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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가 뽑은 3월의 우수 기사]봄나들이는 화성행궁으로
무예24기 공연도 보고 궁궐 건축도 보고
2018-03-22 12:39:38최종 업데이트 : 2018-04-08 16:57:0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여민각 방향에서 화성행궁을 바라보면 광장이 시원하게 펼쳐졌고 팔달산 아래 아늑하게 안겨있는 듯 하다. 광장으로 들어서면 무예24기의 제독검, 쌍검 등 무술 동작이 바닥에 새겨져 있다. 약간 뒤로는 서장대 성조도, 신풍루 사미도, 낙성연도, 봉수당진찬도가 새겨져 있다. 그림이 크기 때문에 높은데서 봐야 그림의 윤곽을 볼 수 있다. 1795년 윤2월 행사를 그린 화성능행도 8폭 병풍,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의 그림을 광장에 새긴 것이므로 원래의 모습은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봄 햇살이 따사로운 날 광장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광장을 가로질러 홍살문을 지나면 신풍교가 나온다. 신풍교 밑으로는 명당수가 흐른다. 명당수란 궁궐 앞으로 맑은 물을 흐르게 하고 궁궐로 들어오는 관리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 올바른 정사를 펼치게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명당수 위로는 악귀를 막기 위해 금천교(禁川橋)라는 다리를 놓는데 화성행궁 앞은 신풍루 이름을 따서 신풍교(新豊橋)라고 했다. 신풍교를 건너며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난 연후에 화성행궁을 관람하게 되는 것이다.
광장 홍살문 아래에서 바라본 화성행궁, 신풍교, 느티나무, 신풍루가 보인다

광장 홍살문 아래에서 바라본 화성행궁, 신풍교, 느티나무, 신풍루가 보인다

화성행궁 입구에는 350여년이 넘은 느티나무 세 그루가 행궁을 수호하듯 서있다. 궁궐의 조경제도에 의해 품(品)자 형태로 심어진 것이며 삼정승이 나무 아래에서 어진 사람을 맞이하여 올바른 정치를 베푼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냥 바라보면 고목일 뿐이지만 의미를 알게 되면 왜 느티나무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물의 흐름, 다리, 나무에도 의미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 문화재 답사여행은 역사적 스토리를 알아야 보이는 것이 많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오른쪽에는 바닥에 '화성행궁' 현판이 있다. 정조대왕이 1793년 이른 봄에 썼다고 되어있는데 왕의 글씨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텐데 무엄하게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신풍루로 들어가면 좌우에 오색 깃발이 펄럭이며 화성행궁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깃발에도 의미가 있다.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는 동서남북 방향과 사신을 의미하고 황룡이 그려진 깃발은 중앙을 뜻한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로 들어가면 청룡, 백호, 주작, 현무, 황룡 깃발이 맞이한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로 들어가면 청룡, 백호, 주작, 현무, 황룡 깃발이 맞이한다.


신풍루, 좌익문, 중양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화성행궁 정전인 봉수당

신풍루, 좌익문, 중양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화성행궁 정전인 봉수당

화성행궁 안으로 들어왔으니 여기서부터 어떻게 관람하면 좋을까. 우선 사적 제478호인 화성행궁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가자. 1789년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현륭원으로 이장하고 수원에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화성행궁이 건립되었다. 1794년부터 수원화성을 축성하면서 576칸 정궁 형태로 증축되었다. 정조대왕 사후 1801년 행궁 옆에 정조대왕의 진영을 봉안하는 화령전을 지었다. 화성행궁은 일제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다가 1996년 복원공사가 시작되어 2003년 482칸으로 1단계 복원이 완료된 상태다.

국내 최대인 화성행궁은 궁궐 건축의 양식에 맞게 외삼문인 신풍루, 중삼문인 좌익문, 내삼문인 중양문을 통과해야 화성행궁의 정전인 봉수당 앞에 설 수 있다. 봉수당은 화성유수부의 동헌 건물이며 1795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가 열린 공간이다. 정조대왕은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며 '만년(萬年)의 수(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으로 봉수당(奉壽堂)이라 하고 당대의 명필인 조윤형이 현판글씨를 썼다.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혜경궁 홍씨 회갑연'이 재연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화려한 궁중의상, 궁중무용, 궁중음악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화성행궁 유여택

화성행궁 유여택


화성행궁 낙남헌

화성행궁 낙남헌

봉수당을 관람한 후에는 남쪽에 있는 경룡관으로 들어가 혜경궁의 침전이었던 장락당, 정조대왕이 행차시 머물렀던 복내당, 평상시 화성유수가 거처하던 유여택, 비장청, 서리청, 남군영을 둘러봐야한다. 좌익문 앞으로 나와 집사청을 보고 봉수당 북쪽인 노래당을 거쳐 낙남헌으로 간다. 낙남헌은 화성행궁이 파괴될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축물로 의미가 남다르다. 을묘년 원행시 과거시험을 치르고 급제자에게 합격증을 내려주는 행사를 했고, 수원지역의 노인들을 초청해 양로연을 베푼 공간이다. 화성축성이 마무리되고 1796년 10월 16일 낙성연이 열린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정조대왕 진영이 모셔진 화령전 운한각

정조대왕 진영이 모셔진 화령전 운한각

낙남헌 앞에 있는 화령전으로 가 정조대왕 진영을 보고 잠시 묵념을 하자. 어진을 봉안한 정전인 운한각은 팔작지붕이며 단청을 하지 않아 고졸하고 담백한 멋이 있는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낙남헌으로 되돌아 나와 옆에 있는 득중정에서 활쏘기하던 모습을 떠올려본다. 현재 화령전 자리에 화살의 표적이 있었을 것이다. 정조대왕은 수원에 행차할 때마다 득중정에서 활쏘기를 했다고 한다. 

득중정을 지나면 화성행궁의 후원이다. 봉수당 뒤 행각에는 화성능행도 8폭 병풍, 화성성역의궤의 수원화성 도설, 반차도가 그려져 있다. 그림을 보고 후원 정자인 미로한정으로 가보자. 미로한정(未老閒亭)이란 '장차 늙어서 한가하게 쉴 정자'라는 뜻이다. 정자에 앉아 화성행궁을 내려다보는 경관이 압권이다. 맞닿은 지붕과 처마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행궁 관람은 여기서 마무리하면 된다. 
화성행궁 후원 정자인 미로한정

화성행궁 후원 정자인 미로한정


화성행궁 후원 정자인 미로한정에서 내려다본 화성행궁

화성행궁 후원 정자인 미로한정에서 내려다본 화성행궁

화성행궁에는 큰 건물 및 건물사이의 작은 문에 현판이 40여개 걸려있다. 현판을 읽으며 그 내력을 찾아보는 것도 행궁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다. 유여택 기둥에는 주련이 걸려있는데 정조대왕의 시(詩)다. 수원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유익하다. 햇살 따뜻한 날 화성행궁에서 역사 스토리를 만나보자. 

화성행궁 관람료는 성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이다. 수원시와 카톡 친구를 맺으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에 무예24기 시범 상설공연이 펼쳐진다. 무예24기 공연을 보고 화성행궁을 관람하면 기쁨이 두 배. 

화성행궁, 무예24기, 봉수당, 낙남헌, 화령전,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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