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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일 시인의 '바보 안 형安兄'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5-11 20:24:59최종 업데이트 : 2018-05-17 16:40:07 작성자 :   e수원뉴스
김석일 시인의 '바보 안 형安兄'

김석일 시인의 '바보 안 형安兄'

가족모임이 잦을 때라 조금 지친 모습들이다. '스승의 날'은 교사들이 없애달라고 청할 만큼 빛이 바랬으니 모른 척 넘어가겠다. 선생을 언제 어디서든 만나고, 누구나 선생이 될 기회로 진화해가는 '평생학습'도 학교만의 '스승의 날'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하는 듯싶다.

그런저런 삶 속의 뭔가를 툭 건드려주는 김석일(1949~) 시인. 2006년 '한국작가' 신인상 등단 후, '늙은 아들'과 '평택항' 등 세 권의 시집으로 열정적인 시작(詩作)을 보여준다. 소문난 입담의 소유자답게 지역의 다양한 삶을 담아내는 중에도 너스레의 고명이 돋보인다. '갑남을녀의 일상과 애환, 주름 잡힌 삶의 속내까지'(최두석) 들추며 '시와 이야기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최수철) 재미가 남다른 것이다.

이 시도 그런 시편의 하나로 '바보 안 형'을 따듯이 보여준다. 사실 주변을 자세히 보면 꽤 센 척해도 무르기 짝이 없는 속내를 가진 사람이 많다. 약은 줄 알았는데 세상살이에는 우리네랑 어슷비슷한 어리바리가 의외로 많듯이. 어딘가 덜 조여지고 세상 잇속에도 어수룩한 '갑남을녀'는 서로 그런 '바보' 근처에 어우렁더우렁 산다. '바보' 부류에 정이 더 가는 그야말로 인지상정의 사람살이인 게다.

그런데 '언제나 술값도 먼저 내고/궂은 일 도맡아 하던 그가' 당했던 상처는 꽤 컸나 보다. '원망'이 깊어진 날 결국 '모텔 연화장에 투숙'까지 하게 됐으니 말이다. 연화장은 근사한 외관에 아름다운 경치를 두르고 있어 멀리서 보면 박물관이냐고 묻는 수원시의 장례식장. 그곳을 '모텔'이라 부르는 시적 해석은 망자가 잠시 묵었다 가는 저 세상으로의 길목임을 환기한다.

지금은 연두가 초록으로 마구 짙어지는 오월 중순이니 죽음보다 생명이 싱싱 느껴지는 때다. 그럼에도 연화장에서 누군가를 보낸 시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자연이며 우리네 생의 뒤안길을 톺아보게 한다. 많은 이들이 주변의 많은 죽음을 보낸 그곳을 오늘도 찾는 사람이 있겠다. 그렇게 보내고 맞기를 반복하다 문득 내가 갈 길도 짚어보는 것이다.

'하얀 국화더미에 창백하게 누'운 '바보 안 형'. 그의 혼 같은 '흰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으려나. 그간 보낸 이들의 현몽처럼 흰나비 어른대면, 잠깐씩 눈이 시려 먼데를 보리라. 그리운 바보를 더 그리워하듯…    
시 해설 정수자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시인의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김석일 시인, 바보 안 형, 연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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