작된 공연은 시나브로 회원들이 좋아하는 시를 가지고 시낭송을 시작했다. 채움터 공간에는 잔잔하게 배경음악이 흐르고 회원들의 목소리로 부드럽고 때로는 호소력 짙은 감성의 시어를 입 밖으로 내어 놓을 때 '아, 어쩜 사람의 목소리가 전해주는 감동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브로 공연, 시노래, 채움터

시나브로 주은혜 회원의 독특한 시 노래 공연이 채움터에 울려퍼져 시선을 모으게 된다.

심춘자 진행, 토크쇼, 시낭송 소감

진행을 맡은 심춘자 시낭송가와 시낭송을 끝낸 정현주 회원의 소감, 그리고 시낭송에 대한 첫사랑을 듣는 토크쇼가 함께 곁들여졌다.

의미를 전달하는 시어에 그녀들의 낭송이 덧입혀지자 전달하려는 시의 의미가 절절하게 입체적으로 다가오면서 진한 여운에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다. 누가 시킨 것도 일부러 감정을 일으켜 세운 것도 아닌데 참 주책이다.

따뜻한 봄날의 시를 꽃구경이란 노래로 불린 시 노래를 선보인 주은혜 회원은 노래와 시를 함께 부르고 낭송을 하는 쉽지 않은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분홍빛 모자에 소녀 같은 감성이 깃든 그녀는 여릿한 외모와는 다르게 힘 있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뿜어냈다.

'진흙탕 물에도 물들지 않고/ 힘들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는가// 연꽃이 아름다운 것은 연잎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로 인해 남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대가 더 넓고 크기 때문//
정경희 회원이 낭송한 시 '연잎'에서 중간 중간 생각나는 부분만 적어 본 것이다. 난타 공연과 오카리나 연주에도 재능이 있는 회원으로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봉사활동도 열심히 참여함을 알게 됐다.
그녀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생활 속에서 나누고 실천하는 모범적인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낭송을 배우면서 좋았던 기억이 궁금했다. 조용하면서도 단아한 멋이 풍기는 정현주 회원은 시낭송을 배우면서 멋도 모르고 나간 처음 시낭송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었단다. 몇날 며칠을 남편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랑을 하는 통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때만큼 자신의 어깨가 추켜세워진 적은 없었다며 시낭송하면 떠오르는 자신만의 첫사랑 같은 추억이라고 한다.

소윤서 회원은 그냥 알고 있는 시와는 별개로 내 입을 통해 만나는 시는 또 다른 애착과 감흥을 준다고 한다. 그런 시에 대한 맛을 낭송을 통해 절실히 느끼기에 시낭송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한다.

무엇으로도 굳어버린 감성을 쉽게 살려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시낭송의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굳은 감성을 살려줄 수 있는 충분한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시에 대한 관심도가 하나 둘 늘어가면서 때로는 내목소리를 통해, 또는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에서 스스로 힐링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더욱 시낭송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는 진솔한 이야기를 박순복 회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생물을 전공한 선생님이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중학교 때 생물선생님이 생각나서 반가운 마음에 손을 덥석 잡았다. 면소재지에 하나밖에 없던 중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단체 벌로 발바닥을 때렸다. 그때는 그게 너무 싫었다. 싫기만 했던 생물선생님이 졸업식 날 제자들에게 상급 학교 가서 열심히 배우고 성실하게 생활해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바란다며 교복 값을 주셨다. 형편이 어려운 친구와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가는 친구들에게 선생님은 자신의 월급을 쪼개 주신 것이었다. 그런 기억 때문이었을까, 생물선생님이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잠시나마 나의 학창시절 추억이 회상됐으니 말이다.

시낭송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독 나만의 애송시가 있을까 궁금해서 질문을 해보았다. 오늘 낭송한 '늘 혹은' 이란 시를 애송시로 꼽은 박순복 회원은 낭송을 하기 위해 자주 끌어안고 지내다 보니, 지금은 가장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시를 낭송하면서 만난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을 애송시로 꼽은 정현주 회원은 첫사랑이 마치 이런 기분이라면서 새록새록 그 느낌이 생생하게 기억되어 잊혀 지지 않는다고 한다. 시낭송을 배우면서 무엇보다 주변을 너그럽고 여유 있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 큰 수확중 하나라도 전한다.

시낭송을 하면서 학창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만날 수 있는 공통분모의 시를 접할 수 있다는 것, 시의 내용이 마음에 와 닿을 때의 감동은 내가 나를 위로해줄 수도 있고, 남을 위로 할 수 있는 힘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시나브로 시 낭송 동아리, 북카페 채움터, 시낭송 공연 참여

공연에 참여했던 시나브로 회원들과 진행을 맡은 심춘자 시낭송가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끝으로 진행을 맡았던 심춘자 시낭송가는 시낭송이야말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긍정적 통로라고 전한다. 들려주고 또한 다른 누군가의 시를 듣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고급진 놀이라고 표현하는 시낭송이 토닥토닥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치유의 고급놀이라고 표현해도 좋겠다.

매달 두 번째 월요일에 펼쳐지는 '시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휴에 들러 잠시만이라도 바쁜 생활 속에서 온전히 나에게 주는 휴식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감정의 순환을 도울 수 있는 시낭송으로 인해 행복한 나를 느끼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리라.

북카페 채움터,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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