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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잘못된 당뇨상식 10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업 교수
2019-05-30 21:44:16최종 업데이트 : 2019-05-31 10:25:21 작성자 :   e수원뉴스
[건강칼럼] 잘못된 당뇨상식 10

[건강칼럼] 잘못된 당뇨상식 10

당뇨병 환자는 밥을 적게 먹고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한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탄수화물인 녹말(글리코젠)은 포도당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음식보다 혈당이 더 올라간다. 이에 따라 오래전부터 탄수화물 대신 혈당을 덜 올리는 단백질이나 지방을 주로 먹는 식사가 많이 권장되어 왔다. 그러나 동물성 지방을 너무 많이 섭치하면 동맥경화증이 많이 생기며, 붉은색 고기에 포함된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합병증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제다이어트'와 같은 육류 위주의 식사는 비록 혈당은 높이지 않지만 동맥경화증이나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촉진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환자는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흰쌀밥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안 되고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당뇨 식사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다. 보리쌀 같은 잡곡이나 현미로 지은 밥이 흰쌀밥이나 밀가루로 만든 식빵, 국수보다 흡수가 느리기 때문에 혈당을 올리는 속도가 늦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평소에 잡곡밥을 잘 먹어온 환자라면 이 습관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 맛이 나는 설탕이나 과당으로,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비만이나 당뇨병에 관련된 대사질환 발생의 위험이 증가된다. 이에 반해 쌀이나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살이 찌거나 대사질환 발생이 증가되지 않는다.

운동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어떤 책을 보면 식후 1시간 정도에 운동을 해 혈당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는 잘못된 얘기다. 밥을 먹고 나면 혈액이 위장관으로 가야 하는데, 식사 직후 바로 운동을 하면 피가 근육으로 가게 돼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하는 주목적은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이다. 특히 근육에서의 지방산 대사를 활성화해 혈액 내 지방산 농도를 낮추고 지방산에 의한 혈관손상을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강조되어야 하는 점으로, 인슐린이나 당뇨약을 쓰는 환자는 운동 중에나 운동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저혈당에 주의해야 한다.

가능한 혈당은 빨리 정상범위 안으로 떨어뜨리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에서 너무 욕심을 내어 한꺼번에 혈당을 낮추면 오히려 증식성 망막병증의 발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혈당을 정상범위까지 떨어뜨리더라도, 2~3개월 안에 목표 혈당까지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1년 정도를 목표로 정해 처음에는 어느 정도 높은 혈당을 목표로 치료하고, 단계적으로 목표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

나이가 많은 당뇨병 환자도 혈당 목표는 낮게 잡는 것이 좋다?
나이가 많거나 이전에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 목표를 상당히 높여 잡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환자에게 저혈당이 나타날 경우 부정맥이 생길 위험이 높으며, 이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반복적인 저혈당은 노인환자의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한편 나이가 많고 당뇨병을 오래 앓았는데도 미세혈관 합병증이 거의 없는 환자의 경우, 앞으로 합병증이 이 환자에 새로 생길 확률은 높지 않다. 이런 환자에게 지나치게 음식을 제한하거나 하루에 몇 번씩 자가 혈당 검사를 시키면서 혈당조절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가 혈당 검사는 하루에 여러 번 할수록 좋다?
자가 혈당 검사는 혈당 조절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적극 권장된다. 특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의 용량이 적절한지를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몇 번씩 혈당을 재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 특히 식후 혈당을 자주 재다보면 혈당을 적게 올리는 음식만 선택하게 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저녁 식후에 간식을 먹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아침 식전에 한 번 정도 재는 것을 권장한다.

저혈당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인 환자에겐 얼른 단 음식을 입에 넣어줘야 한다?
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저혈당이 나타나면 단 음식을 먹게 하면 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인 환자의 입을 통해 단 음식을 잘못 투여하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음식이 들어가 폐렴이 생길 수 있다. 심폐정지나 이로 인한 저산소증의 경우 분초를 다투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심각한 뇌 손상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병원에 얼른 데리고 가 정맥으로 포도당을 주사해야 한다. 응급실로 옮기는 동안 '글루카곤'이라는 인슐린에 반대되는 호르몬 주사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 가족이 교육을 받을 필요도 있다.

인슐린은 한번 쓰게 되면 끊을 수 없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체내 인슐린 생산부족이 대부분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을 평생 맞아야 하지만, 인슐린이 체내에서 일정량 이상 만들어지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쓰다가 중단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당뇨병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거나 다른 전신질환 치료 시 인슐린을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지만 전신질환이 좋아지면 인슐린을 중단하고 있다.

인슐린은 스테로이드처럼 습관성이나 의존성이 생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인슐린은 스테로이드나 마약과 달리 습관성이나 의존성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먹는 약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인슐린을 써서 혈당을 조절하다가 인슐린을 끊으면 인슐린을 쓰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지 인슐린을 써서 이전 상태보다 더 나빠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인슐린을 쓰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안 쓰는 환자보다 당뇨병이 더 심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어떤 종류의 치료법이 필요한지는 그 환자의 병이 가벼운 상태인지 심한 상태인지와는 상관이 없다. 사람마다 당뇨병 약이나 인슐린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특히 인슐린의 경우 개인에 따라 혈당조절을 위해 필요한 양이 서로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인슐린 사용 유무나 인슐린 요구량이 많은 것을 가지고 당뇨병이 심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당뇨병 상태가 가벼운지 혹은 심한지를 판단하는 유일한 지표는 합병증 유무이다.
이기업 교수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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