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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그리고 효의 도시 수원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5-08 09:05:43최종 업데이트 : 2018-05-08 10:47:02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날은 공휴일이 아니므로 이 땅의 대부분 아들·딸 들은 5일부터 시작된 연휴기간에 부모님께 다녀왔을 것이다. 카네이션을 고르는 모습에 괜히 내가 뿌듯하다. 그리고 마음 한 편이 허전하다.

 

나의 부모님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어머니는 2012년 봄, 아버지는 2013년 봄에 육신의 삶을 끝내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삼우제를 끝낸 후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는 딱 1년만이라도 더 버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시 아버지는 4년째 식물인간 상태로써 호스를 통해 미음 같은 음식물을 간신히 섭취하고 계셨다. 의사는 이제 곧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 고맙게도 아버지는 우리들의 소망대로 1년을 더 사셨다. 그러나 그건 우리들의 욕심이었을 것이다. 의료 기계에 의지해 연명한 그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부모님이 모두 가시자 하늘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는 선배의 말이 공감됐다. 그랬다. 정말 저승과 이승 사이에서 온몸으로 우리들을 막아주셨던 존재인 부모님이 가시자 '이제 내 차례로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어버이날이 돌아왔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신록은 햇빛을 받아 저리 밝게 빛나는데 두 분은 우리 곁에 안계시다. 그저 가게에 쌓인 카네이션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우리 수원의 옛 터전에 있는 용주사엔 국가보물인 '부모은중경' 목판이 있다. 부모은중경의 내용은 아이를 배어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 해산함에 이르러 고통을 받으신 은혜, 자식을 낳고서야 근심을 잊으신 은혜, 쓴 건 삼키고 단 건 뱉어서 먹여주신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신 은혜, 젖먹이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은혜, 목욕․세탁으로 더러움을 씻어주신 은혜, 멀리 떠나가면 근심 걱정하신 은혜, 자식을 위해 모진 일 하신 은혜, 임종 때에도 자식 위해 근심하신 은혜 등 10가지다.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자식인 우리를 위해 전부를 희생하신 어버이의 거룩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시대지만 이 땅의 모든 어머니, 아버지들은 모든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마땅히 효심으로 공경해야 한다.

 

따라서 어찌 5월8일만 어버이날로 할 것인가? 1년 365일 항상 어버이께로 향한 효심을 가지고 살아야 인간된 도리라고 할 것이다. 다만 '먹고 살기 바빠서'란 핑계로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참으로 송구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나처럼 돌아가신 다음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는 말일이다.

1795년 을묘년의 능행차 때 열린 혜경궁 회갑연에서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는 정조대왕 모형(화성행궁 봉수당 조성)/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1795년 을묘년의 능행차 때 열린 혜경궁 회갑연에서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는 정조대왕 모형(화성행궁 봉수당 조성)/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우리 수원엔 정조대왕의 거룩한 효심으로 축성된 화성과 행궁이 있으며 그 효심으로 인해 오늘의 수원이 탄생됐다. 정조대왕은 뒤주 속에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을 수원 화산으로 이전한 뒤 화성과 화성행궁을 만들었으며 재위 기간 총 13차례나 수원으로 행차를 하셨다.

 

특히 1795년 을묘년의 능행차는 일찍이 남편의 죽음을 겪은 뒤 33년이란 세월을 홀로 살아온 어머니 혜경궁의 수원 화성행궁 회갑연을 위한 행차로서 화성행궁에서 수원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도 많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참배하러 오는 정조임금의 능행차가 빈번하자 오죽하면 "간신히 능참봉 자리 하나 얻었더니 임금님 행차가 한 달에 스물아홉 번이더라"는 능참봉의 한탄이 수원지방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을까?

 

'효의 도시' 수원엔 정조임금이 송충이를 깨문 전설이라든지 지지대 고개와 관련된 이야기 등 재미있지만 숙연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효행공원, 효원공원 등 효를 기념하는 공원도 조성돼 있고 연중 효 관련 행사와 잔치가 열린다.

 

가정의 달 5월, 내 부모가 안 계신다면 이웃의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모시며 못 다한 효도를 해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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