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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꿈을 버릴 셈인가?”
[연재소설 24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9-15 10:20:37최종 업데이트 : 2010-09-15 10:20:37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뭣하는 짓이냐!"  그러나 연거푸 터진 노살의 말은 의미가 없었다. 주슬해가 말했다.
  "희를 보내줘라!"  심환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살이 사내들에게 강희를 놓아주라 명했다. 강희가 주슬해를 보았다. 주슬해는 다시 강희에게 가라, 소리치지 않았다. 강희가 주춤, 망설임을 담아 몇 걸음 물러서다 이내 몸을 돌려 담을 타넘었다. 주슬해는 강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심환지가 말했다.
  "살 생각은 하지 않겠지?"
  노살이 말했다.
  "이제 물러서라!"
  주슬해는 물러서지 않았다.
  "약속이 틀리지 않느냐? 대감마님에게서 떨어져라!"  주슬해는 움직이지 않았다. 노살이 사내들을 보았다. 사내들의 주슬해의 뒤로 움직였다. 주슬해의 칼이 심환지의 목을 조금 더 파고들었다. 심환지는 자신의 목을 파고드는 차가운 칼날의 선명함을 느꼈다. 심환지가 자신의 손을 들어 노살을 제지시켰다.  

  "선기장."
  노살이 목소리를 누그러뜨리며 한 발자국 주슬해 곁으로 다가섰다.
  "서라!"
  주슬해가 그에게 명령했다.
  "무엇이라?!"
  위급함 속에서도 노살은 달라진 주슬해의 말에 분노를 느꼈다. 주슬해가 그런 그의 태도에 비웃음을 날렸다. 노살이 다시 평정을 되찾고 그를 불렀다.
  "선기장. 왜 이러시는가."
  말을 하는 노살의 걸음이 다시 한 걸음 그에게 다가섰다. 주슬해가 심환지를 끌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또다시 노살이 그를 부르며 한 걸음 다가섰고, 다시 주슬해가 한 걸음 물러섰다. 주슬해를 회유하는 노살의 말이 이어졌다. 

  "칼을 내려놓으시게."
  "자네 정말 여기서 죽고 싶은 것인가?"
  "내 약속하지. 이대로 물러나면 내 더는 자네한테 관여하지 않음세."
  그러다 어느 순간 노살은 주슬해가 강희가 도망칠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살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노살이 다시 연거푸 말했다.
  "나를 못 믿는가? 내 약속해. 내 아버지를 걸고 약속하지."
  "이 사람, 꿈을 버릴 셈인가?"
  "아직도 늦지 않았어."
  어느 순간 노살은 다시 주슬해가 담 가까이 다가가 있음을 깨달았다. 노살이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말했다.
  "선기장 진정하시게. 칼을 버려."
  그때였다. 주슬해의 칼이 심환지의 목을 그었다. 동시에 주슬해의 몸이 한 바퀴 공중제비를 하며 담 밖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터진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심환지는 자신의 목을 파고드는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을 받으며 비명을 내질렀다. 노살이 심환지에게 달려왔다.
  "의원을 불러라! 의원을 불러!"  심환지의 목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두 손으로 막으며 노살이 소리쳤다. 당황한 그가 그제야 소리쳤다.
  "놈을 잡아라! 놈을 쫓아!"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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