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공감칼럼] "수원화성 달빛동행에서 '인생야경'을 만났어요"
언론인 김우영
2019-06-22 12:09:26최종 업데이트 : 2019-06-22 12:19:04 작성자 :   e수원뉴스
수원화성 달빛동행에서 인생야경을 만났어요

"수원화성 달빛동행에서 '인생야경'을 만났어요"

지난 14일 밤 수원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야간관람 프로그램 '수원화성 달빛동행'에 함께 했다.

밤 7시 30분 쯤 출발장소인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 도착하니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온 10여명이 넘는 모 은행직원들과, 초등학생 아이를 동반한 부부, 연인 등 대개는 젊은 사람들이다. 간혹 50~60대 부부도 보이긴 했지만.
수원화성 달빛동행에 참여한 사람들

'수원화성 달빛동행'에 참여한 사람들. 사진/김우영

놀라운 것은 이날 모인 100여명의 참가자 모두가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참가비 2만원을 입금해 예약을 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주최 측의 권유나 소위 티켓강매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날 화성연구회 회원 3명이 동참했다. 사실 화성에 깊이 심취해 있는 우리들은 해가 진 뒤 화성을 걷는 일이 잦다. 화성야행(夜行)은 낮에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은은한 조명이 켜진 화성 성곽을 걷는 기분은 흡사 꿈속을 걷는 듯하다. 역사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동네 호프집이나 막걸리 집에서 한잔하는 기분은 수원에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수원사람들이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세계문화유산을 지척에 두고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는 입에 착 붙는다. 이게 한두 잔을 지나 서너 잔, 대여섯 잔, 예닐곱 잔으로 불어나서 문제지.

수원화성달빛 동행은 지난 6월14일, 15일에 열렸다. 앞으로 7월12일과 13일, 8월14일과 15일에도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여름밤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야경과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체험하는 고품격 야간관람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수원문화재단의 설명이다. 수원문화재단 박완열 부장은 2014년 시작 이후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수원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실제로 그럴까? 궁금할 때 확인하지 않곤 못 배기는 술꾼 세 명은 신풍루 앞에 모였다가 시간이 되어 행궁으로 입장했다. 인원수가 100명이나 되는 만큼 여러 개 조로 인원을 나누고 해설사들이 동행해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어둡거나 조금 위험하다 싶은 곳에는 재단직원인지 자원봉사자들인지 확인을 못했지만 사람들이 붙어 서서 불을 비춰주며 안내해준다. 안전에도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니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흐뭇해진다.

화성행궁의 야경은 황홀하다. 아니다. 아찔하도록 아름답다. 많은 사람과 함께 서 있음에도 모든 것이 조선시대 시간에 멈춘 듯 머릿속이 텅 빈다. 정신을 차리고 행궁을 거쳐 화령전에 들어서니 작은 국악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화령전 마당에 높이 자란 미루나무 위로 달이 또렷하게 걸려 있다.
화령전에서 열린 국악공연. 사진/김우영

화령전에서 열린 국악공연. 사진/김우영

화성어차를 타고 이동하는 참가자들. 사진/김우영

화성어차를 타고 이동하는 참가자들. 사진/김우영

아쟁 연주를 들으며 달을 바라보니 감동이 인다. 슬쩍 눈물까지 맺히려고 한다. 이렇게 행복한 힐링을 하다가 화성어차를 타고 팔달문을 돌아 연무대로 간다. 여기서부터 방화수류정과 용지까지 달빛 속에서 산책을 했다.

일행들의 감탄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특히 용연에서 바라보는 방화수류정의 자태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인생야경'이란 속삭임도 들린다. 화성성주(城主)도 아닌데 내 마음이 괜히 뿌듯하다. 하긴 사실은 술 취할 때마다 나와 주변 사람들이 성주를 자처하긴 했다.

다시 화성어차를 타고 장안문을 거쳐 행궁으로 돌아왔다. 행궁 유여택에서는 유쾌한 마당놀이가 펼쳐졌다. 밤이 늦었지만 관객들은 손뼉을 치고 추임새를 넣으며 흥겨운 잔치를 즐겼다.
화성행궁에서 공연된 흥겨운 마당극. 사진/김우영

화성행궁에서 공연된 흥겨운 마당극. 사진/김우영

​아쉬움도 있었다. 방화수류정 등 성곽 조명이 좀 약한 듯했고 수원화성야경 1번지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까지 동선을 연결했으면 좋았겠다. 잔잔한 용지 수면에 비친 방화수류정을 감상하는데 갑자기 용지바닥에서 물이 솟아 나왔던 점은 옥의 티다.

또 앞으로는 화성어차를 타고 화성행궁으로 돌아올 때 화홍문·방화수류정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야경이 환상적인 화서문·서북공심돈을 경유하는 것이 좋겠다. 화서문을 거쳐 요즘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이른바 '행리단길'을 거쳐 행궁으로 돌아와 공연을 보게 하면 좋을 듯하다.

동행인들과 단골 카페에 들렀다가 헤어져 집으로 가는 길, 이 프로그램이 연중 매일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수원화성 달빛동행, 인생야경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