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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능행차길을 걸어봐요
지지대고개부터 만석거까지 효행길 걷기
2018-03-05 18:12:57최종 업데이트 : 2018-03-11 12:05:4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지난해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인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조선시대 최대의 왕실행차였던 '정조대왕 능행차'가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수원시를 경유하고 화성시 융릉까지 222년 만에 처음으로 59.2km 전 구간에서 재현되었다. 현재 재현하고 있는 정조대왕 능행차는 1795년 윤2월 9일부터 16일(양력 3월 29일 - 4월 5일)까지 정조대왕이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 화성행궁을 방문할 때의 행렬을 그림으로 그린 반차도와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행행도 8폭 병풍 중 '환어행렬도'를 바탕으로 재현한 것이다.

1795년 정조대왕 능행차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행차하던 길이 많이 바뀌었다. 수원의 북쪽 관문인 지지대고개는 1974년 도로를 확장하면서 고개를 약 5미터 가량 깎아 내렸고 굽었던 길을 곧게 폈다. 바로 길가에 있던 지지대비는 가파른 계단 위에 홀로 서게 되었다. 정조대왕이 행차 중에 머물렀던 '지지대'는 훼손되고 '지지대(遲遲臺)'라고 쓴 주필대만 계단에 남아있다. 
정조대왕 행차로가 시작되는 지지대고개, 효행공원에서 바라본 지지대비

정조대왕 행차로가 시작되는 지지대고개, 효행공원에서 바라본 지지대비

지지대비에서 바라보면 넓은 도로 넘어 프랑스군 참전기념비와 효행공원 방향으로 원래의 행차로가 있었다. 그 행차로를 따라가면 경기도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노송지대가 나온다. 길 끝에서 다시 국도를 가로질러야 행차로가 고즈넉한 노송길로 이어진다. 현대화로 인한 과거 행차로의 단절은 역사의 단절을 보는듯하다. 

지지대고개부터 현륭원까지 정조대왕 행차로를 필로라고 하는데 현재 수원8색길 중 효행길이다. 지지대고개부터 수원시와 화성시 경계까지 약 12.3km지만 행차로는 융릉까지 이어진다. 이곳도 비행장이 생기면서 행차로가 단절되어 원형을 볼 수가 없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괴목정교 표석, 원본은 수원박물관에 있고 현장에는 복제품이 있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괴목정교 표석, 원본은 수원박물관에 있고 현장에는 복제품이 있다.

정조대왕은 1789년 아버지의 묘를 현륭원으로 옮기고 1800년까지 현륭원을 무려 13번이나 방문했다. 그때마다 지지대고개를 넘어 다녔는데 지지대고개를 넘어가면 더 이상 현륭원 쪽을 볼 수가 없어 지지대고개를 넘어가는 행차가 늦어져 '지지대'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정조대왕은 1795년에 현륭원을 참배하고 나서 돌아가는 길에 미륵현에 당도해 미륵현의 위쪽에 앉은 자리를 빙 둘러 대(臺)처럼 되어 있는 곳을 보고는 지지대라고 명명하였다. 이 뒤로는 행행(幸行)하는 노정(路程)에 미륵현 아래에다 지지대라는 세 글자를 첨가해 넣도록 했다. 1796년에 다시 이곳을 방문해서는 고개이름을 미륵현(彌勒峴, 미륵고개)에서 지지현(遲遲峴, 지지대고개)으로 고쳤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고목, 수령 300년이 넘은 보호수인 느티나무와 길가의 플라타너스 나무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고목, 수령 300년이 넘은 보호수인 느티나무와 길가의 플라타너스 나무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느티나무 맞은편의 미륵당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느티나무 맞은편의 미륵당

이후 지지대고개부터 현륭원까지 정조대왕 행차로 이정표인 표석 20개와 장승 11개를 세웠다. 수원의 관문인 지지대고개에는 고개마루에 지지현 표석과 장승, 고개 약간 아래에 지지대 표석, 지지대 주필대가 있었고 정조대왕 사후인 1807년에 지지대비와 하마비가 세워졌다. 

정조대왕의 효심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길인 효행길은 지지대고개부터 시작하지만 정조대왕 행차로가 단절되어 효행공원에서 시작하면 된다. 길가에는 정조대왕 동상이 있고 경기도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노송 9그루와 키가 크고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어 한적한 옛길 분위기가 난다. 
노송지대의 노송, 이곳의 노송은 경기도 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노송지대의 노송, 이곳의 노송은 경기도 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고목의 숲을 빠져나오면 괴목정교가 나오고 괴목정교 표석이 행차로 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원래 표석은 수원박물관에 있고 복제품이 필로에 있다. 다리를 건너면 길 오른쪽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4그루가 있고 길 왼편에는 미륵당이 있는데 전설이 있을 것 같은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괴목정교를 지나 1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노송 19그루가 서식하고 있는 노송지대가 나온다. 길가 좌우의 노송이 운치 있어 걷기에 좋은 길이다. 솔향기 맡으며 걸을 수 있는 고즈넉한 길이라 더욱 좋다. 

노송지대를 지나 시내를 관통해 걸어야 만석거를 만날 수 있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만석거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만석거는 수원화성을 축성하던 1795년 봄에 축조했는데 그해부터 국영농장인 대유평에서 풍작을 거두었고 농업혁명의 중심지가 되었다. 현재 대유평은 아파트단지로 변해 논 한마지기도 없지만 만석거는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어 역사적 가치를 입증했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만석거, 봄을 맞아 만석거에는 물이 가득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있는 만석거, 봄을 맞아 만석거에는 물이 가득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효행길은 역사문화 콘텐츠가 풍부한 길이지만 길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효행길이라 지정만 할 게 아니라 표석과 장승을 복원해 이야기가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역사적인 스토리와 현대적인 콘텐츠를 결합하면 효행길은 명품길로 탄생할 수 있고 수원여행에서 특별한 볼거리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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