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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꾼 지난날의 꿈을 부여잡고
[연재소설 252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9-28 09:55:09최종 업데이트 : 2010-09-28 09:55:09 작성자 :   e수원뉴스
더불어 함께 꾼 지난날의 꿈을 부여잡고_1
그림/김호영


  그러나 '나라를 구하자'는 움직임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서유린은 자꾸 임금의 장례로 일을 미루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국상이 끝나기도 전에 불충한 일을 벌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넉 달 동안 이태는 배 불리 먹을 수도 맘 편하게 잘 수도 없었다. 그가 부여잡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임금과 현의와 그리고 강희와 더불어 함께 꾼 지난날의 꿈이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또다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하루가 가고 있었다. 서장대 뒤로 지는 해가 화성을 바라보고 선 이태의 등을 붉게 물들였다.

  "나으리."
  강희에게 임금의 위독소식을 받았을 때도 곁에 있던 석야였다.
  "어이 그러느냐?"
  묻는 석야의 목소리도 대답하는 이태의 목소리도 무거웠다.
  "어찌 명을 내리실까요.....?'
  이태가 석야를 보았다.
  "두려우냐?"
  "아닙니다. 절대로!"

  이태는 화들짝 놀라는 석야를 보며, 어찌 마음에 두려움이 없을까, 이해했다. 이태가 말했다.
  "장안문으로 내려가 볼 것이다."

  오늘이면 서유린은 올 것이다. 아니다. 와야만 한다. 순조의 부마인 장용대장 박준원은 아직 장용외영에 이렇다 할 명을 내리지는 않고 있었다. 임금의 승하와 더불어 장용영 도제조 심환지가 내린 비상의 명만이 유지되고 있을 뿐.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장용외영에 만연한 분노의 격정을 그들은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이태는 장안문을 향해 성곽 위를 걷기 시작했다. 급할 것도 없었다. 불길한 예상도 할 필요가 없었다. 이태는 오직 스승 현의의 말만을 기억하려 애썼다.

  장안문도 조용했다. 번을 서는 군사들이 그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이태는 군사의 어깨위에 손을 얹었다.
  "저녁은 잘 먹었느냐?"
  군사가 그렇다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기온이 차가워지고 있었다. 이태는 군사의 어깨위로 비끼는 사윈 석양빛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웠다. 이태는 한동안 석양빛에 마음을 주었다. 이태는 장안문 문루에 올랐다. 사위어가는 석양빛 아래 한양으로 이어지는 길이 쓸쓸했다. 그때였다, 이태의 열린 귀 안으로 말발굽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태는 귀를 기울였다. 

  더그덕, 더그덕, 맨 땅을 박차는 말발굽소리였다. 이태의 마음에 불분명한 반가움이 찾아들었다. 제발 강희이기를, 그도 아니면 서유린이기를. 그의 마음이 간절해졌다.
 
  "저기!"
  곁의 군사가 한양으로 이어지는 길 한 곳을 가리켰다. 보고 있었다. 이태 또한. 이태는 그가 알아볼 수 있는 데까지 그가 말달려오기를 기다렸다. 작은 점은 말달리는 속도만큼 제 몸집을 키우며 이태 앞에 나타났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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