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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원도서관, 양승본 작가초청강의에 흠뻑 빠지다
재밌고 힘 넘치는 열강, 78세 믿을 수 없어!
2018-10-18 14:33:29최종 업데이트 : 2018-10-19 16:44:31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단풍이 물 들기 시작한 서수원도서관

단풍이 물 들기 시작한 서수원도서관

17일 오전10시부터 서수원도서관(권선구 탑동로 57번길)2층 강당에서 양승본 작가초청강의가 열렸다. 매주 수요일 오전10시부터 12까지 진행되는 '길 위의 인문학'시간으로 이날은 특별강의가 열린 것이다.

그동안 강의를 진행해온 진순분 시인은 "다른 외지의 어떤 명강사보다 우리 수원의 양승본(시인, 소설가)작가는 입지전적 인물로 강의도 많이 해왔으며,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존경스러운 분이다"며 문학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달막한 키에 78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양승본 작가는 '인생과 문학'을 강의 주제로 하여 첫째, 인생은 만남이라고 했다. 석가모니가 제자들과 돌다리를 건널 때 예쁜 여자가 살을 다 드러낸 채 앞에서 막고 있었다 한다. 석가는 주저함도 없이 여자를 살짝 안아 들은 후 자신의 몸을 180도 돌려 내려놓았고, 다리를 건넌 뒤 제자들이 그 기분이 어떻더냐며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석가는 "아까 그것이 사람이었더냐! 정말 여자였더란 말이냐?" 하고 되물으며, 불법에 이미 깨달았다고 한다. 이것이 몰입이란 것이며, 문학에도 몰입해야 이뤄진다고 했다.

또 단테는 베아트리체만 생각하고 사랑하는 몰입 속에 신곡을 썼다며, 만남에서 자기 인생의 길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문학 또한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것은 독서라고 했다. 책에서 엄청난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저도 자랑은 아니지만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리고 문학의 길은 시련이 필요하고 창조가 필요하다며 라이트형제가 새를 보고 비행기를 만들었지만 창조라는 것이다.
양승본 작가의 강의가 시작 되고

양승본 작가의 강의가 시작 되고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문학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선물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문학은 철학이라고 했다. 작가는 제주도 모 대학에 갔을 때 학생들에게 철학이 뭐냐고 물었더니 답이 없었다며, 그러나 지식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콜럼버스가 5백여 명의 군중 앞에 달걀을 세우라고 하자 아무도 없었고, 그때 콜럼버스는 공기집을 깨서 세웠는데 이것 또한 창조라는 것이다.  

작가는 친구 하나가 9억원의 복권을 탔다며 자신에게는 땡 푼도 주지 않고 자랑만 했다고 한다. 이제부터 놀고먹겠다며 직장을 그만 두고 병점의 한 나이트클럽에 가서는 선풍기 앞에 돈을 날려 뿌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게 6억 원을 쓰고 3억 원을 남긴 채 정신적 썩음으로 죽었다며, 모든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하여 경기도 평택에서 살았다고 한다. 열 살 때 6.25사변을 만나 비행기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물 길러 샘에 갔다가 공중에서 사람들이 산산조각 난 채 피를 뿌리며 죽고, 그때 용케도 살아남아 고아가 되어 맨발로 피난행렬을 따라가던 중, 미군의 차에 태워 제주도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곳 고아원에서 고구마 죽을 먹으며 그때 죽 한 방울이 자신의 옷에 떨어졌고, 네 살 박이 아이가 옆에서 "오빠 이 죽 내가 먹어도 돼?"하고 묻기에 한없이 울었던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엎드려 슬피 우는 모습도 보인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게 엎드려 슬피 우는 모습도 보인다.

그때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며, 고아원을 뛰쳐나와 3일을 굶은 끝에 다시 고아원에 들어가 살며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굶주림과 싸우며 하루는 학교 길에 하얀 쌀밥이 보였고, 개골창에서 배를 채운 것은 술 찌꺼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 술 냄새가 진동하자 아침부터 어린놈이 술 먹고 왔다며 뒈지게 맞았다고, 그런 작가의 억울한 사정이 대서특필로 신문에 났더라는 것이다.

작가는 학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장을 따고, 교사시험을 봐 교사가 되고 장학사도 됐다고 한다. 처음 안성고교에 발령을 받고 3학년1반 담임을 맡아 깡패와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고 한다.

지금 같았으면 인권이니 폭력이니 하여 난리가 났겠지만 깡패두목이란 놈을 뒈지게 패버렸고,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학교에 깡패는 없다"고 선언하며, 깡패 없는 학교를 만들었다는 무용담을 들을 때는 통쾌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가르치려면 학생보다 조금만 앞서 보면 된다고, 선생님은 사랑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에 몰입한 모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강의에 몰입한 모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거부와 미국에 유학 보낸 외아들, 미군부대 쓰레기차의 젊은 운전사와 미군부대장부인과의 일화 등 여러 실화들을 소개 했고, 사람은 배려가 있어야 하며 문학에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웃음이라고 강조했다. 뇌가 숨 쉬는 걸 웃음이라 한다며, 뇌가 잘 돌아가도록 항상 웃으며 살자고 했다.

우리는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본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것이다. 모 전자회사에서 15년 동안 강의하며 그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항상 말했다고 한다. 그것이 긍정적인 생활방법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강의 말미에 군대생활 3년 동안 전방에서 대북방송 아나운서였다고 한다. "인민군 장병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당시의 멘트도 재미있고, 첫 휴가를 나오며 썼다는 '꿀 같은 밥'의 시낭송도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다. 매사에 미치는 것이 좋다며 그는 "미치십시오!"라고 했다. 어디서 그런 작은 체구에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나오는지! 강의시간 내내 젊음이 파동 쳐왔고, 한 수강자는 눈시울을 붉히는 가운데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수원도서관, 양승본 작가, 초청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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