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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개 좋아요, 수원시 반려견 쉼터”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6-25 11:21:06최종 업데이트 : 2018-06-26 13:24:19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나는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 어렸을 때 여름 시골의 개들이 당하는 수난을 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녀석들의 눈망울을 보면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프랑스 어느 여배우처럼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들을 "야만" 운운하는 식용 반대론자는 아니다. 그건 우리의 오래된 음식문화 중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개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개를 집안에서 기르는 것은 자신이 없다. 온 집안에 날리는 개털도 싫고 분변을 처리하는 것도 귀찮다. 그보다는 그 녀석들과 이별하게 될 것이 두렵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나 부모 자식 간 일지라도 반드시 한번은 이별해야 한다. 죽음이 갈라놓는 것이다. 가족과 다름없는 정을 나눈 동물이 죽은 후, 다시는 볼 수 없는 헤어짐의 고통을 못 이겨 오랫동안 괴로워하는 이웃들을 나는 많이 봐왔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내가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에 다닐 때 서울 해방촌에 살던 먼 친척이 강아지 한 마리를 주고 갔다. 먼 친척이지만 평안북도 선천에 살다가 해방 후 함께 월남했던 이른바 '3.8 따라지'여서 양쪽 집안이 자주 왕래했다. 그 덕분에 나는 어렸을 때 '서울 구경'을 했다. 남산도 가보고 '땡땡땡' 종을 치며 달리는 전차를 타고 창경원도 가봤다.

 

친척이 주고 간 그 강아지 이름은 잊었다. 벌써 50몇 년 전 얘기니까. 눈처럼 흰 강아지였다. 작은 체구인데 얼마나 똑똑했는지 식구들의 말을 다 알아듣고 용변도 잘 가렸다. 용변 후에는 깔아준 신문지에 엉덩이를 문대며 스스로 밑 닦는 모습을 보여줘 동네 사람들이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겨울엔 방안에서 우리와 함께 지냈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던 영리한 녀석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갑작스럽게 죽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그리고 4남매가 함께 앞본동이란 동산에 정성스레 묻어주었다. 작은 나무 십자가도 만들어 무덤 앞에 세웠다. 아주 오랫동안 그리워했다. 지금도 그 녀석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 뒤 집에서 개를 기르지 않았으니.

 

개인적 회고다. 그래서 나는 동물들에게 정을 주기 싫다. 시집 간 딸이 쭈글쭈글하게 생긴 개 한 마리를 집안에서 기르는데 가끔 우리 집에 데리고 올 때도 일부러 무심한 척 한다. 딸도 언젠가는 그 녀석과 헤어져야 하는데 그 슬픔을 어찌 감당할지 걱정이다.

 

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슬픔보다는 현재 함께 살면서 얻는 위로와 행복이 더 큰 법. 반려견 인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17년 전국 1952만 가구 중 전체 29.4%인 574만 가구가 총 874만 마리의 반려동물(개 632만 마리, 고양이 243만 마리)을 기른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려동물 사육마릿수는 2027년 1320만 마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REI는 이에 따른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2017년 2조3322억원에서 2027년 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동물과 관련 용품, 수의서비스, 장묘 및 보호서비스, 보험 등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들이 많다. 전용 레스토랑과 카페, 개 동반 호텔, 전용 피트니스, 첨단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장난감, 돌봄 중개 서비스 등.

 

그리고 지방정부들도 증가하는 반려동물들과 반려인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는 4곳에 반려견 놀이공간을 만들었다. 그동안 광교호수공원, 금곡동 매화공원, 곡선동주민센터 앞에 반려견 놀이터가 있었는데 최근 수원시청 앞 올림픽공원에 또 하나를 추가한 것이다.
 

이번에 개장한 반려견 놀이공간은 722.5㎡ 규모로써 올림픽공원 서쪽 주차장 쪽에 있다. 안전을 위해 대형견과 중·소형견 놀이 공간을 분리했고 놀이 공간을 둘러싸는 1.5m 높이 울타리도 설치했다.
수원시청 앞 올림픽 공원에 마련된 반려견 놀이 공간

수원시청 앞 올림픽 공원에 마련된 반려견 놀이 공간

사실 이곳은 반려견 놀이공간 개장 이전에도 인근 개들의 놀이터였다. 공원 잔디밭은 항상 목줄도 안 채운 개들이 정말 '개 뛰듯이' 뛰놀았다. 개 주인은 그 모습이 흐뭇했겠지만 개를 싫어하는 시민들과의 마찰도 자주 발생하고 민원도 제기됐다. 인터넷 반려견 카페에서 이 문제로 논쟁을 벌이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자기 개를 사랑하는 이들은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배려해야 한다. 나에겐 자식처럼 사랑스러운 개이지만 누군가에겐 위협적인 존재일 수 있다. 실제로 시민들이 개에 물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또 개들이 오줌 싸고 똥 싼 잔디밭에 앉아 쉬고 싶은 사람은 없다.
 

제일먼저 개 주인들의 인식전환이 절대 필요하다. 아울러 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수원시처럼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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