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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자"
염상균의 수원이야기 44
2010-06-18 15:33:24최종 업데이트 : 2010-06-18 15:33:24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보기만 해도 시원한 용연

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자_1
용연과 방화수류정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성벽과 시설물, 그리고 화성행궁이 그 아름다움을 더하지만 수원천을 타고 흐르는 물 덕분에 더욱 아름답다. 더구나 여름철 찌든 더위라도 몰려오면 그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수원천 때문에 화성의 건축가들은 꽤나 애를 먹었을 것이다. 개울을 가로질러 성을 쌓자면 다리를 놓아야 하고 그 다리는 다리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벽의 역할도 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수문(화홍문)과 남수문을 건설하고 각 7개와 9개의 무지개 형 수문을 만들면서 쇠창살문을 가설하여 적군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북수문으로 들어오는 물줄기의 일부를 돌려서 만든 연못이 용연(龍淵)이다. 용연의 위에는 방화수류정이, 서쪽에는 화홍문을 세워서 주변을 더욱 멋지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보면 용연의 물과 섬으로 인해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게다가 흐드러진 버들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니 눈에 오래도록 담고 싶은 곳이다. 

용연에서 방화수류정을 바라보면 더욱 멋진데, 연못 속에 비친 정자와 나무들, 그리고 하늘에 뜬 구름까지 그야말로 '예술'이다. 그래서일까. 숱한 사진가들과 화가들이 즐겨 찾아 이 모습을 담아간다. 

용연의 위치와 모습

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자_2
용연 전경

용연(龍淵)은 북성 밖에 있는데, 모양이 반달처럼 생겼다. 둘레가 210 보, 깊이 6 척이고, 가운데에 작은 섬이 있다. 연못 위 성 모퉁이에 방화수류정이 있고, 정자 아래에 있는 바위는 옛날부터 용머리라 하여 낚시터로 삼을 만하다. 못의 서쪽에 석각이두(石刻螭頭)를 설치하였는데, 물이 많이 차면 이 이두로 물을 화홍문 밖으로 뿜어내게 되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 나오는 용연에 대한 설명이다.

용연의 본래 생김새는 반달을 닮았다는데 요즘의 모습은 둥근 달의 모습이어서 차이가 생겼다. 둘레가 210보이니 약 252미터가 되고 깊이가 6척이므로 1.8미터 가량이다. 
방화수류정 아래에 있는 바위는 나뭇잎이 없는 시기에만 보이는데 광교산의 맥이 흘러와 머문 자리라고 하겠다. 석각이두(石刻螭頭)는 돌로 새긴 이무기 머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석상들이 대개 입을 다물었는데 비해 이 이두는 입을 아주 크게 벌렸다. 물이 빠지는 퇴수구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석각이두의 잘생긴 코는 많이 깨졌다. 아마도 자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코를 조금씩 깨어서 가지고 간 듯하다.

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자_3
석각이두(이무기 머리 석상)

용두암에 걸맞은 용연과 용두각(방화수류정), 그리고 이무기 머리까지 골고루 갖춘 용연과 방화수류정은 그래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용이 물을 관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면서 상서로운 동물이니 용두에 용두각을 지었고, 용두 앞에 연못을 만들어 용이 물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했는가 하면, 퇴수구를 이무기 머리 돌로 만들었다는 것은 여러 상징을 한데 뭉쳐놓은 집중력이다.

용연에 뜬 배 한 척

'화성성역의궤'에는 용연에 배 1척, 만석거에 2척을 배치하였다고 하는데, 소정1척(길이 32척 너비 8척 5촌)과 소소정 2척(각 길이 23척 너비 6척 5촌)의 값이 100냥 가량 들었다고 하였고 배를 만드는데 들어간 재료들도 자세히 기록하였다. 
만석거에는 소정 1척과 소소정 1척을, 용연에는 소소정 1척을 띄웠던 것이다. 길이는 약 7미터, 넓이는 약 2미터짜리 배이다. 그러나 지금은 만석거에도, 용연에도 배가 없다.

앞으로 용연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한다고 한다. 정비에 앞서 발굴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못 속에 혹시 조선의 유물이 들지는 않았을까? 또 처음 조성했을 당시의 반달 모습 기초를 발견하지 않을까? 아니면 배의 흔적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경주의 안압지를 발굴했을 때 수만 점의 유물이 나와서 경주국립박물관 한쪽에 안압지관을 따로 세우지 않았던가. 물론 용연의 연대가 깊지는 않아서 안압지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연못 속이 궁금하기만 하다. 

달맞이 행사를 만들자

용연에서 바라보는 맑게 갠 달(용연제월龍淵霽月)은 화성의 가을 팔경 가운데 하나이다. 맑은 하늘 달 밝은 가을밤의 용연 풍경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 흉회쇄락 여광풍제월(胸懷灑落 如光風霽月)이라고 했다. '가슴 속에 품은 뜻이 맑아서 화창한 날의 바람과 비개인 날의 달빛과 같다'는 뜻이다. 이는 원래 중국 송나라 때의 대학자 주돈이의 성품을 일컬은 말이다. 또는 마음이 넓고 쾌활하여 아무 거리낌이 없는 인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세상이 잘 다스려진 상태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용연에서 단순하게 달맞이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인품과 세상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자_4
용연 위에 뜬 달과 비친 달-사진 수원시청 이용창
 
매달 보름마다 이 용연에서 달맞이 행사를 하면 어떨까? 연못 속에 비친 달과 방화수류정도 보고 가까운 사람끼리 사랑도 나누면 좋겠다. 더 나아가 달님에게 소원을 비는 행사도 병행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전에는 주변에 식당과 막걸리와 파전을 판매하는 대포집 등이 있어서 그런대로 달맞이를 즐겼다. 그러나 이 근처가 정비되면서 모두 없어져 이제는 삭막한 느낌이다. 용연 정비 계획에 이런 달맞이 거리도 포함하면 좋겠다. 그나마 용연에서 살아가는 오리 가족들이 활기를 불어 넣어서 다행이다.
염상균/(사)화성연구회 사무처장, 답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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