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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지막 청입니다
[연재소설 256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10-04 10:39:27최종 업데이트 : 2010-10-04 10:39:27 작성자 :   e수원뉴스
제 마지막 청입니다_1
그림/김호영


  이태가 말했다.
  "그야 우리를 제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대들은 그것이 두려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생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서유린이 이태를 제지했다.
  "파총관은 강요하지 말라."
  "미래는 귀신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선왕의 죽음이 역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조선의 백성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엄청난 힘으로 결집할 수 있습니다."
  결집된 힘의 결과는 또 다른 희망을 낳게 될 것이다. 이태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가만 있으라 하였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명을 내리십시오. 허면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
  "예, 명에 죽고 사는 우리들 아닙니까. 명을 내리십시오."

  여기저기서 동조의 말들이 이어졌다. 이태가 서유린을 보았다.
  "청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말리지 않겠습니다."
  서유린의 눈빛이 흔들렸다.

  "무슨 말이야?"
  "우리들이 유수 영감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서유린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시 서유린이 굳어진 채 이태를 노려보았다.
  "네 이놈!"
  이태가 무릎을 꿇었다. 초관들이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 소관들의 청입니다."

  그때였다. 뿌우~ 나팔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한 것은. 그것은 갑작스런 비상을 알리는 나팔소리였다. 무릎을 꿇은 초관들이나 분노와 당황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서유린이나 모두 놀라 장안문 쪽을 보았다. 

  "장안문 쪽입니다."
  이태가 어느새 말을 타고 장안문 쪽을 향해 말머리를 돌리는 서유린을 향해 말하고는 자신도 뒤를 따랐다. 서유린이 초관들에게 명했다.
  "이곳에서 명을 기다리라!"

  화서문을 지났을 때, 두 사람은 화성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차렸다. 장안문 앞에 횃불을 밝혀든 말 탄 군사와 보병들이 집결해 있었다. 서유린이 장안문 앞으로 가기 전 치첩에 몸을 숨긴 채 굳은 표정으로 이태를 보았다.
  "생각보다 빠르군."
  좀 전 그가 한 말이 현실로 되어버린 것에 이태는 당황했다.
  "이제 생각할 여유는 없네."

  이태는 서유린을 보았다. 여기서 서유린이 살아나간다고 해도 그의 운명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에 이태는 암담해졌다. 서유린이 물었다.
  "배신이라 생각하는가?"
  이태가 고개를 저었다.
  "화성을 나가십시오. 서남암문이 안전할 것입니다. 유수영감은 화성에 오지 못한 것입니다. 제 마지막 청입니다."
  이태는 진심을 다해 간곡하게 말하고는 뒤를 따르던 석야에게 눈빛으로 명했다. 곧 이태는 장안문을 향해 내달렸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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