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김태실 시인의 '호명 호수'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4-20 19:05:45최종 업데이트 : 2018-04-20 19:05:45 작성자 :   e수원뉴스
김태실 시인의 '호명 호수'

김태실 시인의 '호명 호수'

누군가 깊이 부르는 시간을 지났다. 아니 지금도 호명의 한가운데일 수 있다. 한반도의 4월은 추모가 유독 많으므로. 4·3의 원혼 부르기 후에 세월호의 뼈아픈 이름들을 부르고, 4·19 혁명의 불꽃까지 불러야 했으므로. 그렇게 기억하며 돌아보는 아픈 호명이 우리의 4월을 붉히며 가고 있다.   

호명이란 어쩌면 초혼(招魂)처럼 혼을 부르며 보내는 일. 호수에서의 긴 호명을 보여주는 김태실(1955~) 시인도 그러하지 싶다. 시인은 2004년 '한국문인' 수필 당선과 2010년 '문파문학' 시 당선 후, 수원에서 활발히 창작 중이다. 시집으로 '그가 거기에'를 냈고, 수필집으로는 '이 남자', '그가 말하네', '기억의 숲' 등을 냈다.

시의 호명은 호수라서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호명이 수면의 파장으로 이어지는 상상하면 불린 이름이 더 넓게 퍼지는 느낌이다. 호명이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물무늬를 남기며 더 오롯이 번지는 것이다. 그리움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을 심화시키는 물의 본성 때문이다. 사람이 나고 가는 곳 또한 물이라는 생각으로 돌아보면 더욱 그러하다. 

호명은 이름이자 호수를 부르는 행위로 볼 수 있어 다의적 효과를 발휘한다. 시에서 보면 시인이 어느 호수에 갈 때마다 제의(祭儀)처럼 불러야 할 이름이 있는 듯싶다. '내게 살았던 사랑스런 짐승'이라니, 사랑하는 사람의 표현 중에도 더할 나위 없이 깊이 정든 시간이 담겨 있다. '쉼 없이 나를 부르던' 그 사람, 그런데 '이제 내가 그를 부른다'는 대목에서 떠난 사람의 이름이 다시 무겁게 잠긴다.

그래도 호명하며 기억하나니 이름을 부르는 잠시는 같이한 시간의 부활이다. 그러면서 떠나보내는 반복 속에 산 사람은 또 살아가는 것. 비록 '당신, 한 마디 했을 뿐인데' 금방 '호수 하나'가 '통째로 들어와 앉는 가슴'일지라도 그렇게 추억하며 보내는 행위가 호명에 파문을 더한다. 누군들 사랑하는 사람을 쉽게 보낼까만, 시인에겐 호수에 가면 꼭 부르는 '당신'이 있어서 호명 후에 일상을 사는 힘이 되는지도 모른다.

'다시 오지 않는 사람'을 부르는 날은 짧다는 봄도 길게 느껴진다. 수원의 호수들에서도, 나혜석거리며 수원역에서도 아픈 이름들 높이 부른 4월도 어느덧 하순이다. 분분히 날리는 꽃잎들조차 그 이름들을 부르듯, 기억과 호명의 시간을 함께 하곤 했다. 그렇게 서서 부르던 이름들이여, 이제는 편히 쉬시길.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김태실 시인, 호명 호수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