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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숙 시인의 '바람개비'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5-26 11:54:42최종 업데이트 : 2018-05-30 15:55:18 작성자 :   e수원뉴스

홍문숙 시인의 '바람개비'

홍문숙 시인의 '바람개비'


신명나게 돌던 남북의 바람개비가 주춤거린다. 평화가 그렇게 빨리 오면 모두의 큰 꿈으로 목 놓아 부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마음의 바람개비를 놓으면 이 땅의 새바람이 우리를 지나쳐갈 수도 있다.

 

바람개비로 또 다른 바람을 찾는 홍문숙(1958~) 시인. 2009년 '차령문학'으로 등단한 후, 그해 '눈물의 지름길은 양파다'라는 시집을 냈다. 201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다시 등단한 후, 지역의 활동 폭도 넓어졌다. 시인은 손수 쓰고 그리고 꾸며서 독특한 시집을 펴낼 만큼 좋은 솜씨의 소유자다. 초등학교 동창 짝꿍 시인과 합동시화전을 연 적도 있으니 앞으로 진진한 기획이 더 나올 것이다.

 

시인이 다닌 인계동의 초등학교 주변은 추억의 창고다. 그 시절이 등장하는 시편만도 여럿이니 당시 수원의 변두리였던 인계동도 흐뭇할 듯하다. 이 시에 나오는 '인계동/골목 안'은 이제 번화한 고층아파트 아래쯤일까. 골목은 사라졌겠지만, 그때의 '라일락'이며 '그 너머에서 아스피린처럼 서 있던 사내아이'는 평생의 아름다운 스냅이다. 그 '아스피린'과 '라일락'이 보랏빛 현기증을 다시 불러내는 것만 같다.

 

'회상도 흔들림 없인 되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더듬는 '열여섯 봄의 하루'… 시인이 왜 '열꽃이 돋'았는지 '손거울'과 '현기증'이라는 표현에서 다 끄덕여진다. 어느 '사내아이'에게 쏠려 확 피어난 열꽃이 얼른 '손거울'을 꺼내볼 때 그리 옮겨갔으리라. 그 순간 라일락도 꽃빛이며 향기를 높여 저를 오래 기억하게 했을지도!

 

한때 그다지도 설레었던 아이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옛 골목을 뒤져보면 이미 다 지난 후니, 놓친 사람이든 놓아 보낸 사람이든 나를 스쳐간 사람이 꽤 많구나 싶다. 그렇게 옛 골목을 돌아볼 때마다 아쉬운 것은 어디나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현실이다. 난개발 도시 '계획'이 '재생'으로 바뀌는 중이지만,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은 책 속에서나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추억의 바람개비를 돌려본다. 미래를 위한 바람개비도 힘껏 돌려본다. 그리운 시절의 '사내아이가 훅' 들어차듯, 평화가 만방에 들어차길 빌며!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홍문숙 시인, 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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