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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희 시인의 '수원갈비'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4-27 17:44:14최종 업데이트 : 2018-04-27 17:44:43 작성자 :   e수원뉴스
민승희 시인의 '수원갈비'

민승희 시인의 '수원갈비'

5월은 무슨 기념일이 유독 많은 달이다. 5월 1일 노동절부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으로 줄줄이 기념의 연속인 것이다. 잔치 같은 나날 반갑게 만나 갈비를 나누면 좋으련만 그것도 지갑이 두둑해야 가능한 일이다. 웬만해선 먹기 힘들 만큼 수원갈비 값이 세졌기 때문이다.

그런 수원갈비에 민승희(1950~) 시인은 아버지의 모습을 겹쳐 읽는다. 2012년 아시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후, 시인은 조용히 창작활동에 전념하며 정형시의 새로운 개진을 고심하는 중이다. 최근 펴낸 시조집 '눈 위에 눈'에는 교사로서의 길과 부모에 대한 마음을 곡진하게 담고 있어 감사의 달 오월에 어울리는 감동을 더한다.

'수원갈비'는 이미 정평이 난 수원의 대표 음식. 영동시장 골목에 있던 화춘옥에 들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맛있게 먹은 뒤, 수원갈비의 이름이 더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일찍이 수원에 큰 우시장이 있어서 좋은 갈비를 신선하게 댈 수 있었던 것도 큰 이유라고 한다. 여느 지역에 비해 갈비가 큰 데다 맛도 좋아 소문이 났는데, 그 후 수원갈비의 유명세는 계속 높아졌다.

그런 갈비의 주인공 소는 가족 같은 가축이자 가장 충직한 일꾼이었다. 들일을 마치고 외양간에서 쉬고 있는 소를 보면 마음이 짠해지곤 했다. 워낭소리 쩔렁대며 쇠죽이나 풀을 먹고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선한 농부 같았다. 그럴 때면 눈은 얼마나 맑고 크던지, 긴 속눈썹은 또 얼마나 순하게 껌벅이던지…. 장시간 노동으로 묵직해진 그 잔등이라도 쓸어주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황소라면 특히 아버지를 겹쳐볼 수 있겠다. 그러니 시인의 고백처럼 갈비를 먹다가도 '잘 익은 살점 속엔 아버지가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아버지 어깨에서 풍기던 가장의 무게가 황소 등허리에는 더 깊이 얹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뉘엿한 해를 등지고 휘청대던 그 어깨' 같은 갈비 앞에서 목이 조금 메는 건 당연하리라. '빈 술잔 빈 술잔 소리에 명치끝'이 문득 울리듯, 아버지를 가만히 불러보듯.

'모든 메뉴는 일종의 부고(訃告)'라는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일갈에 무릎을 치면서도 우린 고기를 먹는다. 먹는다는 것이 생명의 일이기도 하므로. 특히나 기념일 몰린 5월에는 외식이 많아지니 수원의 갈비집들도 꽤 붐비겠다.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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