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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날 광교산 등산 어때요?
산에 오를 때는 마음을 비워야
2017-11-06 13:20:33최종 업데이트 : 2017-11-06 15:51:48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예전에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적이 있었다. 밤기차를 타고 내려가 처음으로 방문한 천년 고찰인 화엄사의 고풍스런 모습을 보고 발걸음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찰을 벗어나 화엄사 계곡으로 노고단에 올랐고 반야봉, 명선봉, 세석평전, 천왕봉까지 종주를 했었는데 천왕봉에서 본 일출을 잊을 수가 없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보는 일출은 동해바다를 뚫고 떠오르는 모습으로 드라마틱하지만 지리산 천왕봉에서 보는 일출은 끝없이 펼쳐진 능선위로 뜨는 장엄한 일출로 가슴을 뛰게 한다. 그 장엄함은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 12번 1악장을 연상하게 한다. 교향곡 9번 '합창'을 작곡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현악 4중주곡은 베토벤 특유의 심오하고 사색적인 작품들로 중후하면서도 예술적으로 원숙한 경지에 오른 곡이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능선을 올라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가족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능선을 올라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가족


일출은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왕봉, 팔달산 화성장대, 광교산에 올라서 보더라도 똑같은 일출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그 장엄하고 드라마틱함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이다. 멀리 있고 높은 산만을 오르는 게 등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알피니즘이 뭔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알피니즘을 알게 되면 동네 뒷동산을 올라도 좋은 등산이 되는 것이고 마음속의 산을 오르는 최고경지의 등산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날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기위해 광교산에 올라보자.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출발해 형제봉, 종루봉, 토끼재, 시루봉, 노루목, 억새밭, 절터약수터를 거쳐 사방댐으로 하산하는 일반적인 코스도 좋다. 요즘 단풍을 즐기려는 인파로 인해 등산로는 줄을 서서 가야할 정도로 붐빈다. 울긋불긋한 등산복은 단풍의 색상과 잘 어울린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김준용 장군 전승비 가는 길목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김준용 장군 전승비 가는 길목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시루봉, 해발 582m)은 고려 태조 왕건이 산에서 광채가 솟구치는 모습을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 해서 광교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광교산은 진각국사가 있던 창성사를 비롯해 89개의 암자가 있을 정도로 수원 근교에서 제일가는 명산이다. 수원의 젖줄인 수원천이 발원하고 있으며 수원시민을 품어주는 정신적 고향과도 같은 산이다. 수원에 산다면 광교산에는 반드시 올라야하고 수원여행의 종착점도 광교산이다.

등산로 곳곳은 친환경 공법으로 산림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었지만 산이 자정할 수 있는 능력보다 등산객이 훨씬 많다 보니 등산로는 깊이 패여 뿌리가 드러난 나무들이 신음하고 있다. 뿌리가 드러난 나무들은 흙으로 덮어주지 않는 한 곧 생명이 다할 것이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광교산이 파괴되어가고 있음이다. 우리시대에 더 이상의 파괴를 멈추어야한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광교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종루봉 아래 등산로에 있는 김준용 장군 전승지 안내 간판에서 잠시 땀을 씻으며 지켜보니 뭐가 그리 바쁜지 간판에 눈길을 주는 등산객이 별로 없다. 등산도 하고 문화재도 본다면 더 유익 할 텐데.

산행을 할 때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산행 속도를 조금 줄이고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면 나무가 보이고 숲이 보인다. 길가의 야생화가 눈에 들어오고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귀가 열리고 산행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이다.

산을 오르다보면 진상 등산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산에 오르면서 주변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천박하게 떠들어 대거나, 좁은 등산로에서 마주쳐도 양보하는 미덕이 없다. 두 명이 횡대로 걸으면서 등산로를 독점하는 몰상식한 경우도 많다. 마주 오는 사람에게도 뒤에서 가는 사람에게도 비켜갈 틈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가을을 담은 사방댐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 가을을 담은 사방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수고하세요' 산행 중 마주치는 사람과 인사를 하는 경우도 보기 힘들다. 세상인심이 산에서도 그대로다. 이런 사람들은 산을 대할 때도 경망스럽고 작은 산에 오르면서도 정복했다는 오만함이 가득하다.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되면서 황폐화되어간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경외심을 가질 뿐 교만하지 않다. 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깊어가는 가을날 광교산에 오르며 가을을 즐겨보자. 넉넉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숲을 보면서 산행을 하면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광교산, 수원여행,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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