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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무예24기 배워보실래요?”
언론인 김우영
2019-04-19 18:02:44최종 업데이트 : 2019-04-19 18:03:13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무예24기 배워보실래요?

[공감칼럼] "무예24기 배워보실래요?"


여름 무예교실에서 무예24기를 배우는 시민들

여름 무예교실에서 무예24기를 배우는 시민들


지난해 5월 본란에 '수원은 무(武)의 도시'란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어느덧 환갑 지나고 진갑도 지났지만 아직도 긴 칼을 들면 가슴이 설렌다'면서 인적 드문 새벽 화성행궁 신풍루 앞마당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칼을 휘두르며 땀 흘리고 싶다는 마음을 내 비치기도 했다.

그런데 화성행궁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갖다가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 날이 풀리면 시작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 치고는 드물게 곧바로 실천에 옮겨졌다.

당시 의기가 투합한 이들은 나와 한동민 화성박물관장, 서주호 (사)화성연구회 부이사장, 황인욱 화성연구회 회원 등이었는데 한 관장이 화성 안에 사는 이웃 주민들 몇 분을 더 모셔와 현재는 총 8명이다. 이들은 지난 4월16일부터 아침 7시(화요일~금요일)에 화성행궁 신풍루 앞 마당에서 최형국 사범의 지도로 수련을 하고 있다.

최형국 사범은 현재 수원시립공연단의 무예24기 시범단 책임자를 맡고 있는 무인(武人)이지만 2011년 '조선 후기 기병의 마상무예 연구'란 주제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로 무예사 주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문화사·전쟁사·무예사를 연구해 왔다. 문무를 겸비한 귀한 인재다.

지은 책만 해도 <친절한 조선사> <조선무사(朝鮮武史)> <승마와 마사> <정조대왕 무예신체관 연구> <조선후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 <정조의 무예사상과 장용영>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무예 인문학> <병서, 조선을 말하다> 등 기억하기 어렵다.

이런 인재를 지도 사범으로 모셨으니 이제 열심히 수련하는 일만 남았다. 아침 7시 가벼운 복장에 목검을 손에 들거나 등에 멘 이들이 화성행궁 신풍루 마당으로 모여든다. 굳이 수련 장소를 이곳으로 잡은 것은 여기가 수원화성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화성행궁 신풍루 좌우에는 행궁을 수비하는 최정예 장용영 군사가 근무했던 북군영과 남군영이 있다. 또 마당 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어서 발목이나 무릎 부상 위험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들 초보자들이라 완전 기초부터 연습하고 있는데 충분한 스트레칭과 무예 24기 검법 기본 동작들을 통해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여 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처음 며칠은 몸살이 난 것처럼, 팔·다리·허리·어깨가 아프다면서 동작을 따라 할 때마다 모두들 "에그그그..." 비명을 지른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래도 몸이 예전 같지는 않다. 남들은 나이 들어서 그런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생각으로는 펄펄 날아다닐 것만 같은데 말이다. 하긴 무예24기 수련을 하지 않은 세월이 10여년이 훨씬 넘었다. 그러니 당연한 현상이다. 한 보름만 잘 버티면 괜찮아 질 것 같으니 견뎌보자!

처음 무예24기를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경상도 쪽에서 수련하던 이를 만났다. 아마 지금의 내 나이 쯤 된 듯싶은데 흰머리를 휘날리며 '본국검' 시연을 마친 그분에게 "왜 무예24기를 배우고 칼을 잡게 됐습니까"라고 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멋있잖아요!" 지금의 나에게 누가 이런 질문을 한다 해도 더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 나도 멋있게 보여서 칼을 잡았고 본국검, 제독검, 조선세법 등을 배워나갔다. 지금은 모두 까먹었지만 과거 십 몇 년간 무예24기에 빠져들어 제법 열심히 수련했었다. 내가 뭘 그렇게 오래도록 수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새벽 5시부터 공원에 나가 한 시간 정도씩 목검을 휘두르다가 진검을 구해 대나무와 짚단 베기에도 도전했다. 몇 번은 시범공연에도 나가서 어수룩하나마 배운 바를 뽐내기도 했다.
 2006년 제43회 수원화성문화제 '야조' 공연에 출연한 필자

2006년 제43회 수원화성문화제 '야조' 공연에 출연한 필자


그리고 전기한 것처럼 10년 넘게 칼을 손에서 놓았지만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매일 오전 11시에 펼치는 무예24기 공연을 보면 온몸에 기운이 솟았다. 몸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나 뿐일까? 대다수 남자들의 로망중 하나가 검을 멋지게 쓰는 것이다. 어렸을 때 봤던 영화나 드라마의 영향일 것이다.

무예 24기는 정조대왕 명으로 편찬된 무예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된 24종류의 무예다. 정조대왕이 아들에게 양위한 후 내려와 살려고 했던 수원 화성에는 장용영 외영 군사들이 배치됐다. 장용영 군사들은 그 시대 최고의 무사집단으로서 무예도보통지의 무예를 수련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보존하고 널리 확산시켜야 할 유산이 무예24기이다. 화성이 무생명체로서 생명을 담는 그릇이라면 무예24기는 거기에 담긴 역동적 생명체다. 그러므로 무예24기를 배우는 것은 역사와 문화를 지켜 후세에 전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아침 풍경은 공원이나 주택가 공터에서 태극권이나 검법을 수련하는 사람들이다. 수원도 공원이나 광장이 무예24기를 수련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으면 좋겠다.

또 수원 화성 안에 시립 무예24기 전수관이 건설됐으면 좋겠다. 이곳에서 전문적으로 후계자를 양성하고 관광객들에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예24기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자원이 되길 바란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언론인 김우영, 무예2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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