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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 붉은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다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7-09 14:54:36최종 업데이트 : 2018-07-10 14:27:20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나는 행궁동 주민이다. 작년 행궁동에 '입성(入城)'했다.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감싸고 있는 마을이므로 입성이란 표현이 아주 적절하다. 참 마음에 드는 동네다. 집 앞엔 여민각이란 종각이 있고 길을 건너면 화성행궁과 광장이 펼쳐져 있다. 그 뒤는 팔달산이다. 내가 자주 놀러가는 한옥 민박집도 있고 후배의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도 있다. 카페에서는 반찬도 가끔 얻어다 먹는다.
 

팔달문 인근엔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들도 많다. 4000원짜리 순댓국집과 카레덮밥집, 2500원짜리 잔치국수집과 짜장면집, 5000원짜리 콩국수집, 양이 엄청 많은 4000원짜리 칼국수집 등. 또 시장이 가까이 있어 물건을 사기 쉽고 구경거리도 풍부하다. 행궁동 주택가 골목길을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다.

 

요즘 이곳은 수원의 핫플레이스(hot place)가 됐다. 그동안 문화재보호 정책으로 개발이 제한되고 점점 쇠퇴해 가고 있었는데 지난 2013년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열린 이후 이 동네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카페와 음식점, 공방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SNS와 입소문을 타고 젊은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이 동네를 '행리단길'로 부른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카페와 퓨전음식점들이 급증하기 시작해 50여개가 들어섰다고 한다.

 

사실 행궁동은 역사·문화적으로 '수원1번지'다. 화성과 화성행궁, 성신사, 화령전이 있는데다가 정조대왕이 화산릉에 행차할 때마다 여기에서 묵었다. 특별과거 시험이 실시됐고, 을묘년(1795) 정조대왕 행차 때에는 혜경궁 홍씨 회갑연이 열렸다. 지금도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들이 행궁광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개막식

개막식

또 여성으로서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 개인전을 연 화가 나혜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에 주민들은 10년째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를 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됐다.
 

올해는 취재 목적이 아니라 행궁동 주민으로서 행사를 즐기러 개·폐막식에 참석하고 '아카이브, 마을축제 10년을 기록하다' 전시도 관람했다. 한학자인 황미숙 씨가 기획한 아카이브 전은 문학인의 집 2층에서 열렸는데 10년 동안의 기록을 꼼꼼하게 모아놓았다.
아카이브 전시회

'아카이브, 마을축제 10년을 기록하다' 전시회

이 전시회를 통해 2회째까지는 조각가 이윤숙 씨 등 미술인들이 중심이 된 거리미술제('나혜석 생가 거리미술제-붉은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다')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었다. 세번째 행사부터는 주민중심의 축제로서 축제명을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붉은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다'로 바꿨다.

 

아카이브 전을 본 후 생가터에서 열린 개막공연을 관람했다. 개막식에서는 박경현무용단, 금빛합창단, 가수 김승란, 시민극단 수원 재현배우학교 단원들의 공연과 제3회 행사의 운영위원장이었던 유선 시인의 축시낭독 등이 이어졌다. '찬란한 햇살 같아라, 잔이 찰찰 넘치네'란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또 염태영 수원시장과 수원시 최초의 여성 시의회 의장인 조명자 의장의 축사도 큰 박수를 받았다. 염 시장은 조이화 운영위원장과 한창석 주민자치위원장의 노고를 치하한 후 "나혜석 선생이 남긴 작품과 사상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축제로서 특히 주민들이 기획하고 참여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 행사를 통해 나혜석이라는 선각자의 정신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이화 위원장은 "이 행사가 나혜석 선생을 재인식하고 재평가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나혜석기념관 건립, 인계동 나혜석거리 명칭을 이곳 행궁동으로 가져오는 것이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혜석 생가터

주민들이 만든 작약꽃밭

화가, 문인, 민족운동가, 여성운동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나혜석을 조명한 관련 도서전 '나혜석을 읽다'와 '정월 나혜석 이야기' '골든벨 나혜석을 따라 걸으며 퀴즈풀기' '나혜석 글 낭독회' '체험프로그램'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행궁동 주변 곳곳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8일 끝났지만 관련 전시회는 7월 31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시간 될 때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참, 폐막식이 끝난 8일 밤 9시, 행궁동 골목에서 행궁동행정복지센터 장성임 행정민원팀장을 만났다. 그 늦은 시간에 딸과 함께 행사 현수막을 떼러 다니고 있었다. 그는 7일 밤 통닭골목 차 없는 거리 행사에도 직원들과 나와 있었다. 주민들의 열정과 공무원들의 노고가 함께 어우러지는 행궁동, 참 좋다.
폐막공연

폐막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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