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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연재소설 24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9-16 11:29:14최종 업데이트 : 2010-09-16 11:29:14 작성자 :   e수원뉴스

장안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_1
그림/김호영


 주슬해는 강희를 찾고 있었다.
 강희를 쫒는 자, 자신을 쫒는 것이겠지만 주슬해의 마음에는 오직 하나 강희의 흔적을 뒤따르는 일 뿐이었다. 그것이 강희를 구하고 자신 또한 살리는 길이라는 걸 그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희는 없었다.
  한양의 넓고 넓은 곳에서 아무리 강희에게 온 마음이 가 있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순화방을 빠져나온 주슬해는 백운동을 지나자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광통방까지 움직였다. 우선 강희의 동선을 파악해야 했다. 

  강희는 이태가 있는 화성으로 갈 수도 있었고, 현의가 있다는 묘적사 근처로 갈 수도 있었다. 둘의 방향은 동과 남으로 달랐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주슬해는 강희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이지 알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스승이 위독했다면........'

  그렇다면 강희는 먼저 현의에게로 갈지도 몰랐다. 그러나 어차피 위독하다면 이태가 있는 화성으로 갈 수도 있었다. 주슬해는 우선 광통방 후미진 골목 한 곳에 몸을 숨겼다. 화성으로 길을 잡는다면 인경이 치기 전에 궐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묘적산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흥인지문을 빠져나가야 한다. 필시 노살은 사대문에까지 수하들을 보내놓았을 것이다. 

  주슬해는 심환지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심환지의 목을 깊숙이 베지 않았다. 그저 목의 살갗을 꾀매야 할 정도의 상처만을 내게 그었을 뿐이다. 지금쯤 상자 안에 든 것을 보고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사실 심환지를 앞에 두고 섰을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확고한 믿음이 없었다.
  그래서였다. 그가 화성에 들어간 것은.
  달포 전, 주슬해는 마음을 정하고 장안문 앞에 나섰었다. 어차피 노살이 그의 뒤를 밟는 간자들을 붙였으니 거기까지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슬해는 그때 그를 확인하던 병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누구냐?"
  거기까지는 누구에게나 묻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주슬해가 선기장이라는 그의 직책을 밝혔을 때, 군사들의 태도들은 달라졌다.
  처음의 반응은 정적이었다. 말이 끊긴 정적은 그간 그를 두고 있었을 화성에서의 일들을 짐작케 했다. 주슬해는 다시 말했다.
  "문을 열라!"
  병사가 말했다.
  "누구냐, 똑바로 말하라!"
  "내 이름은 주슬해. 선기장이다!"  다시 병사의 말이 끊겼고, 병사들의 침묵 속에서 주슬해는 예상했던 그 모든 일들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했다.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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