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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조선시대엔 할아버지 군인도 있었나보네?”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6-21 11:08:58최종 업데이트 : 2018-06-21 11:48:47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아직 수원화성문화제가 석 달 보름이나 남았는데 수원시내 버스 정류장엔 벌써부터 정조대왕 능행차 교통통제를 알리는 자막이 떠 있다. 좀 이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수원시가 그만큼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를 미리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여서 한편으로 흐뭇하다.

 

내가 활동하는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에서도 지난 월례모임 때 이번 화성문화제 능행차 시민퍼레이드와 시민 기부금 모금운동에 참여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화성연구회는 수원화성문화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단체다. 회원들은 2001년과 2002년 연이어 능행차에 참가했으며 그 후로는 시민 퍼레이드에 참여해 몇 차례 1등도 차지한 바 있다. 작년에도 회원들이 시민 기부금 모금운동에 참여했다. 퍼레이드에도 동참했다.

지난 2001년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에 참여하고 화산릉 참배까지 마친 화성연구회 회원들.(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지난 2001년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에 참여하고 화산릉 참배까지 마친 화성연구회 회원들.(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나와 화성문화제의 인연은 길고도 깊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인 1970~1980년대 화성문화제(당시는 화홍문화제) 백일장은 수원 지역 최고의 문학행사였다. 아쉽게도 지금은 없어졌지만 여기서 상을 받은 학생들이 후일 수원문학계를 이끌어 가는 중추가 됐다.
 

백일장 장소는 광교저수지 아래 현재 광교공원으로서 당시엔 수원유일의 수영장이 있었다. 가을이 되면 수영장 주변은 백일장을 열기 딱 좋은 사색의 숲으로 변신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여기서 장원을 했다. 제목은 '회상(回想)'이었는데 이것도 유명세라고 그해 가을엔 몇몇 교회 중·고등부와 청년부에서 마련한 문학의 밤에 초대됐다. 여학생들에게 편지도 받고.

재미있는 것은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 한국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문학' 신인상에 입선한 적이 있는데 그 직후 이 백일장 심사를 맡았다는 것이다. 고작 스무 살 때의 일이다. 1978년 월간문학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한 후엔 수원문인협회 회원으로서 매번 심사를 맡았다.

 

그래서 내겐 '화성문화제' 하면 백일장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은 환경이 바뀐 '광교풀장' 숲,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 묘사된 독일의 어느 숲이 이럴 것이라고 마음대로 상상했던 그 미루나무와 포플라나무 숲이 생각난다.

사실 당시 화성문화제는 심심했다. 화성문화제 및 시민의 날 기념식과 팔달문 타종, 각 학교 밴드부의 시가행진, 불꽃놀이를 빼놓으면 시내에 나와 보지 않은 시민은 행사가 열리는지 조차도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예산낭비라며 불꽃놀이마저 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민선 1기 시장에 당선된 심재덕 시장이 화성문화제라는 파이를 제대로 키웠다.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인 1996년에 화성문화제, 특히 정조대왕 능행차를 본격적으로 재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 백 명에 불과했던 행차 인원규모를 수 천 명으로 확대하고 말도 수 십 필 투입시켰다. 그리고 지지대 고개부터 화성시 융릉까지 가도록 했다.
 

나도 그때 군사복장을 하고 지지대고개에서 융릉까지 걸었다.(수원구간 종착지인 수원고교에서 화산릉까지는 버스로 이동) 행렬은 장관이었다. 국내외 매스컴에서는 난생 처음 보는 이 장관을 다투어 보도했다.

군사복장을 한 이우영 시인

군사복장을 한 김우영 시인

"어머, 조선시대엔 할아버지 군인도 있었나보네?" 2002년 수원화성문화제 능행차에 참여해 이런 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2016년 염태영 시장의 강한 의지로 수원시와 서울시는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 연무대까지 47.6㎞에 이르는 정조대왕 능행차 전 구간을 공동 재현했다.

지난해는 수원시와 서울·화성시가 힘을 모아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을 거쳐 화성시 융릉에 이르는 59.2㎞ 구간에서 정조대왕 능행차를 공동 재현했다. 1795년 을묘원행 이후 222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완벽 재현이었다. 150만여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수원시는 지난해 능행차 재현은 우리나라 거리 퍼레이드 축제 중 최대 규모라고 밝힌다.

 

그리고 정조대왕 능행차를 공동 재현한 수원시, 서울시, 화성시가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국국제관광전에서 UNWTO(세계관광기구), 한국관광학회, 국제관광인포럼, 한국국제관광전 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2018 한국관광혁신대상' 종합대상을 받는 경사를 맞았다. 힘을 같이 모아준 지방정부들과의 공동수상이라서 더욱 뜻 깊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5일부터 7일까지 화성행궁, 연무대, 수원천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린다. 그리고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은 10월 6~7일 열린다. 지난해와 같이 서울 창덕궁에서 융릉에 이르는 59.2㎞ 구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수원시는 이 축제의 정조대왕 능행차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시킬 계획도 수립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 행사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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