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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은 시인의 '달콤한 두려움'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4-13 18:57:13최종 업데이트 : 2018-04-13 18:58:07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시인의 달콤한 두려움 -뽕뽕다리 1

윤주은 시인의 달콤한 두려움 -뽕뽕다리 1

차례 없이 한꺼번에 핀 꽃들이 한꺼번에 졌는가. 꽃들도 정신 차리기 어려운 급변이 잦다. 겨울 못지않은 찬바람이 치고 나면 초여름 날씨로 널뛰기의 연속이다. 뽕뽕다리 같은 것을 다시 건너라는 심술인지, 불안과 불편이 투덜투덜 불평을 부른다.

그렇듯 불안한 다리 위의 시간을 간직한 듯한 윤주은(1966~) 시인.  시집 '입안의 칼'에서도 비중 있는 연작 '뽕뽕다리'로 인생의 주요 지점인 다리의 의미를 담아낸다. 2002년 '창조문학' 등단 후, '내게 꽃이 되라 하지만'을 내고 한참 후 펴낸 시집 속의 '뽕뽕다리'는 그만큼 각별하고 함의도 넓게 지닌다.

얼핏 보면 '뽕뽕다리'는 정겨운 이름이다. 어린 시절의 공포와 불안과 긴장감이 뒤섞인 놀이터이기도 하다. 건설 현장만 아니라 시골 개천의 임시다리였던 구멍 뚫린 쇠다리는 모양만큼이나 신기한 경험과 공포의 다른 세계다. 한때는 웬만한 곳에 놓였으니 새까맣게 입 벌린 발밑의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있으리라.

용인에서 수원으로 '납치되어'온 어린 소녀에게도 '뽕뽕다리'는 더없이 두려웠을 것. 낯선 곳의 학교생활로 입학통지서가 닿았을 때였으니 얼마나 겁나고 떨렸을 것인가. 그런데 '뽕뽕 우는 나를 데리고' '집을 나'서는 '언니'가 있었다. 형제 많던 시절 일찍이 엄마 노릇까지 감당한 언니들은 오빠들과는 전혀 다르게 모성과 여성성의 힘을 보여줬다. 

'발목을 잡아당기던 다리', 다리를 건너야만 만나는 '천국의 설탕에서 건져낸 도넛'과 '샬랄라 치마와 빨간 구두'. 그 '달콤한 골목'은 멀건만, 우는 아우 업어 건네준 '언니' 덕에 맛봤으니 얼마나 달콤했으랴. 인생 또한 그렇다고 시인은 자주 돌아보는지, '뽕뽕 뚫린 구멍마다 환히 켜지는 물소리'를 듣곤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곳은 '모서리마다 굽이치는 물길을 통해야만' 닿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여울목마다/가로놓여 있던' 다리들. 언니 덕에 시인은 '국민학교'부터 잘 다니고 세상 곳곳의 다리도 건너왔겠다. 지금쯤 새 학교 생활에 적응했을 새내기들도 그런 다리 위의 한때를 건너는 중. 삶이란 어떤 다리를 건너면 또 새로운 다리를 만나 건너며 나아가는 길이니…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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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을 노래하다, 두려움, 뽕뽕다리, 윤주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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