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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시인의 '부드러워지다'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3-09 08:55:45최종 업데이트 : 2018-03-09 08:56:26 작성자 :   e수원뉴스
신경숙 시인의 '부드러워지다'

신경숙 시인의 '부드러워지다'

경칩 지나면서 도처에 봄빛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개구리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봄 개울을 즐겁게 깨우는 때가 되었으니 꽃망울들이 곧 터지겠다. 깊은 산중에는 얼음 뒤끝이 아직 남아 있더라도 도심 곳곳에서는 연두 봄빛이 오가는 눈길을 잡아채며 덩달아 설레는 것이다. 

봄은 자연이 두루 부드러워지는 때. 그런 봄날의 흙과 함께 어머니 마음을 펼쳐 보이는 신경숙(1962~) 시인은 2002년 '지구문학'으로 등단, '비처럼 내리고 싶다' '남자의 방' 등의 시집을 냈다. 수원에 와서 살며 가끔 직접 흙을 만지고 오는지, 속속들이 흙을 깨우고 밭 일구던 어머니의 시간을 돌아보는 마음이 깊이 묻어난다.

어머니와 흙과 봄은 생명의 돌봄이며 가꿈에 아주 잘 어울리는 존재들. 게다가 호미는 어머니의 다른 이름처럼 민요에서도 많이 불리던 도구다. 흙에 가장 가까이 가는 겸손한 농기구라 그 날[刃]이 어머니와 아주 많이 닮았다. 그런 '호미자루'가 '물음표처럼' 보였다니, 시인은 '관절염의 다리'를 끌고 일하시던 어머니 모습에서 걸리는 게 꽤 길었나 보다. 호미가 마치 뭔가 묻기라도 하듯 말이다.

그런 봄날이면 먼저 할 일이 '젖은 땅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겨우내 추위와 씨름하느라 얼고 경직된 땅의 근육부터 풀어줘야 부드러워진 흙으로 씨앗들을 잘 품고 길러내는 것이다. 부드러움은 무엇이든 품고 안고 기르는 근원적인 힘, 모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봄이면 더 깊이 와 닿는 흙의 소관을 톺아보면서 낯선 것들을 더 부드럽게 수용하는 힘부터 길러보자 뇌어본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각질이 생겼다면 봄바람 속을 걸으며 새겨야 하리. 한결 부드러워진 봄기운이 이루어내는 높고 낮은 꽃이며 새순들의 화음을 가슴에 더 담아야 하리.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신경숙 시인, 정자동,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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