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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친구가 수원에 처음 놀러 온다면 화성행궁 열차부터 타볼까요?
2015-10-30 00:30:51최종 업데이트 : 2015-10-30 00:30:5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화성행궁을 알고 있는가? 화성행궁을 가보았는가?
수원에 사는 사람이면 화성행궁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연 그 사람들이 화성행궁을 다 가보았을까? 적어도 내 주변에는 아니다. 

사실 얼마전에도 '수원화성문화제'가 크게 열려 많은 수원시민들이 화성행궁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선뜻 나서기 힘들다고도 한다. 워낙 넓은 곳이라 어린아이와 어디서부터 둘러봐야할지 모르겠다는 엄마도 있고, 아이들과 밥을 어디서 먹을지 모르겠다고 하는 엄마도 있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재미있게 즐기면서 수원화성의 오래된 역사와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늘 저 멀리서 내 친구와 그 친구들이 모였다. 조치원, 동탄, 영통에서 모인 친구들은 모두 2,3살 어린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 먼 곳에서 아기띠를 메고 수원에 놀러왔단다. 다들 수원하면 화성행궁은 알고 있을 터. 먼 곳에서 온 아기엄마들과 화성행궁에서 가을 소풍을 즐기자고 제안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일단은 화성열차를 타보자고 제안했다. 사실 나도 결혼하기 전에 한 번 타보고는 처음이라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어린 아가들이 좋아할까 의문도 들었다. 

일단, 화성열차가 출발하는 연무대 앞 매표소에 비치된 지도를 보고 시간에 맞춰 표를 끊었다. 주말 같았으면 오전에 와도 오후에나 탈 수 있다는 화성열차.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면 더 좋을 텐데 현장 접수만 된단다. 그나마 평일 오전이라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열차를 보고 꺅꺅 소리지르고 방방 뛰면서 좋아하는 아가들을 보니 일단 안심. 과자를 나눠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며 열차에 오르고 가을 절경에 푹 빠져있는 화성행궁을 반 바퀴 돌아본다.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1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1

연무대를 지나 수원천을 건너 장안문, 화서문의 성곽 밖을 돌아본다. 어린이집에서 소풍 나온 어린이들도 있고 자전거를 빌려 타는 커플들도 보인다. 삼삼오오 간식거리를 챙겨와 흠뻑 물든 가을나무 아래서 수다를 떠는 어르신들도 있다. 성곽 밖으로 보이는 갈대 숲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들의 손을 바삐 움직이게 한다. 아이들은 일단 기차를 타고 돌아보는 것으로도 기분전환이 되었나 보다. 

10분 남짓 성곽을 휘 돌아 내리려고 하니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들이다. 내리고 나서 아이들과 뭐할까 둘러보니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높은 계단이 있는 꼭대기. 약수터 옆으로 난 계단길이 무리일까 걱정도 잠시 아이들은 힘차게 발길을 내딛고 그래 한번 가보자 엄마들도 한 팔로 유모차를 메고 한 팔로는 아이의 손을 잡고 올라가본다.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2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2

몰랐다. 한 계단, 두 계단 올라갈수록 이렇게 수원시내가 훤히 보이는 높은 곳이 있었다니. '서장대'라는 푯말을 따라가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수원의 동,서,남,북이 이렇구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살다가 이렇게 나오니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청설모도 우리를 반기는 듯 했다. 
계단 끝까지 올라가보니 야경의 명소가 나타난다. '서장대'는 성곽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며 군사들을 지휘했던 지휘소란다.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의 '화성장대(華城將臺)'편액은 정조대왕의 친필로 그 체가 강건하게 느껴진다. 수원의 명소답게 외국인관광객들도 보이고 나도 모르게 반갑게 미소 지어본다. 뭔가 수원시민으로서 자랑스러운 마음과 함께.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3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3

이번에는 아이들과 가을 길을 따라 화성행궁까지 걸어서 내려와본다. 곱게 물든 나뭇잎을 주워가며 슬슬 내려가보니 내리막길이 보이고 아이들이 이끄는대로 그 길을 따라 내려가보니 행궁골목길을 만날 수 있었다. 각종 공방들과 작은 전시관, 맛집 등 명소들이 모여있는 행궁 골목길. 이내 아이들이 배고프다며 안아달라며 조른다. 마음이 바쁜 엄마들 일단 골목길을 들어서니 반가운 지도가 보이는데 바로 '행궁 맛집 지도' .예쁜 그림과 함께 행궁의 맛집을 표기한 지도다. 초행길인 엄마들에게는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엄마들은 찬바람에 생각나는 칼국수집으로 의견을 모아 그 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점심시간을 좀 넘긴 터라 여유가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이 선호하는 점심 좀 넘은 오후 시간. 아이들과 수제비, 칼국수를 시켜 큰 그릇에 후루룩 넘겨가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양도 푸짐하고 쫄깃쫄깃한 면발이 바지락 육수와 어우러져 보리밥과 한 그릇 뚝딱하니 아이들도 엄마들도 뱃속이 뜨끈해진다.

 식사가 끝나고 나온 화성행궁 광장에는 공연이 한창이다. 특별한 축제기간이 아니어도 늘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가 열리는 화성행궁 광장.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고 육아에 지친 엄마들도 힐링 할 수 있는 정말이지 수원의 명소가 맞다.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4
이 아쉬운 가을 가기 전 화성한바퀴 돌아보자 _4

이번주 토요일(31일)은 제 4화 행궁길 아름다운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맛촌, 공방, 주민들이 힘을모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다양한 문화행사, 공연, 전시들이 펼쳐진다고 한다. 또한 매월 마지막 토요일은 자동차가 없는 날이라고 하니 아이들 손잡고 천천히 구경 나와도 될 듯하다. 
행궁 곳곳에 걸린 축제 알림 현수막이 다음에 올 것을 기약하자고 한다. 멀리서 온 친구들도 주말에 아이 아빠도 함께 다시 와야겠다며 한번 와서는 부족한 것 같다고 수원에 살아서 부럽다고까지 한다. 

수원. 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린아이들과 와도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편안하고 탁 트인 곳에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날려보내니 기분 좋고 또한 곳곳의 구경거리가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니 삶이 풍요로워진다. 
어린아이가 있어 선뜻 외출이 힘들거나, 멀리 사는 친구가 왔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면 이 아쉬운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화성열차를 타고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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