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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감의 손에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연재소설 254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9-30 11:43:25최종 업데이트 : 2010-09-30 11:43:25 작성자 :   e수원뉴스
저는 영감의 손에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_1
그림/김호영


 "모든 일에는 때라는 것이 있는 법이라네. 나는 어제 성상의 장례를 치렀어."
  그 말은 임금의 죽음으로 이제 그들이 꾸었던 꿈 따위나 임금에 대한 충성 따위도 필요 없어졌다는 의미였다.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태가 거절했다.
  "내 명을 거역할 텐가?"
  "명을 거역하겠습니다."
  "죽고 싶은가?"
  "죽겠습니다. 허나, 저는 영감의 손에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인 물 같던 서유린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태를 보던 서유린이 얼굴을 돌려 먼 곳에 시선을 던졌다. 서유린이 말했다. 

  "개 죽음이 되어도 좋단 말인가?"
  "어찌 개 죽음이라 하십니까?"  서유린이 고개를 돌려 이태를 보았다. 이태가 청했다.
  "모든 초관들에게 의견을 물어주십시오."
  그것은 부당한 청이었다. 군영에서 군사들을 움직이는 것은 오직 대장의 명이었다. 서유린이 거절했다. 이태가 다시 청했다. 

  "승하한 성상에 대한 충성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입니다."
  잠시 침묵이 찾아왔다. 드디어 서유린이 이태의 청을 받아들였다. 
  정조 임금이 위독하다는 강희의 밀지를 받았던 그날처럼 초관들은 서장대에 모였다. 

  긴장감이 팽팽했다. 서유린이 초관들 앞에 섰다. 서유린의 눈빛은 다시 단단해져있었다. 이태는 모인 그를 보다 초관들을 보았다. 그날처럼 점호가 시작됐다. 

  "초관 김석야!"
  "초관 유심돈!"
  "초관 강평상!......."
  이태는 주슬해의 빈자리를 생각했다. 그날, "공식적인 공로가 아닌 소식이라면 그 소식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어찌 확인하겠습니까, 파총관 나리?"하던 그의 말도. 이태가 나섰다. 

  "초관들은 연유를 짐작할 것이다!"
  웅성거림도 없이 초관들의 얼굴은 무거웠다. 어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죽음의 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정의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이태는 그들 앞에서 여유를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이태가 서유린을 보았다. 
  "내가 그대들을 이렇게 모이라고 한 것은."

  서유린이 말을 끊었다.
  "그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다."
  비로서 웅성임이 일었다. 그들 중 누구는 성문을 닫아걸고 최후의 결전을 벌일 것이라 믿었을 것이고, 어떤 이는 그저 권력이 바뀐 대로 군영의 초관으로 살 수 있으라고 희망했을지 몰랐다. 

  "무슨 말이라도 괜찮다. 그대들의 생각을 말해라."
  이태가 말을 하며 이십 명이 넘는 초관들의 안색을 살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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