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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들어가도 되는 곳인가요?
열린 문화공간 후소를 행궁동 골목길에서 만나다.
2019-03-10 16:27:17최종 업데이트 : 2019-03-11 16:59: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지난주 친구와 차 한잔하자며 만남을 약속한 장소는 팔달문 인근이다. 그 친구는 못골 시장 안에 있는 칼국수를 무척 좋아한다. 착한 가격에 국물 맛도 깔끔하고 구수해서 술술 넘어가는 맛이라고 한다. 장을 볼 때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이 놀러올 때면 일부러 찾아와서 칼국수도 먹고, 주변 화성성곽길을 둘러보는 코스로 늘 이어진다고 한다.

만나기로한 시간보다 갑자기 일이 생겨 늦어진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디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행궁 길로 접어들었다. 이곳은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 주변이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지루하지 않아 걷기에 그만이다. 정말 오랜만에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평일인데도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단체로 온 일반인과 외국 관광객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어 수원의 관광중심지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걷다가 걸음을 멈추면 포토 존이 되는 골목길이다. 남매와 함께 구경에 나선 젊은 엄마는 몇 걸음 가다가 멈추고는 아이들을 둘러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담벼락도 좋고, 조성해 놓은 작은 공원도, 뽑기 앞 상점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옛날 장난감과 군것질 가게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진 찍는 배경이 된다.

늘 가던 골목길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접어들었다. 새로운 건물이 고즈넉하게 눈길을 잡았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여성 둘이 기웃거리며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 들어가도 되는 곳인가?" "엄마, 집이 참 분위기 있다. 그치"  모녀 사이임을 알 수 있는 그녀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선다. 그 뒤를 따라 나도 발걸음을 옮겼다.
열린문화공간 후소 2층에는 오주석의 서재가 마련되어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열린문화공간 후소 2층에는 오주석의 서재가 마련되어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전시가 열리고 있는 열린문화공간 후소 1층에서 그림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전시가 열리고 있는 열린문화공간 후소 1층에서 그림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당을 지나 도착한 건물입구에 문이 스르르 열린다. 누군가 문을 열어주며 반갑게 맞이해준다. 앞서 간 중년의 여성 한 분이 "이 곳 좀 구경해도 될까요?" 하자 사람 좋은 웃음을 남기며 "아, 그럼요. 어서 들어오세요" 라며 기분 좋게 응대를 해준다.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분으로 남창동 99칸 양성관 가옥터이며 이곳이 백내과병원 원장댁을 지난해 수원시에서 매입해 이렇게 문화공간과 오주석 선생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마련되었음을 알려준다.

"1층에서는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시고, 2층에는 오주석 서재를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자상하게 안내해주는 봉사자이다. 오주석은 수원 출신 미술사학자로 옛 그림 읽는 방법과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분이다. 오주석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비롯한 저서에서 옛 그림 감상법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였다.

정선의 작품인 금강전도, 채제공 초상화, 김홍도 작품의 씨름 등 옛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 있어 살펴보기에도 그만이다. 전시장 한 쪽 벽면에 붙어 있는 글귀도 마음이 간다. 옛 그림 감상의 원칙으로 오주석은 옛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저서 및 강의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낀다. 그림은 찬찬히 봐야 한다.", "그림의 대각선 길이 1~1.5배 거리에서 천천히,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바라봐야 한다." 그림에는 문외한이지만 알려준 대로 시선을 잡아 천천히 감상해본다. 옛 그림을 들여다보면 삶의 흔적이 나타나 그것만으로도 좋다. 정감가고 위로도 되고 때로는 즐거움도 느낀다.
열린문화공간 후소의 입구모습으로 정갈하고 분위기 있어 눈길을 끄는 행궁동의 명소가 될 것 같다.

열린문화공간 후소의 입구모습으로 정갈하고 분위기 있어 눈길을 끄는 행궁동의 명소가 될 것 같다.

2층에는 오주석의 서재가 마련돼 있다. 생전에 사용하고 손 때 묻었던 책상과 두툼한 컴퓨터도 고스란히 진열되어 있다. 밖이 한 눈에 들여다 보여 참 좋다. 그 옆으로 미술사 자료실을 이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도 있다. 오주석선생의 저서와 관련된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주말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내가 그리는 옛 그림 자율체험 코너도 있다. '영통동구도', '채제공초상'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색칠해 보는 것이다. 자신이 색칠한 작품은 가져가면 된다.

옛 그림은 어디까지나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이다. 학문으로 대할 때에는 까다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한 인간의 혼이 담긴 살아 있는 존재로 대할 때 우리의 삶을 위로할 수 있다는 오주석 선생의 메시지가 자꾸 맴돈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앞서 간 모녀지간의 여성이 마당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을 둘러  보니 어떠세요? 라고 물어 보았다. "예전에 이 근처에서 살았어요. 이사를 갔는데 그 전에는 이런 곳이 없었는데 새로운 곳이 생겼네요. 그림 전시도 볼만했고, 무엇보다 건물과 주변경관을 잘 꾸며놓은 것 같아 자꾸 눈길이 가요."

행궁동에 왔다면 들러봐도 좋을 공간을 찾아낸 것 같다.  찾아가 즐기고 문화공간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꼭 들러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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