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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 수변산책로 단풍에 취하다
단풍철 광교산이 바로 무릉도원, 깃털 말리는 민물 가마우지도 장관
2018-11-04 15:55:26최종 업데이트 : 2018-11-07 10:34:52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가을만 되면 우리 부부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습벽 하나. 바로 단풍구경 하러 떠나는 것. 마치 올해 단풍을 구경해야만 가을을 보낼 수 있다는 듯이. 단풍을 구경하지 않으면 왠지 허전만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이다. 그래서 바쁜 일도 제쳐 놓고 떠나는 것이다. 가을 단풍이 뭐기에.

이제 가을의 끝자락이다. 아내는 단풍 구경하러 떠나자고 성화다. 지난번에는 안산 수암봉을 다녀왔다. 그러나 단풍보다 초록을 더 많이 보고 왔다. 그곳 단풍은 아직인 것. 이번엔 북한산을 가잔다. 수원에서 서울 도심을 지나 거기까지 가려면 무려 3시간이다. 내 생각으론 인근 광교산이나 칠보산을 가면 좋으련만 아내는 멀리 떠나고픈 모양이다.
 
우리가 합의를 본 것은 단풍철마다 단골로 들린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여기 단풍은 우릴 실망 시킨 적이 없다. 단풍 구경으로 합격점이다. 우선 거리가 가까워서 다녀오는데 힘들지 않은데다 단풍색이 다양하고 가장 멋진 풍광은 단풍과 저수지에 비친 단풍 그림자를 동시에 보는 것이다. 여기 단풍을 보면 굳이 내장산이나 설악산, 속리산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에서의 첫사진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에서의 첫사진

노란 단풍이 저수지 물과 잘 어울린다.

노란 단풍이 저수지 물과 잘 어울린다.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는 경기대학교 입구 광교공원에서 출발하여 저수지 둑 왼쪽 오솔길로 출발해도 좋다. 우리가 택한 코스는 저수지 위 고속도로 아래 쉼터에서 광교산 능선 아래 산책길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그러니까 왼쪽은 저수지를 보고 오른쪽으로는 광교산을 끼고 도는 코스이다. 현수교를 지나니 길 위에 야자매트 멍석이 깔려 있어 푹신하다. 이런 길은 산책 피로를 덜 수 있다.

팔각정을 지나 우리가 제일 먼저 셔터를 누른 곳은 노란 단풍과 붉은색 단풍이 어우러진 곳. 단풍 하면 대개 붉은색을 찾게 되지만 노란 단풍잎도 매력 만점이다. 주로 아내가 모델이 되고 내가 사진사가 된다. 풍광만을 넣어 찍기도 한다. 단풍 절경이 물가에 비친 모습을 카메라로 잡으면 마치 작품 사진이 될 듯싶다.

산책로 오른쪽 광교산 쪽을 보면 낙엽에 여러 겹 쌓여 있어 마치 깊은 산속 같다. 사진만으로 보면 설악산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오고 가는 사람을 가끔 만나는데 서로 양보를 하며 통행을 하면 간신히 비껴간다. 이 곳을 찾는 사람을 분석해 보니 부부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가족 단위, 친구, 홀로 산행 순이다. 굴곡이 있고 계단이 있지만 오히려 변화가 재미있고 오르내리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단풍에 취해서 모를 것이리라.
가마우지가 깃털을 말리고 있다.

가마우지가 깃털을 말리고 있다.

혹시 여기가 설악산인가? 여긴 광교산이디.

혹시 여기가 설악산인가? 여긴 광교산이다.

여기 단풍의 특징 중 하나가 노란 생강나무 단풍. 노란꽃으로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인데 단풍철에는 노란 단풍잎이 정겹기만 하다. 이 잎을 비벼 코에 대면 생강냄새가 난다. 한참을 가다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크 전망대 벤치가 나온다. 광교산쪽에서 카메라를 잡고 대화를 나누는 산책객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스파의자에 누우면 튜브 위에서 깃털을 말리는 민물가마우지 장관을 볼 수 있다. 오리와 함께 열병식 하듯 줄을 맞추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저수지 둑에 가까워 오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일까? 다가가서 보니 취수구 근처에서 분수처럼 물이 쏟아진다. 알았다. 녹조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서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간다. 이제 오른쪽이 저수지이고 왼쪽이 광교산이다. 방향이 바뀌니 풍광이 달라져 보인다. 등산은 오던 길을 다시 가면 재미없지만 단풍 구경은 새롭기만 하다. 갑자기 날이 흐려지더니 소나기가 내린다. 단풍놀이하면서 소나기 맞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이런 뜻밖의 경험이 추억이 된다. 팔각정까지 달려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일월공원 특이한 단풍나무. 아래는 깃털모양의 공작단풍이고 위은 당단풍이다.

일월공원 특이한 단풍나무. 아래는 깃털모양의 공작단풍이고 위는 단풍이다.

 나무 아래 떨어진 잎을 비교하여 촬영하였다.

나무 아래 떨어진 잎을 비교하여 촬영하였다.

얼마 전 단풍구경으로는 아직 기대에 미흡했나 보다. 우리 아파트에서 바라다 보이는 일월호수를 찾았다. 이곳은 수원수목원이 들어올 곳이다. 여기에서 뜻밖의 단풍보물을 발견했다. 바로 나무 한그루에서 단풍과 공작단풍을 동시에 본 것, 야외공연장 뒤에서 두 그루를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밑동에서 줄기가 올라가다 갈라지는데 하나는 공작단풍이고 하나는 단풍이다. 줄기를 따라 더 올라가니 공작단풍 줄기가 두 개 더 있다. 나무 한그루에는 새집도 있다. 자연을 자세히 관찰하면 보물을 발견하는 행운도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단풍에 취한 요즘 며칠 동안이었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산야는 아름다운 강산임에 틀림없다. 우리 부부는 내년에도 다시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를 여러 번 찾을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광이 각각 다르니 산책의 맛이 다르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다.

이영관,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단풍, 일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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